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와 잉어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기를 보강하는 최고의 식품이었다. 붕어는 임금의 즉위식 연회나 대비마마의 6순이나 7순 같은 궁중 연회에 빠지지 않고 나왔던 음식이고, 잉어는 왕비가 임신했을 때 태아에게 기를 공급하기 위해 먹었던 태교식품이었다.
붕어(즉어)는 비위장이 허약한 것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큰데, 특히 입맛을 좋게 하고 허기를 없애주어 배고프지 않게 해준다. 또한 설사와 이질을 막아주는 약효가 있으며, 간장 질환으로 배가 부어 오른 경우에도 쓰인다. 비위장이 냉한 사람들은 초두구, 생강, 호초, 귤껍질을 함께 넣어 끓여 먹으면 좋다.
- p.112
더위에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건강음료도 많은데, 앞서 설명한 매실차나 제호탕 외에 ‘생맥산(生脈散)’이 있다. ‘생맥’은 맥이 다시 살아난다는 뜻이다. 맥이 뛰려면 ‘기’가 충분해야 하는데 우리 몸에서 기는 폐와 심장이 주관하며, 또한 맥도 폐와 심장이 주관한다. 폐가 허약해지면 맥이 끊어지려 하고 원기가 쇠약해지며, 심장의 기가 허약해지면 맥도 약해진다. 따라서 맥이 활발해지도록 폐와 심장의 기를 왕성하게 하는 약물로 구성된 음료가 바로 ‘생맥산’이다. 또한 생맥산은 기운이 나고 몸에서 진액, 즉 물기가 생겨나게 하는 약이다. 그러므로 여름에 더위를 먹어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가라앉으며 말을 하기 귀찮아하고 입이 마르며 맥이 약한 증상들이 나타날 때 적합한 것이다.
생맥산의 구성 한약은 ‘맥문동(麥門冬)’, ‘인삼(人蔘)’, ‘오미자(五味子)’인데, 비율은 2대 1대 1이다. 맥문동은 심장을 서늘하게 하고 폐에 윤기를 주어 음기를 보충하며 심장의 기를 보충하는 효능이 있고, 인삼은 기를 보강하는 대표적인 보약이다.
- p.195
이처럼 서태후의 머리카락에 대한 근심은 어의들이 내복약물과 머리카락을 씻는 처방으로 조치하여 현저한 효과를 보았고, 다시는 머리카락이 서태후의 근심거리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고 윤기나는 검은색을 유지하는 데는 약을 먹고 약물로 머리를 감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름진 음식을 적당히 먹고 스트레스를 잘 풀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밖에도 쓴맛의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폐의 기를 상하게 하거나 단맛의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신장이 상하게 되면 머리카락이 빠지게 되므로 쓴맛과 단맛의 음식을 지나치게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물론 열이 많은 경우에는 매운 음식을 적게 먹도록 하고 기름진 음식의 섭취도 줄여야 하며, 담배도 피우지 않아야 한다.
-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