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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민 저 | 필맥 | 2005년 03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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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1쪽 | 584g | 148*210*30mm
ISBN13 9788991071179
ISBN10 899107117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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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경민
'중앙일보' 경제부 차장. 고향은 대구이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서울에서 공부했다. 사당초등, 선린중, 경문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1학년 겨울방학 때 친구와 보름 동안 무전여행을 한 것을 계기로 여행광이 됐다. 대학 졸업 후 동양증권 계열사인 동양경제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중앙일보'로 옮긴 뒤로는 사회부를 거쳐 주로 경제관련 부서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2002년 8월부터 1년간 성곡언론재단의 후원으로 미국 미주리대학교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공동저서로 《DJ정권 5년의 경제실록, 금고가 비었습디다》와 《니하오 중국경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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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자기가 발견한 땅을 인도로 착각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 백인은 북미대륙 원주민의 인종만 바꾼 게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인디언은 언제나 야만적이고 호전적인 종족으로 그려졌다. 말을 타고 미친 듯이 달려들며 백인을 공격하다가 기병대의 나팔소리에 혼비백산하거나 장총에 맥없이 나가떨어지는 존재로 영화에 등장했다. 그러나 콜럼버스를 앞세워 스페인 정복자들이 북미대륙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원주민은 말을 탈 줄 몰랐다. (…) 사람이 탈 수 있는 말은 스페인 정복자들이 가져가 퍼뜨린 것이다. 원주민이 말을 탈 수 있게 해준 것도 백인이요, 총을 쥐어준 것도 백인이었다는 얘기다. 말과 총을 준 뒤 살던 고향을 빼앗으니 원주민은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면 적반하장이란 바로 할리우드 영화 같은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 p.15
케이전은 캐나다로 이주한 프랑스 사람들을 일컫는다. 퀘벡과 캐나다의 노바스코시아 섬이 케이전의 고향이다. 당시 프랑스는 미시시피 강 하구인 뉴올리언스에도 진출했다. (…) 7년을 끈 영국과의 전쟁에 진 프랑스는 캐나다를 영국에 헌납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프랑스 사람들이 피땀 흘려 일군 터전을 버리고 떠났다. (…) 고향을 떠난 프랑스 사람들은 뉴올리언스로 갔다. 그러나 스페인과 영국 사이의 비밀협정으로 인해 프랑스 땅이었던 루이지애나마저 스페인의 손에 넘어갔다. 이런 연유로 이주한 프랑스 사람들은 이곳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미시시피 강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프랑스 난민이 많아졌다. 동병상린이라고 했던가. 가슴에 한을 품고 사는 프랑스 난민들과 통한 건 뉴올리언스의 흑인들이었다. 자연히 프랑스 백인과 흑인의 교류가 많아졌다. 케이전의 음식에 아프리카 색채가 많이 섞여 들어간 것은 이 때문이다.
--- p.70
마운트데저트 섬은 원래 뉴욕과 워싱턴 등 동부에 사는 부자들이 여름별장을 지어 놓고 드나들던 휴양지였다. (…) 하버드 대학의 총장을 지낸 찰스 엘리엇이란 사람이 1901년 자연보호를 위한 기부단체를 결성한 것은 바로 이때였다. 엘리엇 총장은 빼어난 마운트데저트 섬의 경치를 모든 미국인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자고 부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몇몇 뜻있는 사람만 땅을 내놓았다. 시간이 가면서 엘리엇의 운동이 알려지자 기부행렬이 줄을 이었다. 마침내 엘리엇이 결성한 기부단체는 612만 평에 달하는 땅을 모아 정부에 기증하기에 이르렀다. 1916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이 땅을 시외르 드 몽(Sieur de Monts) 국립기념물로 지정했다. 이후 기부되는 땅이 더 늘어나자 3년 뒤 미국 하원은 이곳을 아카디아 국립공원으로 승격시켰다.
---p.107
코틀랜드 역에서 내려 지상으로 나갔더니 그라운드 제로였다. 바로 9.11 테러를 당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서 있던 곳이다. 그라운드 제로란 원래 원자폭탄이 떨어진 장소를 일컫는 말이다. 9.11 테러가 미국인들에게는 원자폭탄을 맞은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는 뜻일 것이다. (…) 죽은 자는 서럽겠지만 산 자는 살았으니 먹고살아야 한다. 그라운드 제로 옆에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사진이나 로고가 들어간 장식품, 모자, 의류 따위를 파는 사람들이었다. 지나가는 관광객에게 싸구려 기념품을 사라고 조르는 그들에게 그라운드 제로는 역사의 현장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한 생존의 전쟁터이리라.
---p.121
1877년까지 남부의 모든 주가 연방에 합류했지만 자부심이 강한 남부 사람들은 굴욕의 경험을 잊지 않았다. 북부의 공화당을 배척하고 민주당을 무조건 지지하는 남부 지역을 일컫는 말인 ‘솔리드 사우스(Solid South)’는 여기서 나왔다. 남부의 이런 정서는 애틀랜타의 스톤마운틴 공원에도 투영돼 있었다. 거대한 화강암 벽엔 세 명의 부조가 새겨져 있었다. 조지 워싱턴이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세 사람은 남군의 영웅 데이비스 장군, 리 장군, 잭슨 장군이다. 이곳 사람들은 지금도 이들 남부의 장군들을 링컨 대통령보다 존경한다. 그러나 남부의 정서도 세월에는 당할 수 없었던가 보다.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남부를 석권했다. 반면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는 동북부와 서부에서 이겼다. 이 선거결과를 보면 솔리드 사우스란 말도 이젠 옛말이 된 것 같다.
---p.242
미국 아이들과 섞여 우주선 안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던 미국 아저씨의 한마디가 가슴을 저몄다. “너 커서 우주인이 되고 싶니?” 미국 아버지나 나나 아들에게 한 말은 똑같았다. 그러나 현실감의 무게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우주인. 우리에겐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이지만, 미국 사람들에게 옆집 살던 코흘리개가 암스트롱이고 공부 잘하던 사촌 글렌이다. 우리는 언제 아이들에게 꿈을 물려줄 수 있을까. “공부 열심히 하면 너도 우주인이 될 수 있어”라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웠다.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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