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곗덩어리]
프로이센ㆍ프랑스 전쟁 속에서 피난을 위해 같은 마차에 오른 여러 인물들. 귀족들, 사업가 부부, 독립 운동가, 수녀들, 그리고 '비곗덩어리'라 불리는 한 매춘부까지. 마차에 오른 사람들은 처음에 매춘부인 그녀를 알아보고는 냉담한 시선을 보내며 깔보지만 유일하게 음식을 챙겨온 그녀가 먹기 시작하자 모두들 본능에 침을 꼴깍 삼키며 그녀에 대한 태도가 바뀐다. 인간의 본능, 위선, 허위를 잘 그리고 있다.
이 매춘부는 그들이 준 모멸감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음식을 나누어준다. 피난의 여정에서 잠시 머무르려 도착한 여관에서 프로이센 군인들을 맞닥뜨린 이들. 나중에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애국심 강한 '비곗덩어리'가 싫어하는 독일 장교와 잠자리를 같이하도록 부추기는데... 결국 그녀가 몸을 팔도록 만드는 이들의 본성은 '민주주의'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어떤 정열]
잘생긴 군인 장교와 그에게 연정을 느껴 정열적으로 매달리는 푸앵소 부인. 하지만 싫증이 난 그는 끊임없이 그녀를 떨쳐버리려 한다. 그녀를 벗어날 기회가 주어져 얼른 떠나지만, 그녀가 죽을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그녀를 데려오고 또다시 힘없이 살아가는 그의 모습. 어느 날 딸들의 결혼 때문에 그녀의 전남편이 찾아온다. 어서 보내고 싶어 하는 장교의 모습을 보며 화가 난 부인. 그녀가 나가고 서로 연민을 느끼는 두 남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몽생미셸의 전설]
프랑스 바스노르망디 주에 있는 작은 바위섬이자 유명한 성역인 몽생미셸. 이 아름다운 지역에 얽힌 모파상이 들려주는 전설 속에서는 대천사 미카엘(프랑스어로 '생미셸')과 악마의 싸움이 뒤틀어놓은듯한 이야기로 그려진다. 악마보다 더 나쁜 천사장의 모습...
[쥘 삼촌]
궁색한 살림 속에 사는 다브랑쉬 일가의 이야기. 이 가정의 막내아들 조제프의 눈을 통해 그가 듣고 자란 쥘 삼촌에 대한 이야기. 어느 날 우연히 쥘 삼촌과 배 위에서 맞닥뜨린 가족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딸을 시집보내려는 부모의 마음, 속물근성을 가진 엄마의 말, 그리고 조제프의 눈에 비친 쥘 삼촌의 불쌍한 모습이 그려진다.
[보석]
공무원인 랑탱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가 가진 취미인 싸구려 인조보석 수집과 오페라 구경을 겉치레와 사치로 여기며 싫어한다. 어느 날 아내의 죽음을 맞아 슬픔 속에 잠겨 살아가던 그는 살림이 가난해지자 아내의 추억을 손상시키는 '싸구려' 인조보석부터 처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싸게 팔기 위해 보석상에 들어간다. 그런데 그 보석들은 아내가 누군가로부터 선물로 받은 듯한 진짜 보석으로 20만 프랑에 달하는 일확천금을 벌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는 자신이 가지게 된 돈을 떠벌리기 좋아하는 랑탱의 모습, 그리고 그가 새로 결혼하게 된 여자의 모습 등 아이러니한 결말이 그려져 있다.
