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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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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도시

: 뉴욕의 예술가들에게서 찾은 혼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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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13쪽 | 494g | 135*205*30mm
ISBN13 9791160560077
ISBN10 116056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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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올리비아 랭
문학·예술 비평으로 주목받는 에세이스트. 「옵저버Observer」의 부편집장을 지냈고, 「가디언」 「뉴욕 타임스」 등 유수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세계적 예술가공동체 야도코퍼레이션과 맥다월콜리니의 펠로십을 얻었고, 대영도서관 에클스 작가상을 수상했다. 첫 저작인 『강으로』로 영국왕립문학회의 온다체 상, 올해의 돌먼 여행서 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전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두 번째 작품인 『에코 스프링으로의 여행』 또한 호평 속에서 코스타 전기 상과 고든 번 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최신작인 『외로운 도시』는 2016년 전 세계 12개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고든 번 상 최종후보로도 다시 올랐다. 리베카 솔닛과 더불어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인 혁명적 에세이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역자 : 김병화
서울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에서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하여 나온 책이 『음식의 언어』『문구의 모험』『행복할 권리』『혼자 책 읽는 시간』『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회고록』『세기말 빈』『파리, 모더니티』『장성, 중국사를 말하다』『트리스탄 코드』『신화와 전설』『투게더』『무신예찬』『웰컴 투 뉴스비즈니스』『두 번째 태양』 등 여러 권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번역자들과 함께 번역기획 모임 ‘사이에’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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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디서든 고독할 수 있지만, 도시에서 수백만의 인간들에게 둘러싸여 살면서 느끼는 고독에는 특별한 향취가 있다. --- p.13

우울과 고독은 공통분모가 많은데, 두 가지 모두 한 인간의 심연 속 깊이 파고든 것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잘 웃는 성격이라거나 붉은 머리칼을 지녔다는 것처럼 고독도 그 존재의 일부분이다. --- p.14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고독이란 사람들이 그 속에 머무는 장소임을. 도시에, 맨해튼처럼 엄격하고 논리적으로 구축된 공간에 거주할 때 어떤 사람이든 처음에는 길을 잃게 된다. … 그 시절 내가 쌓아올렸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은 내 경험과 타인들의 경험으로 짜맞춰진 고독의 지도다. --- p.21

고독은 아주 특별한 장소. … 고독은 가치 없는 체험이 결코 아니며,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의 심장에 그대로 가닿는 것을. 외로운 도시에서 경이적인 것이 수도 없이 탄생했다. 고독 속에서 만들어졌지만, 고독을 다시 구원하는 것들이. --- p.22

나는 그전에도 외로운 적이 있었지만, 이때처럼 외로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 나는 그것이 내가 30대 중반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혼자 있는 여성이 더는 사회적으로 허가받지 못하는 나이이며, 낯섦·일탈·실패의 냄새를 끊임없이 풍기는 연령대다. --- p.30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고 있었다. 호퍼의 그림에 나오는 여자들 같은 모습. 아마도 … 「아침 해」에 나오는 여자. 헝클어진 머리를 뭉쳐 틀어 올리고 침대에 앉아 창문 너머로 펼쳐진 시내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 아름다운 아침, 햇살이 벽을 씻어내리고 있지만, 그래도 그녀의 눈과 턱에는 뭔가 황량한 기운이 배어 있고 가느다란 손목은 다리 위에 교차되어 놓여 있다. --- p.32

「그랜드 호텔」에서 그레타 가르보는 “혼자라면to be alone 좋겠다”고, 그 유명한 구절을 말했다. 그러나 실제의 가르보가 원한 것은 혼자 되고to be left alone 싶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아주 다른 문제다. --- p.175

대화가 끝날 무렵 골딘은 워나로위츠에게 그의 작품에서 가장 이루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나는 사람들이 소외감을 덜 느끼게 하고 싶어. 나에게 제일 의미 있는 건 그거야.” … 그는 이렇게 쓴 적이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매력적이지 않거나 사회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 사이의 말해지지 않은 연대가 있다.” --- p.189~190

사라진 사람들을 10년 동안이나 가슴에 담고 다니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나는 데이비드의 꿈을 떠올린다. 그때마다 테이프를 들으며 옷소매로 눈가를 훔치는 것은 그저 슬픔이나 연민 때문이 아니다. 그건 이 용기 있고 섹시하고 급진적이고 까다롭고 엄청나게 재능 많은 남자가 서른일곱의 나이로 죽었다는 사실, 이런 종류의 죽음이 대량으로 허용되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 권력을 쥐고 있는 어느 누구도 이 기차를 멈추고 그 말을 제때 풀어놓아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 p.297

만성적인 외로움의 고통으로 시달리는 사람에게 관계를 맺게 해준다고 약속하는 네트워크, 아름답고 매끄러운 익명성과 통제력을 약속하는 네트워크가 어떤 호소력이 있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 p.310

가상공간의 안도감, 전원이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 통제력을 쥐고 있다는 안도감. 뉴욕에서 내가 어디를 가든, 지하철에서나 카페에서나 거리를 걸어갈 때나 사람들은 저마다의 네트워크 속에 잠겨 있었다. --- p.318

예술은 아주 비상한 기능을 한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 사이에 스며들어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중재하는 기묘한 능력이다. 그것은 친밀성을 창조하는 능력이 분명 있다. 모든 상처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모든 흉터가 추한 것은 아니다. 예술은 이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상처를 치유한다. --- p.391

고독은 사적인 것이면서도 정치적인 것이기도 하다. 고독은 집단적이다. 그것은 하나의 도시다. 그 속에 거주하는 방법을 말하자면, 규칙도 없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 중요한 것은 다정함을 잃지 않는 것, 서로 연대하는 것, 깨어 있고 열려 있는 것이다.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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