현대인의 생활은 5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숨 가쁘게 돌아간다. 앞으로는 생활 속도가 더욱 빨라져서 주어지는 기회도 많겠지만, 그와 비례해서 시간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리 정돈이 잘 돼 있는 사람만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사람은 일에 치여서 우왕좌왕하느라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다. 주변이 뒤죽박죽인 사람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 정리 정돈이야말로 21세기를 헤쳐나갈 서바이벌 기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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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배운다든지, 친구네 집으로 놀러간다든지, 고객들에게 전화를 한다든지, 청소보다 재미있고 신나고 유익한 일이 너무 많아서 어수선한 채로 지내는 사람들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정리ㆍ정돈을 할 때 아름다움이라는 요소를 외면한 채, '나 말고는 볼 사람도 없는데 아무렴 어때?' 하는 생각에서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만을 염두에 둔 수납용품을 사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청소라는 게 따분하고 재미없을 수밖에 없다.
정리ㆍ정돈은 반복적인 일이다. 하지만 스타일과 개성을 불어넣으면 얼마든지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될 수 있다. 분위기를 무시하면 안 된다. 보기 좋은지 아닌지에 따라서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느냐 못하느냐가 결정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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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착각 : 정리ㆍ정돈은 힘들고 쓸데없는 일이다.
진실 : 물건들이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여 엄두가 안 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요령만 터득하면 얼마든지 생산적이고 유쾌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정리·정돈이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을 바라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에 차츰 재미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 공간 관리법 전문 강사인 코니 레이건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잡동사니를 치우고 나면 내 안에서 마술처럼 에너지가 샘솟는다. 나는 봄맞이 대청소를 끝낸 날이면 사무실 의자에 앉아 주위를 둘러본다. '여백의 미'를 감상한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른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이 곳에 눈과 영혼이 쉴 공간을 마련한 셈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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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만에 부하 직원이 2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며 회사를 새롭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어느 회사 간부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새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전화를 건 당사자조차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는 부하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자신의 책상을 한가운데에 배치해야 할지, 아니면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야 할지조차 갈팡질팡하는 상황이었고, 현재로선 자신이 맡게 될 임무도 불투명하다고 했다. 결국 나는 직장 내에서의 역할과 직원들과의 관계가 확실해질 때까지 몇 달 기다려 보자고 했다.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만든 시스템은 임시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위와 같은 상황은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 있으며 심각한 변화가 생길 때마다 기존의 시스템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외부 환경이 달라지면 정보를 처리하고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인생의 전환기라고 할 만한 일들은 이사, 결혼, 출산, 입학, 졸업, 사랑하는 사람의 질병이나 죽음, 직업선택, 직장의 인수·합병, 사업 확장 등이 있다.
커다란 변화를 겪는 시점에서는 주변이 어수선하더라도 새로운 역할이 확실하게 자리 잡을 때까지 참는 게 최선이다. 임시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상황에 맞게 바꾸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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