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펼쳐든 곳에 있는 글의 한 단락이 정인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것은 스코트 니어링이 죽고난 후, 이 책을 쓴 그의 아내 헬렌이 회고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었다. 우리의 사랑은 반 세기 동안 지속되었고, 그이가 백살로 죽은 지 8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내 쪽의 사랑이 계속되고 있고, 그이 쪽도 그렇다고 믿는다. 아침마다 저녁마다, 순간순간, 밖으로 나가든 안으로 들어오든, 어디에서나 기쁜 확실성을 가지고 내가 사랑 속에 살고 있으며 사랑으로 충만되어 있음을 느낀다.
스코트가 죽은 이래 나는 그이의 존재가 계속되는 느낌을 가져왔다. 쇼쇼니족의 의사가 말했다. '죽은 사람이 정말로 죽은 것이라면, 왜 그 사람이 지금도 내 마음 속에서 걸어다니겠는가?' 스코트는 내 삶의 큰 부분 속에, 영원히 현재 상태로 남아 있다. 그 뒤를 이어 헬렌은 '나는 스코트가 죽은 뒤에도 그이와의 관계에서 지속적인 행복을 발견했다. 나는 죽은 뒤의 삶과 마찬가지로 죽은 뒤의 사랑을 믿는다.'고 쓰고 있었다.
--- pp. 212-213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메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는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에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p.
나무처럼 높이 걸어라.산처럼 강하게 살아라.봄바람처럼 부드러워라.네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해라.그러면 위대한 혼이 언제나 너와 함께 있으리라. 영훈이에겐, 환유씨의 아름다운 혼이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 p.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