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하는 인물관찰법은 첫째, 그 사람의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의 선악을 보고[視], 그 사람은 무엇 때문에 그런 행위를 하는지 자세히 살피며[觀], 한발 더 나아가 그 사람은 무엇을 편안해 하고 무엇에 만족하며 살아가는지 등을 관찰하면[察] 반드시 그 사람의 실체를 명료하게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그 사람이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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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소에 품고 있는 뜻은 ‘인재를 얻어, 잘 쓰는 데’에 있다. 인물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여, 그 인물이 실적을 쌓는 것이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며, 이는 결국 내가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기도 하다. 나는 이러한 신념을 가지고 인재를 기다린다. 권모술수로 다른 사람을 모략하고, ‘자기 집 약상자에 든 알약’처럼 그 사람을 이용하려는 술수는 절대 부리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넓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활동할 권리를 갖고 있다. 나와 함께 하는 무대가 좁다면, 곧 즉시 나와의 인연을 끊고, 자유롭게 탁 트인 큰 무대로 진출해 마음껏 활동하여 원하는 성과를 이루기를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내 밑으로 와서 일한다고 해도, 나는 그 사람을 아랫사람 부리듯이 업신여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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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역경을 처했을 때의 경험과 이치를 따져보면, 자연적 역경에 봉착한 경우에는 우선 자기의 본분을 깨닫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함을 알아 분수를 지키고 초조해 하지 말며, 자연적인 역경은 천명天命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면, 제아무리 힘든 역경일지라도 마음은 평온해진다.
그런데 모든 것을 인위적으로 해석하여 인간의 힘으로 역경을 뒤바꾸려고 버둥거려봤자 쓸데없이 고통만 늘어날 뿐이다. 헛된 결과를 낳고 결국에는 역경에 지쳐 훗날의 대책조차 강구할 수 없는 최악의 지경에 이르고 만다. 그러므로 자연적 역경에 처했을 때는 우선 천명이라 여기고, 서서히 다가올 운명을 기다리면서, 끈질기게 굴하지 않고 견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반대로 인위적 역경에 처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대부분 스스로 자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선 자신을 반성하여 나쁜 점을 고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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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재앙은 대개 성공을 이루는 시기에 싹튼다. 일이 잘 풀릴 때는 누구나 승승장구하는 기분에서 헤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재앙은 이런 허점을 파고 들어온다. 그러므로 처세에 있어서 이 점을 주의하여, 일이 척척 잘 풀린다고 해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실패했다고 해서 낙담하지 말며, 초심을 잃지 않고 순리에 따르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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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대해 ‘정확히’ 계획하고, ‘사리의 옳고 그름[正邪曲直]’이 분명한 사람은 재빨리 상식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마저도 불가능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이가 “도리상 이렇게 해야 한다”며 도리를 방패삼아 교묘한 말로 끌어들이면, 알게 모르게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기보다 반대 방향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무의식중에 자기의 본심을 저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라도 두뇌를 냉철히 하여 자신을 망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의지를 단련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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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이윤 추구란 인의도덕仁義道德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서는 결코 지속될 수 없다. 그러려면 이윤 추구에만 연연하지 않고 탐욕을 경계한다거나, 평소에 재물에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생각을 늘 마음 한켠에 품고 있어야 한다. 이익을 바라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자신의 이익과 욕심만을 좇는 것은 너무 속물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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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란 원래 무심無心한 것이다. 선하게 쓰이든 나쁘게 쓰이든, 쓰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그래서 돈이 반드시 필요한지, 아니면 불필요한지 경솔하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재물은 그 자체로 선악을 판별하는 힘은 없다. 선한 사람이 가지면 선해지고, 악한 사람이 가지면 악해진다. 즉, 소유자의 인격에 따라 선도 되고 악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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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공한 인생이란 과연 무엇인가?”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려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성공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여, 어떻게 해서든 큰돈을 벌어 지위를 얻으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런 천박한 의견에 절대 동조할 수 없다. 높은 인격을 지니고 정의와 정도正道를 지켜나가며, 그런 후에 얻은 부와 지위가 아니면 완전한 성공이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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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사업 경영에 있어서 그 일이 국가에 필요한지, 또 도리에 합당한지 따져보고 행하려고 마음먹으며 살아왔다. 가령 그 사업이 별볼일 없다 해도,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적다 해도, 국가에 필요한 사업을 합리적으로 경영하면 늘 즐거운 마음으로 일에 임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논어'를 경영의 바이블로 여기며 공자의 도가 아니고서는 한 발도 나서지 않으려고 애써왔다. 또한 한 개인에게 이익을 주는 것보다는 사회 다수를 유익하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사회 다수에 이익을 주기 위해서는 그 사업이 견실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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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서 세상 사는 도리를 망각하고, 도리를 거스르면서까지 사리사욕을 채우려 하거나, 혹은 권력에 아첨해서라도 출세하려 한다면 이는 실로 인간으로서 표준 이하의 행동이다. 그와 같은 행동으로 얻은 지위는 결코 영원하지 않다.
적어도 세상에서 성공하겠다는 뜻을 품었다면 어떤 직업을 갖든, 어떤 처지에 놓이든, 자신의 힘으로 앞만 보고 가야 한다. 한시도 정도正道를 벗어나지 않겠다는 각오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뒤에 자신의 부와 성공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참된 인간의 의미 있는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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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잡지와 같은 언론계에 종사하며 사람들을 일깨우기 위해서 시류를 거슬러 비평한다면 때로는 뜻밖의 필화筆禍를 겪기도 한다. 세상에서 말하는 실패에 빠지는 씁쓸한 경험을 맛봐야 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결코 실패가 아니다. 가령 일시적으로는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 노력한 공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사회에 공헌을 하게 된 것이고 그 사람은 오랜 세월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10년, 20년 혹은 수십 년이 지나면 반드시 그 공적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문필, 언론이나 정신적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생전에 성공을 거두려고 발버둥치면 오히려 시류에 아부하게 되고, 결국 사회에는 아무런 공헌도 하지 못하게 된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한점 부끄럼이 없도록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면 정신 사업의 실패는 결코 실패가 아니다. 마치 공자의 유업遺業이 지금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발붙이고 살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주었던 것처럼, 후세에 이바지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고 그리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게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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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명[天命]이란 인간이 그것을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순리에 따라 사계절이 흘러가듯 삼라만상 안에서 행해지는 법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하늘에 대해 공경, 경외, 믿음을 갖고 있다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 속에 들어 있는 깊은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하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공자가 이해하고 있었던 ‘정도正道를 가는 것’이 최선의 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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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인생 속에서 일시적인 성공과 실패는 작은 거품과도 같다. 따라서 이 거품 같은 것을 동경하여 눈앞의 성패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다면 국가의 앞날이 어두워진다. 부디 그와 같은 천박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일의 성패를 초월하여 초연히 도리에 맡게 처신한다면 성공과 실패는 하찮은 것이며, 그 이상의 가치 있는 생애를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성공은 사람으로서의 책무를 완수했을 때 생기는 찌꺼기에 불과하니 그것은 더더욱 연연해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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