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想像力)의 우리말은 ‘그리는 힘’이며, 이 ‘그리는 힘’은 없음을 느낄 때 강열해진다. 마음속으로만 그리는 것은 ‘그리움’이며, 그리움이 많은 사람이 예술인이다. 선과 색채로 그리면 ‘그림’이 되고, 언어로 그리면 문학이 된다. 민주화에 대한 ‘그리움’을 언어로 그린 것이 『해리』이다. 민주화의 기본은 인권과 자유이며, 문학의 기본은 언어의 그림이다. 화가인 리반의 채영에 대한 그리움을 박종규는 서사시로 그렸다. 민주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젊은 목숨이 희생되었는가. 그러나 작가는 웅변하지 않고 서사적 미학과 소설적 재미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끝까지 “문학은 신화이다.”라는 정의를 증명이라도 하듯 ‘신들의 이야기’처럼 신비로움이 넘치는 소설이다.
- 유승우 (전 현대 시인협회 회장 /문학박사)
이 소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이자 그 관계에서 파생하는 감정의 결을 ‘해리’라는 독특한 소재를 차용, 우리를 낯선 세계로 끌어들인다. 영화를 보는 듯한 광대한 스케일, 다양한 변주, 추리하듯 꿰어지는 퍼즐, 그리고 그 속에 죽어서도 죽을 수 없었던 한 여인의 긴 여정. 검은 어둠을 빠져나오려는 나비의 각 (覺), 그리고 소설!
- 양진채 (소설가/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재와 구성의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역사와 시대의 숨겨진 이면을 집요하게 들추어내어 이야기의 판을 펼쳐놓고, 그 위에 인물들의 엇갈린 운명의 줄기를 정교하게 교차시키는 작가의 솜씨로 인해 읽는 이는 작품 속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작품이 뿜어내는 매력적인 흡인력은 작가의 창조적 상상력과 집필을 위한 부단한 노력과 열정의 산물일 것이다.
- 장두영 (문학평론가/ 대전대학교 교수)
암연히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애별한 사랑을 만났다. 미스터리한 재회는 작가의 소탈하고 순정한 시선이 빚어낸 시대적 위무이다. 가혹한 운명의 퍼즐을 풀어가는 작가의 상상력은 읽는 내내 긴장감을 요구하고 반전을 거듭하며 창의적 소설미학을 완성한다. 사회적 진실의 본질을 구현하는 새로운 시각은 회화적 기법을 통해 이미지화되고 예술적 환영을 선사한다. 마치 한 권의 책이 캔버스가 된 느낌이다. 신과 인간의 숨바꼭질을 통한 운명 탐미소설의 가치는 선의 승리로 독자의 몫이 될 것이다. 아프지만 따뜻한 소설이다.
- 이남희 (수필평론가/ 일신수필문학상 수상)
오랜 내공으로 다져진 소설가의 제대로 된 소설을 한 편 읽었다.『해리』의 출간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꼭 사서 다시 읽겠다. 출간된 작가의 다른 소설에도 관심이 간다. 많은 독자들에게 『해리』의 파문이 가닿았으면 좋겠다.
- 김살로메 (소설가/ 영남일보 신춘문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