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깊은 산속에 병풍처럼 아름다운 숲이 있었어요. 하루는 숲 속 대장이 "숲속의 대표는 모두 모이시오" 하고 방을 써붙였어요. 이 방을 보고 소나무 대표, 밤나무 대표, 다람쥐 대표.... 그런데 대표가 하나가 아닌 둘이 온 게 있었어요.
"허허. 옹달샘은 어째서 대표가 둘인고?"
그러자 툴툴이 옹달샘이 입을 쑥 내밀고 말했어요.
"제 이름은 툴툴이 옹달샘인데요, 보시다시피 제가 더 큰 옹달샘인데 친구들이 퐁퐁퐁 옹달샘을 대표로 뽑았지 뭡니까요. 억울해서 저도 이렇게 대표로 왔습니다요."
"그것 참 곤란한 일인데... 흠, 그렇다면 옹달샘은 일 년 뒤에 다시 대표를 뽑기로 할 테니 돌아가시오."
그래서 툴툴이 옹달샘과 퐁퐁퐁 옹달샘은 숲 속으로 돌아왔어요.
따뜻한 봄날이었어요.
"비비 종종, 비비 종종"
고운 소리로 아침을 알리는 종달새가 툴툴이 옹달샘 가로 날아왔어요.
"아휴, 숨차. 아침부터 신나게 노래를 불렀더니 목이 마르네. 툴툴아, 물 좀 마시자."
"안돼. 그러게 누가 너보고 아침부터 노래하래? 난 쓸데없이 물을 축내고 싶지 않아. 그러니 어서 저리 가!"
기분 좋았던 종달새는 금새 시무룩해졌어요.
"종달새야, 이리와. 목마르지? 어서 내 물을 마시고 힘내어 노래를 부르렴."
"고맙다. 퐁퐁아."
종달새는 꼴깍꼴깍 물을 먹은 후 다시 노래를 불렀어요.
"얘들아, 날 좀 봐. 샘물로 가득 차 있는 내 모습 멋지지? 아마 일 년 뒤엔 물이 더 많아져 옹달샘 대표가 될 수 있을 거야."
툴툴이 옹달샘이 가슴을 활짝 젖히며 으스댔지만 퐁퐁퐁 옹달샘은 빙그레 웃기만 했어요.
"툴툴아, 우리는 샘물이잖아. 그러니까 우리 가슴에 고여 있는 물을 목마른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자."
"뭐라고? 물을 나누어 주자고? 흥, 너나 줘라. 난 안 줄 테야."
(...)
퐁퐁퐁 옹달샘은 아낌 없이 물을 나누어 주었어요. 가을이 되자 온 산에 나무들이 빨갛고 노란 옷으로 갈아입었어요.
'퐁퐁아, 날 좀 봐. 내 가슴에 물이 찰랑찰랑 넘쳐나는데, 너 친구들에게 물을 다 나누어 주었으니 바싹 말랐겠구나. 호호호."
툴툴이가 의기 양양하게 말했어요.
"툴툴아, 그렇지 않아. 참 이상하게도 친구들에게 물을 나누어 주고 나면 저 깊은 데서 퐁퐁퐁 새로운 물이 자꾸만 솟아난단다. 자, 보렴."
"거짓말. 그럴 리가 있나."
숲 속은, 날이 갈수록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떨어졌어요. 퐁퐁퐁 옹달샘 위에도, 툴툴이 옹달샘 위에도 낙엽이 가득 떨어졌어요. 하루 이틀 지나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아유, 이게 무슨 냄새지? 툴툴이 옹달샘에서 썩은 냄새가 나잖아."
다람쥐가 코를 쥐며 고개를 돌렸어요. 툴툴이 옹다샘은 낙엽이 쌓여 점점 썩어가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나 퐁퐁퐁 옹달샘 가엔 아침 점심으로 친구들이 찾아와서 치워 주었어요.
"어머나! 낙엽이 떨어졌네. 하늘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지? 내가 치워 줄게."
친구들은 나뭇잎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싸악 건져 주었어요.
"아유 답답해. 다람아, 내 물 좀 먹어줘. 이 나뭇잎 때문에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어."
툴툴이가 아기 다람쥐에게 사정을 했어요.
"싫어. 엄마가 썩은 물 먹으면 배탈 난다고 먹지 말랬어."
(...) 날이 갈수록 툴툴이 옹달샘은 점점 시커멓게 썩어 들어갔어요. 그렇지만 퐁퐁퐁 옹달샘은 친구들에게 물을 퍼 주고 또 퍼주어도 맑은 물이 퐁퐁퐁 샘솟았대요. 옹달샘 대표는 과연 누가 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선한 일을 행하고 선한 사업에 부하고 나눠주기를 좋아하며 동정하는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 (디모데전서 6: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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