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될까?
아름다움은 개인의 취향 문제일까?
아름다움의 기준은 사회 문화적으로 결정되는 것일까?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규칙을 따라야만 할까?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은 미학의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가며 설명해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저자의 경험, 청소년의 현실 등이 설명 속에 섞여 들어가서 책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아름다움의 경험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세상을 사는 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왜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철학이란 지식이 아니라 지혜를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한다.
아름다움이란 단지 쾌감을 주는 것만이 아니고 그저 매력적인 겉모습에 집착하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아름다움을 만날 때 신비롭고 고차원적인 힘이 우리 내면에서 어떤 작용을 일으켜요. …(중략)…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평상시의 모습과는 다르게 인식하게 해 주는 힘이니까요.(54쪽)
미의 경험의 본질은 무엇일까?
총 10권으로 구성된 청소년을 위한 철학 시리즈 「작은철학자」의 마지막,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이다. 이 책에서는 청소년들이 늘 추구하고 경험하는 아름다움에 대해 ‘철학적으로’ 생각하게 해 준다.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한 번도 의심해 보지 않은 문제에 대해 ‘왜?’라는 물음을 던지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름다움을 느끼면 왜 즐거워질까?’라는 질문은 청소년 독자들이 자기 경험과 내면을 차분히 들여다보게 만들 것이다. 또한 책을 읽다 보면 아름다움이 마음을 꽉 채우면 자기 자신을 잊게 되고 또 세상사의 고민이 들어설 자리가 없게 된다는 사실을 자신의 경험과 느낌에 비추어 보며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에 빠져들어 있을 때에는 기분이 좋아요. 충만감을 느끼거나 관조의 상태에 있게 되지요. …(중략)… 그러면 평범하고 지루한 세상의 잡다한 고민들은 저 아래에 있는 듯 느껴지지요. (10쪽)
그리고 아름다움은 “세상을 새롭게 보는 통찰력”(60쪽)을 주고 “평상시에는 숨겨져 있는 것을 보이게 만들고 우리 내면의 참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게 돕는 역할”(26쪽)을 하는 것이라고 이 책에서는 설명한다.
외모 지상주의, 획일화된 미에 대한 비판
이 책에서는 외모 가꾸기, 성형 수술, 이른바 명품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아름다운 외모, 아름다운 상품은 청소년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욕망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멋진 물건들로써 일상생활을 아름답게 하고 자기 자신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아름다움의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상품화되고 획일화된 미를 추구하는 것은 미의 경험이 될 수 없다고 이 책에서는 주장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미의 획일화이고(아름다움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아름다운 외모, 아름다운 상품에 대한 욕구는 결코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과 영혼을 고양시키고 자기 내면으로 들어가게 하는 경험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표면적인 아름다움에는 몸소 경험한 진리, 예술 창작 과정의 진지한 태도가 없어요. …(중략)… 그런 아름다움은 돈의 세계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그 본성이 변해서 아름다움의 힘을 잃어버렸어요. (48쪽)
무척이나 현실적인 이러한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봄으로써 청소년 독자들은 자기 자신의 삶을 살피는 것에서부터 철학이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름다움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까?
이 책은 어찌 보면 철학자가 열정적으로 그리고 자상하게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인생의 지혜를 담은 책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이론적 논의 외에, 아름다움에서 위안을 얻었던 저자의 경험, 청소년의 현실, 저자가 청소년들에게 주는 조언 등이 잘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자기만의 미의 경험을 사회의 규범에 맞게 서서히 길들이는 것이야말로 철드는 것이라고”(19쪽) 보지만 “어른들처럼 서서히 규칙과 관습에 길들여져서 자기만의 미의 경험을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5쪽)는 것이 저자가 애정을 담아 청소년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그런데 저자가 가장 힘주어 말하는 부분은 이것이다. 아름다움은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고 따라서 아름다움을 만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만날 때 신비롭고 고차원적인 힘이 우리 내면에서 어떤 작용을 일으켜요. …(중략)…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평상시의 모습과는 다르게 인식하게 해 주는 힘이니까요.(54쪽)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생을 더 아름답게 하는 것이고, 또 아름다움에 끌려 예술 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일은 자기 뮳면으로 들어가는 일이기도 해요. (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