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복절도하도록 배꼽 잡는 웃음과 흘려도 흘려도 마르지 않을 눈물과 하늘을 향해 눈을 부라리고 삿대질을 하는 분노의 폭발과 땅을 치며 한스러워하는 삶 속에서 특정한 틀에 매일 수 없는 자유혼이 우리에 갇혀 몸부림치는 퓨마의 절규처럼 쏟아내는 진실을 나는 이 책에서 보았다.
- 김조년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씨알의 소리’ 편집주간)
돈이 만능인 시대에 올곧은 종교인으로 산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김경일 신부는 기독교계의 ‘이단아’이다. 그가 가진 신앙관이나 성서의 지식이 이단이라서가 아니라 가난과 복음의 삶을 살았던 예수의 길을 외면하는 기성교단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이 낯설어 보이기 때문이다. 닟설다는 것은 은연중 우리 모두가 기득권의 일탈을 묵인 또는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성공회에서 벌어진 신부님의 좌충우돌 체험담은 사실 우리 사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우상파괴 작업이고 참 종교를 찾아 떠나는 여행기이다.
- 황대권 (한국생태마을공동체네트워크 자문단장)
독교 지도자로 지향하는 바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는 식사 자리 몇 번밖에 가진 바 없는 나에게 추천의 글을 써 달란다. 책 이야기 속에 내가 설 자리는 한 군데도 없다. 그만큼 가까운 사이도 아니다. 그런데 어떤 동질감을 느꼈는지 나에게 추천의 글을 부탁한다. 몇 번 책 발간 추천의 글을 써 본 적이 있지만, 뭐라고 써야 할지 막막하다. 시대 역사서로 구분할지 아니면 참회록으로 분류해야 할지 경계선이 모호하다. 그러나 한 가지 만은 분명하다. 저자가 이미 밝힌 대로 이 글은 매우 사적인 글이긴 하지만, 80년대 전두환정권의 폭압 아래서 예수의 정신을 올곧게 지키고자 노력했던 투쟁의 기록으로 오늘의 신앙 젊은이들을 향한 외침이거나 나눔이다. 물론 저자 개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기록이니 분명 오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70을 바라보는 인생의 후반기에 이런 책을 내는 것을 명예욕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이는 온전히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20대 청년의 뜨거운 심장과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의 발로이다.
꼭 한 마디를 더 하고 싶다. 남자치고 군대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고 나 또한 군대라면 지긋지긋하기도 하고 철책선에서 육군 졸병으로 근무하였기에 할 얘기도 많다. 그러나 저자의 해병대 경험에는 전연 비할 수가 없다. 놀라운 기억력에 탄복한다. 글을 읽다 약속시간을 어겨버렸다. 내가 언제 이렇게 남의 글에 흠뻑 빠져본 적이 있었던가? 귀를 흘리는 말솜씨가 좋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심금을 울리는 글 솜씨 또한 탁월하다.
- 조헌정
여기 이 기록들은 정암이 온몸으로 쓴 젊은 날의 어두운 시대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자 그것들에 맨몸으로 맞서 부서지고 깨어지면서도 용케도 버텨내고 살아온 한 사내의 처절한 서사의 단편이다.
무엇이 작고 여린 이 사내를 그렇게 맞서게 하고 또 버텨오게 한 것일까. 어떻게 그런 사내가 또 사제의 길을 택하여 여태까지 걸어올 수 있었을까.
불의한 것들에 온몸으로 부딪쳐 깨어지는 그것이 그의 삶을 지탱해온 신앙이자 사제의 길을 이어가는 신비인지도 모른다.
정암, 작은 체구의 큰 사내가 걸어온 옹골차고 치열한 지난 삶에 위로와 격려를 보내며 남은 사제의 길에 더 깊은 평화가 함께 하기를 마음 모은다.
- 이병철 (시인, 생태귀농학교장)
어거스틴 경일 신부가 두툼한 원고뭉치를 건네며, 이번에 자서전을 내게 되었는데 읽어보고 한 마디 소감을 써달란다. 대강 읽어본다. 자기 말대로, 본인도 이해되지 않는 이른바 과격한 언사와 행동들이 젊은 날의 그와 그의 주변에서 숨 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한님이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시는 방법이 참으로 가지각색이구나, 이런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실감할 것이다.
거두절미, 하느님의 사랑받는 사람 곧 그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바울로의 고백이 경일 신부의 참회록에서 입증되고 있음을 축하한다.
마침 우연찮게 인도의 어머니(The Mother)가 자식들에게 주는 말씀을 읽었는데 그대로 전해주어야겠다. (경일아, 그분이 꼭 너 들으라고 이 말씀을 하신 것 같구나.)
―네가 시방 그 몸으로 이 땅에서 사는 데는 분명한 목적이 있단다. 할 수 있는 대로 깨어서 네 몸을 한님의 온전한 도구로 쓰이게 하는 거지. 그분은 너한테서 무엇을 이루시려고 필요한 정신적 육체적 요소들과 주변 환경을 고루 갖추어주셨어. “아, 끔찍한 내 인생!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 놈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 모두가 멍청한 당나귀다! 누구나 자기를 완벽히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생명이 있고, 자기를 완벽히 발전시키는 데 도움 되는 경험들이 있으며, 자기를 완벽히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온갖 어려움들이 있는 법이다.
너 자신을 자세히 보렴. 너만의 것인 특별한 목적과 특별한 사명이 있고, 그것들을 완벽히 실현하도록 돕는 데 없으면 안 되는 온갖 어려움들이 네 속에 있는 걸 보게 될 거다. 네 속에 빛과 그늘이 똑같이 있고, 좋은 힘과 안 좋은 힘이 함께 있는 것도 보게 될 거야. 네 속 어디에선가 커다란 어둠이 보이거든 거기 어딘가에 커다란 빛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드물긴 하다만, 이거야말로 세상에서 으뜸으로 중요한 진실이란다. 네가 너를 자세히 보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래서 우리가, 예를 들어, 가장 큰 도둑이 가장 착실한 사람이고 가장 큰 거짓말이 가장 정직한 말이라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도둑이 되라는 말은 아니라는 거, 너도 알지?) 그러니 네 안에서 큰 약점이 보이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라. 그게 가장 신성한 힘이 네 안에 있다는 증거일 수 있거든. “난 본디 그런 놈이야. 어쩔 수 없어!” 이런 말도 하지 마라. 그렇지 않아. 네가 ‘그런 놈’인 건 정확하게 ‘안 그런 놈’으로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네가 겪는 온갖 어려움들도 그것들을, 그것들 속에 감춰놓은 진실로 바꾸는 법을 배우기 위한 거야.
한번 이 진실을 깨친 사람은 수많은 염려들이 사라지면서 아주, 아주 행복해지지. 자기 안에서 커다란 그늘이 보이면 “내가 꽤 환해지겠군!” 하고, 자기 안에서 깊은 구렁이 보이면 “내가 아주 높이 기어오르겠군!” 하는 거라. 그런 사람을 누가 실망시킬 수 있겠니?
- 이현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