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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세상을 호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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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세상을 호령하다

: 조선의 문학과 예술을 꽃피운 명문장가들의 뜨겁고도 매혹적인 인생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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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7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596g | 153*224*30mm
ISBN13 9788934940050
ISBN10 893494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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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유臥遊라는 것은 몸은 누워 있으나 정신은 노니는 것이다. 정신은 마음의 영이요, 영은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다. 이 때문에 불빛처럼 온 세상을 비추어 순식간에 만 리를 갈 수 있기에, 사물에 기대지 않아도 될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선천적인 맹인은 꿈을 꾸지 않는다. 사물의 모습과 빛깔은 시각기관에서 관장한다. 시각이 애초에 자리한 적이 없다면 생각도 말미암아 일어날 수 없다. ---p13, 「맹인은 꿈을 꾸지 않는다」(이익)

내가 예전에 임금의 부름을 받아 대궐로 갈 때 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역마를 급히 몰아 달려갔다. 어떤 객점에서 한 아낙네가 앞에 아이를 앉히고 머릿니를 잡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아이는 그 어미가 머리를 긁어주는 것을 좋아하고 어미는 이 잡는 것을 기쁘게 여겨 둘이 서로 즐거워하는데, 거짓 없는 참다운 정이 가득했다. 마침내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 중에 무엇이 이것과 바꿀 수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p32, 「인생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유언호)

산을 찢을 듯, 골짜기를 뒤집을 듯, 벼랑을 치고 바위를 굴리면서 흐르니 마치 만 마리 말들이 다투어 뛰어오르는 듯하고 우레가 폭발하는 듯하다. 그 기세는 막을 수가 없고 그 깊이는 헤아릴 수가 없으며, 그 가운데는 눈비가 퍼붓는 듯 자욱하고 넘실거리다. 때때로 날리는 포말이 옷을 적시면 서늘한 기운이 뼛속까지 들어와 혼이 맑아지고 정신이 시원해지며 마음이 편안하고 뜻이 통쾌해진다. 호탕하여 조물주와 더불어 이 세상 바깥으로 노니는 듯하다. ---p61, 「조물주도 서늘하게 만든 인왕산의 계곡물」(박윤묵)

세상 사람들은 바람이 바람이고 달이 달인 줄만 알지 내가 간직한 바람과 달이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바람과 달은 밖에 있는데 내가 간직하였다고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밖에 있는 바람과 달은 흐려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하지만, 나에게 있는 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따로 없고 밤낮을 가릴 것이 산뜻하지 않은 때가 없고 화창하지 않은 날이 없다. 굳이 정자에서 내려다볼 것도 없이 끝없는 풍광을 저절로 지니게 되니, 그 즐거움은 언어로 형용하기 어렵다. ---p83, 「나에게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따로 없다」(이경석)

아, 천지 사이에는 다섯 가지 색이 있으니, 청색, 황색, 적색, 흑색이 각기 그 빛깔로 행세하지만, 맑고 깨끗하며 질박하고 곧은 것은 오직 흰색뿐이다. 사물 중에 흰 것은 그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사람 중에서 흰 것은 온 세상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사물은 그 본바탕을 보존할 수 있지만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을 면하지 못하여 그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p200, 「막걸리로 집 이름을 삼은 까닭」(이세화)

첫 숟가락에는 “고르고 깨끗하구나, 내 죽과 내 밥이. 수북하구나, 위대한 상제가 내린 복이라네”라고 외우고, 두 번째 숟가락에 “화전밭 일구기 어렵고, 무논 갈기 어렵네, 농사꾼은 어려운데 나는 밥을 먹는다네”라고 외우고, 세 번째 숟가락에 “달구나, 곡식의 단맛을 달게 여기세, 달고도 향긋하구나”라고 외운다. 이렇게 세 가지를 외우다보면 밥이 이미 반 사발밖에 남지 않는다. 비록 명아주와 콩잎과 같이 맛없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곰발바닥처럼 맛난 음식과 한 가지가 된다.
---p273, 「가난한 날 거친 밥을 먹는 요령」(서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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