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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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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눈으로 본 첨단과학과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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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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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5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35g | 148*210*16mm
ISBN13 9788952236234
ISBN10 8952236238

업체 공지사항

문제집, 수험서, 대학교재, 만화 등 반품불가
문제집, 수험서, 대학교재, 만화 등 반품불가
초판X, 띠지X
초판X, 띠지X, 만화 및 문제집(수험서) 반품X
문자O, 전화X, 가격문의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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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적 사고에서 생각은 마음의 작용이며, 의식적인 활동이다. 서얼이 중국어방 논변을 통해 튜링 테스트를 반박한 요지 가운데 하나도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컴퓨터가 있다고 해도, 그 컴퓨터는 의식이 없으며, 그런 의미에서 지능을 가졌다고, 진정으로 생각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교적 관점에서는 사고와 의식을 필연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사고에는 의식을 요구하는 사고와 의식을 요구하지 않는 사고가 있다. 예컨대, 심장과 같은 우리의 신체 기관은 지능적으로 작동하며, 따라서 사고한다고 할 수 있지만 의식은 없다.
--- pp. 20-23

불교적 관점에서 진정한 자아는 분별에 의한 이론이나 사상이 아니라 진실, 법에 따라 살아간다고 하는 행동 자체에 나타난다. 자아에 의해 만들어진 자기는 진정한 자기가 아니다. 진정한 깨달음을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나라고 하는 자기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불도를 배운다는 의미에서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를 잊는 것이다. 자신과 타인의 구별도 없이 진실하게 몸도 마음도 맡겨 사물화하지 않는 것이다.
--- pp. 72-73

불교에서 인간은 색수상행식의 다섯 가지 요소(오온)의 복합체로 본다. 색은 몸을 구성하는 요소 일체를 말하고 수상행식은 정신 작용 일체를 가리킨다. 붓다는 몸과 마음이 따로 떼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불이론적(不二論的) 입장을 지켰다. 한때 붓다는 감각적 욕망을 극단적으로 억압하는 고행주의의 신봉자였다. 하지만 붓다는 일방적인 욕망의 억압은 진정한 자유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에서 명상에 들어가 진정한 깨달음을 얻었다. 진정한 자유에 도달하는 방법은 육체에 대한 억압이 아니라, 육체적 욕망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었다. 붓다는 감각적 욕망을 과도하게 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나치게 억압하는 것 또한 인정하지 않았다. 붓다가 강조한 것은 감각적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욕망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었다.
--- pp. 87-88

불교는 생명공학을 어떻게 바라볼까? 불교는 신을 조물주로 상정하고 생명을 신의 피조물로 여기는 기독교와 다른 관점을 보여줄 것이 분명하다. 현재 생명공학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론을 펴고 있는 것이 종교 진영인데, 불교는 좀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불교에서는 인간을 포함하여 일체 중생을 고정된 실체로 가정하지 않으며 창조자로서의 신을 상정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교의 기본 정신이 생명공학 같은 기술의 긍정적 목적을 지지한다. 붓다가 세상에 온 목적은 일체 중생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 p. 96

나노기술을 이용하며 불멸을 추구하는 태도를 불교적 관점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먼저, 죽음에 대한 이해에 차이가 있다. 서양의 근대적 사고는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이해하는데, 그런 사고의 바탕에는 삶의 일회성에 대한 기독교적 가정이 깔려 있다. 불교적 사고는 죽음을 일회적 모순으로 파악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사윤회의 한 고리로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다. 완전한 소멸로서의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p. 149

근대 기술의 이러한 한계는 불교적 관점에서도 포착된다. 불교는 삼라만상을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연기의 그물 속에서 서로 의지하고, 서로 관계 맺으며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우주의 모든 존재들은 연생과 연멸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이며, 자연과 인간 역시 이러한 관계 속에 있다. 근대 기술을 낳은 전형적인 서구적 사고에서 자연과 인간은 서로 분리되어 있으며 대립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불교에서 자연은 법성을 본성의 원리로 하고 법계를 전체의 범위로 하며, 우주의 모든 존재자가 서로 의지하고 연기에 의해 생성되는 한 생명의 큰 바다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본다.
--- p. 164

온갖 사물들의 세계를 불교에서는 법계(法界)라고 한다. 산스크리트어로 다르마 다투(dharma dhatu)이다. 이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데, 부파불교에서는 십팔계 가운데 하나로 의식의 대상이 되는 모든 사물을 일컫는 말로 사용한다. 반면에 대승불교에서는 일반적으로 법(法)을 모든 존재 또는 현상으로 해석하므로 법계는 모든 존재를 포함한 세계를 가리킨다. 모든 존재와 현상의 총체로서의 우주를 법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법계는 모든 존재와 현상의 본질적인 양상, 즉 진여(眞如)를 이르기도 한다.
--- pp. 201-202

불교경제학은 노동을 보는 관점에서 근대 자본주의 경제학과 다르다. 노동을 생산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보지 않고 인간 본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슈마허가 이해하는 불교적 관점에 따르면, 노동에는 세 가지 중요한 역할이 있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향상시킬 기회를 얻으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훈련되고,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 pp. 249-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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