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인은 과연 어떤 춤들을 즐겨 추었을까? '춤꾼' 이애주 교수는 고구려 벽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벽화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춤판이기 때문이다.

먼저 가장 중심이 되는 춤은 맨손으로 추는 사위춤이다. 무용총에서 땡땡이 무늬 옷을 입은 춤꾼들이 긴 소매가 달린 옷을 입고 추는 '소매춤'을 말한다. 이 같은 소매춤에는 사람 수에 따라 혼자 추는 독무, 둘이 추는 쌍무, 여럿이 추는 군무가 있다,

둘째, 여러 행렬에 나타나는 '행렬춤'이 있다. 웅장하고 거대한 행렬 가운데 나와 혼자나 둘이서 춤을 추는데 그 방법은 다양하다. 병사들이 무기를 들고 추는 쌍영총의 창춤, 안악 3호분의 칼춤 등 무기춤이 있는가 하면, 약수리 고분의 수렵도에 나타나 있는 사냥춤이 있다. 군무로는 안악3호분에 보이는 '3인무'가 확인된다.

셋째, 서민들이 즐기던 춤인 '곡예춤'. 이춤은 종류가 다양한 것이 특징인데 나무다리춤, 공춤, 작대춤, 고리춤, 수레바퀴춤 등이 확인된다. 여기서 고구려 서민들은 생활에 사용되던 도구들을 그대로 춤에서 사용하며 즐겼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생활관」은 우리 역사상 드물게 넓은 생활권을 가졌던 고구려 사람들의 700년 역사를 웅장한 사진과 함께 보여 주는 '야외전시'로부터 시작된다. 봄·여름·가을·겨울을 상징하는 사신(四神)을 따라 고구려의 흥망성쇠를 살피면서 오녀산성, 백암성, 환도산성과 고구려 고분군, 광개토대왕릉비, 고구려 고분 벽화의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사신도 등이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진다. <br/><br/>주(主)전시실인 '고구려실'에서는 고구려인의 생활상 전반을 성밖 마을 사람들(평민)과 성안에 사는 사람들(귀족)로 나누어 보여 주고, 이어서 전쟁이나 대외 교류같이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보여 준다. 대장장이, 농부, 병사, 관리 등 그 시대를 살았던 평범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이야기에 생생한 복원도와 유물 사진을 아울러 흥미롭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br/>뒤이어 '특별전시실'에서는 '신화와 함께 떠나는 별자리 여행'이라는 제목 아래 고구려인의 과학적 천문 지식과 함께 그들이 꿈꾸던 이상향과 정신 세계를 보여 준다. 더불어 펼친 그림으로 완벽하게 재현한 오회분 5호묘의 하늘 세계 그림과 무덤 전개도는 「고구려생활관」의 큰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br/><br/>이상의 전시 영역을 다 관람하고 나면, 고구려 생활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주제들을 다양한 장치와 깊이 있는 해설을 통해 새롭게 이해하는 심화학습 코너인 '가상체험실', '특강실', '국제실'이 이어진다. 가상체험실에서는 고분 벽화 그리던 과정을 세밀하게 복원했고, 특강실에서는 주몽 설화와 광개토대왕릉비에 담겨진 의미를 깊이 있게 해설한다. 마지막으로 국제실에서는 벽화의 기원을 이루는 구석기시대 라스코 동굴 벽화, 장례의 일부로 그려진 이집트와 고구려의 고분 벽화, 불교의 이상 세계에 대한 염원을 담은 둔황의 사원 벽화, 현실 세계의 장식을 위한 폼페이의 도시 벽화 등 고구려를 비롯해 세계의 벽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사계절출판사의 『한국생활사박물관』시리즈는 한 권이 나올 때마다 많은 신문이 톱기사를 포함한 독립기사로 다룬다.시리즈물은 첫 권을 다루고 난 후엔 완간될 때까지 그 중간 시리즈를 좀체로 소개하지 않는 것이 관행인 신문 북리뷰에서 유일한 예외로 언론의 변함없는 애정의 표현이다. 한국출판의 세계화의 바로미터로서의 거대 저작물의 실존을 장엄한 스케일의 동영상으로 체험한다.

박물관에서 유물과 상상화를 관람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책으로 옮겨왔다. 생산과 생산도구, 주거지와 형태, 의복, 풍습 등으로 갈래를 나누어 생활사를 복원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재미있는 상상화 한 장면 앞에 발길이 머물 듯 책의 어느 한 쪽을 펼쳐도 역사적 상상에 뛰어들 수 있다. 깔끔한 편집과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도표도 좋다.

--- 어린이도서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