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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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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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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06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78g | 135*194*22mm
ISBN13 9788954678957
ISBN10 8954678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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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여성은 무엇을 욕망하는가] 셜리 잭슨 상을 수상한 카먼 마리아 마차도의 데뷔 소설집. 작가는 여성의 몸과 욕망, 두려움을 대담하고 집요하게 들여다보며 강렬한 이야기를 완성해낸다. 세상 속의 여성과 여성의 세상, 오늘날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에 대해 말하는 과감하고 독창적인, 새로운 목소리의 발견이다. -소설M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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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내 삶의 중요한 순간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었고, 지금이 내가 선택한 순간입니다.
--- p.17

어쩌면 우린 모두 어떤 식으로든 표식을 지니고 있을지도 몰라요, 비록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 p.43

세상은, 그 위에 더이상 사람이 살지 않더라도, 계속 돌아갈 것임을 나는 깨닫는다. 어쩌면 조금 더 빨리 돌지도 모른다.
--- p.76

나는 불가능한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을 믿는다. 사랑이 잔학성을 누를 수 있고,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상쇄하거나, 아니면 더 아름답고 새로운 무언가로 바꿀 수 있는 세상. 사랑이 본성을 이길 수 있는 세상.
--- p.96

내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을 때 나를 사랑함으로써, 나에게 버림받음으로써, 그녀는 불사의 존재가 되었다. 그녀는 나보다 수억 년을 더,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살 것이다. 그녀는 내 딸보다, 내 손녀보다 오래 살 것이며, 지구는 그녀와 그녀 같은 부류와 그들의 불가해한 형체와 미지의 운명으로 가득찰 것이다.
--- p.269

입주라니, 희한한 용어다. 처음엔 언뜻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뒤집어보면, 땅에 박힌 돌처럼, 삶이 득실거린다. 입주민은 어디엔가 산다. 당신은 어느 도시의 입주민이거나 어느 집의 입주민이다. 여기서, 당신은 이 공간의 입주민이다, 그건 맞는데, 아무렴 진짜는 아니다. 당신은 방문객이다. 그러나 방문객은 저녁 끝물에 이곳을 떠나 어둠 속으로 차를 몰고 사라지는 반면, 입주민이라 함은 전기 주전자를 설치하고 당분간 머문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당신은 스스로의 생각에 머무는 입주민이다. 당신은 자신의 생각을 발견하고 인지해야 하지만, 일단 생각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나면 차를 몰고 떠나야 할 일 따위는 결코 없다.
--- pp.297~298

그제야 나는 이해했다. 그제야 나의 과거와 미래의 윤곽을 수정처럼 또렷이 봤고, 머리 위의 것들(셀 수 없는 별, 헤아릴 수 없는 우주)과 발밑의 것들(몇 마일의 아무 생각 없는 흙과 돌)을 마음에 그렸다. 앎이란 것이 왜소화, 망각, 모조리 잡아먹는 일임을 이해했고, 안다는 것은 감사하고도 대단히 고통스러운 일임을 깨달았다. 나는 무심한 우주의 틈에 갇힌 아주 작은 피조물이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 p.337

어느 쪽이 더 끔찍할까. 본인의 마음에 빗장이 걸려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이는 것, 아니면 그 안에 갇히는 것?
어느 쪽이 더 끔찍할까. 비유比喩를 쓰는 것, 아니면 비유가 되는 것? 하나 이상의 비유가 되는 것.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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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감에 젖어 있지만 에너지가 넘친다. 두려움에 몸서리치는 순간들을 담아내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다. 폭력은 낭종처럼 집요하게 신체를 파고들고, 목소리를 잃어버린 여자-유령들은 지금도 이 도시를 배회하고 있지만, 여자-유령들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특권이자, ‘그녀’들을 단수의 세계에서 ‘우리’라는 복수의 세계로 도약하게 만드는 첫번째 전제 조건이다. 그리하여, 비로소 그녀-우리는 자유와 신체를 동시에 획득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세계, “불가능한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도약에 동참하고 싶은가? 바로 이 소설집 속에 그것에 관한 모든 것이 다 포함되어 있다.
- 손보미 (소설가)
이렇게 말하면 조금 섣부른 감이 있지만, 2021년 최고의 소설로 나는 이 소설을 뽑고 싶다. 첫 장을 넘겼을 때 재미있다 생각했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땐 어서 다른 독자들도 이 전율을 느꼈으면 했다. 소설은 저 너머의 세계를 그린다. 굳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혹은 보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었던 숲 너머를. 그곳에 숨겨져 있던, 이를테면 레즈비언, 여성의 육체적 쾌락, 폭력, 그리고 주체성을 가진 몸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차마 듣지 못했던 몸의 언어로 말한다. 몸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르기에 소설은 거칠고, 뜨겁고, 생생하다. 여성의 몸이 권리를 찾기 위해 내지르는 이 언어를 모두가 들어주기를.
- 천선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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