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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카이로스총서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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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카이로스총서 72)

: 지성, 의지, 생명, 지속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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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145*210*30mm
ISBN13 9788961952606
ISBN10 896195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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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 역사는 단지 시대적 상황의 반영만도 아니고 어떤 이념을 향한 진보인 것도 아니다. 유심론이 탄생하게 된 동기는 이미 빠스깔에게서 그러하듯이 세계를 수학적 기계로 보는 시선의 거대한 낙관이 가져오는 압박감과 불편함이었을 것이다. 마치 공룡의 무게 아래서 생존의 의미를 박탈당할 뻔했던 무수한 작은 동식물들이 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고안해 낼 수밖에 없었듯이 유심론자들은 의식의 다양한 상태들을 관찰하고 이를 확대하여 신체와 정신의 관계 그리고 생명과 물질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그들의 전제가 어떠하든 이로부터 탄생한 수많은 창조적 개념들이 이후의 사상에 영양분이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

라베쏭에 따르면 베이컨과 로크의 사유는 프랑스에서 비밀스럽게 변형되면서 자연스러운 열매를 맺었다. ... 이러한 상승의 과정은 로크의 외적 경험에 대한 사유가 프랑스의 경험론자 꽁디약에게서 첫 번째 변형을 겪고 다시금 멘 드 비랑에게서 내적 경험의 철학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을 말한다.
---「들어가는 말 - 서양 근대철학의 흐름 속의 프랑스 사유」중에서

근대 프랑스철학은 데까르뜨와 빠스깔 이래 과학철학과 유심론적 형이상학의 양대 진영에서 전개된다. 물론 그 영향력과 인지도의 측면에서 후자가 전자를 따라갈 수 없지만 데까르뜨는 어떤 의미에서 양쪽 모두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1장 데까르뜨 - 보편적 사유 주체의 등장」중에서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들에게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본유관념의 부정이다. ... 꽁디약에게 있어서 그것은 형이상학적 체계들의 독단성을 거부하는 근본 전제일 뿐만 아니라 철학의 방법과 내용에 있어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장 영국 경험론과 프랑스 계몽주의 - 로크, 버클리, 디드로, 꽁디약」중에서

멘 드 비랑의 이원론은 단순하지 않은 외양을 하고 있다. 그것은 물질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생명-물질의 이원론으로 볼 수 있고 인간의 경우에는 생명성과 인간성의 이원론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랑이 본격적으로 철학에 몰입한 시기에 확립한 의지적 노력의 철학의 가장 큰 문제의식이 데까르뜨적 사유 실체를 극복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비랑 철학을 규정하는 가장 정확한 용어는 자연철학이 아닌 인간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3장 사유하는 주체에서 의지적 주체로 - 멘 드 비랑」중에서

본성 또는 자연에 무한소적 접근을 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라베쏭의 습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헥시스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라베쏭에게서 이러한 습관의 형성은 생명의 본래적 자발성을 발달시킴으로써 가능하다. 따라서 도덕적 세계를 정초하는 것도 결국 비반성적 자발성 또는 자연적 자발성이다.
---「4장 의지에서 생명으로 - 라베쏭」중에서

베르그손에 대한 멘 드 비랑과 라베쏭, 라슐리에와 같은 유심론 철학의 영향은 이처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한 기초를 이룬다. 데까르뜨나 칸트, 스펜서와 같은 근대적 사유를 비판하는 데서 보이는 베르그손의 단호한 태도에는 그들의 영감이 근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르그손의 철학에서 근대성의 비판과 극복은 구체적 실재성의 회복만큼이나 핵심적인 과제이다.
---「5장 시간과 지속의 형이상학 - 베르그손」중에서

들뢰즈에 의해 베르그손은 유심론 전통에서 해방됨으로써 현대 프랑스 철학의 전통을 새롭게 창조하는 선구자적 면모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와 같이 새롭게 드러난 베르그손의 존재론은 나중에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에서 커다란 수정 없이 채택된다.
---「5장 시간과 지속의 형이상학 -베르그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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