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소진은 여섯 나라 임금들이 보낸 사자의 호위를 받았기 때문에 그 행렬이 굉장했다. 소진은 자기 고국이요, 고향인 주나라 낙양 땅을 지나가게 되었다.
앞뒤로는 소진의 정기가 휘날리고, 말과 수레를 탄 모든 나라 사자와 치중이 그 뒤를 따랐다. 그 행렬의 길이는 20리 이상이었다. 소진의 위의는 어느 나라 역대 왕보다 못하지 않았다. 소진이 지나가는 곳마다 지방 관원들은 길가에 나와서 꿇어엎드렸다.

주나라 주현왕은 소진이 온다는 선통을 받고, 우선 사람들을 시켜 길을 깨끗이 소제하고 교외에다 장막까지 세웠다. 그러고는 친히 교외까지 나와서 소진을 영접했다.
그때 소진의 늙은 어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나와서 영귀 해진 아들의 행렬을 바라보고 연신 감탄했다.
소대, 소여 두 동생과 소진의 아내와 형수는 길바닥에 꿇어 엎드려 감히 소진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소진이 수레를 멈추게 하고, 형수를 굽어보며 묻는다.
「전날 형수는 나에게 밥도 지어주지 않았던 일이 잇는데 오늘은 어찌 이다지도 공손하시오?」
형수가 대답한다.
「오늘은 그대가 높은 지위와 황금을 가지고 있소. 그러니 어찌 공경하지 않으리요」
소진이 길이 탄식했다.
「세상 인심은 형편 따라 달라지며,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시세 따라 변하는구나! 내 오늘에야 사람은 부귀해야 한다는 것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