[목걸이]
화장품과 장신구, 옷 등 남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싶은 욕망이 강한 루아젤 부인. 자신이 가진 것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몸치장에 무척이나 열성인 그녀의 욕망은, 문부성 장관 부부가 초청한 만찬에서 일을 내고야 만다. 친구인 포레스티 부인에게 빌린 진주목걸이를 잃어버린 것. 루아젤 부부는 결국 잃어버린 목걸이를 찾지 못하고 일단 빚을 져서라도 그 목걸이와 비슷한 것을 사서 갖다 주고는 빚을 갚기 위해 안 하던 노동까지 하며 일생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포레스티에 부인을 만나 그녀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첫눈]
고향인 시골에서의 삶을 좋아하는 남편, 반면에 도시의 삶을 동경하는 부인의 갈등이 그려져 있다. 겨울이 되어 추위를 느끼는 그녀는 따뜻한 파리로 가자고 남편에게 재촉하지만 그는 들어주지 않는다. 자신이 정말로 춥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오기를 부린 부인이 맞은 결말은... 그녀는 결국 홀로 파리로 갔고 병 속에서도 미소 지으며 좋아하지만, 신문에 파리에 첫눈이 내린다는 제목의 보도가 나온다.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불행한 부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두 친구]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속에서 낚시를 좋아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 전쟁의 현실 속에서 소박한 이들은 매몰차게 죽음을 맞는다. 프로이센 장교의 마지막 대사는 아이러니한 결말을 가슴 아프게 보여준다.
[어떤 미망인]
평생 처녀로 지낸 늙은 숙모가 들려주는 전혀 예기치 못한 옛사랑 이야기. 상테즈 가문의 열세 살의 남자아이가 그녀에게 구애를 했었던 일, 그리고 그가 사랑 때문에 목숨을 바쳐 지금껏 미망인으로 살아오게 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한 남자의 마지막 말도 인상적이다. "그 정도로 감상적이니,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군요!"
[달빛]
직분에 충실한 한 가톨릭 신부는 하느님이 내려주신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이해할 수 없는 건 하느님이 '달빛'을 세상에 주신 이유... 자신의 조카를 통해 그는 그 의미를 알게 된다. 감미로운 사랑의 노래를 들려주는 듯한 작품. 달빛 아래서 사랑을 나눈 모든 연인들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작품!
[후회]
나이 62세의 노총각으로 '이렇게 홀로 생을 마감하는 것인가'하고 느낄 때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한 가지 떠오르는 기억이 펼쳐진다. 그가 좋아했던 사람은 동료의 아내! 그에겐 단 한 번의 기회가 있었다. 그것도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수줍은 그는 자신의 마음을 끝내 표현하지 못했고, 기회는 지나가버렸다. 그때 그녀가 보여주었던 그 모습이 자신이 좀 더 대담하게 표현해주길 바란다는 뜻이었는지 몹시 궁금해 그녀에게 달려간 그.
그 당시의 일에 대해 묻자 그녀는 "굴복했겠죠"라고 말한다. 그는 길거리를 걸으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교육성 직원인 프랑수아. 그는 아침마다 승합마차에서 어느 젊은 처녀와 마주친다. 루이즈란 이름의 그녀를 만나게 되는 과정과 그녀에게 싫증이 나 그녀가 임신을 했음에도 벗어나려는 남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어느 날 길거리에서 우연히 보게 된 그녀와 자신을 꼭 닮은 어떤 남자아이. 어쩔 수 없는 부성애를 가지게 된 그가 한번만이라도 그를 만나고 싶다고 간청하고 루이즈와 결혼한 자상한 남자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행복]
한 여인의 소박한 행복이 담긴 삶을 전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 마지막 그 얘기를 다 들은 두 사람이 나누는 대사는 우리에게 행복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어쨌든 그녀는 너무나 손쉬운 이상을 추구했고, 너무나 원초적인 욕구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너무나 소박한 것을 원했어요. 멍청한 여자임에는 틀림없어요." "하지만 그게 어때서요! 그녀는 행복했잖아요."
[파리에서의 정사]
한 시골 여인의 욕망과 그것이 이루어지는 듯한 하루. 그 욕망의 끝은...? 그녀는 울고 말았다. 자신이 왜 그런 욕망을 가졌었는지 자책하면서... 그녀의 머릿속에 남은 청소부들의 비질은 '오물'과 같은 '욕망'에 대한 인상적인 비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