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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캐빈 10 : 여기서 나가야 한다. 이건 절대 내 상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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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캐빈 10 : 여기서 나가야 한다. 이건 절대 내 상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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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58g | 140*210*13mm
ISBN13 9788959135141
ISBN10 895913514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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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와 연결된 철제 다리에서 오로라호를 바라보자 내가 제대로 찾아온 것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 보도자료에 나온 사진과 비슷하기는 했다. 지문 하나, 바닷물 한 방울 묻지 않은 커다란 유리창이 햇빛을 반사했고 흰색 선체는 오늘 아침에 페인트칠을 마친 것처럼 번쩍거렸다. 그런데…… 보도자료 사진으로는 크기를 짐작할 수 없었지만 실제로 본 오로라호는 너무 작았다. 크루즈선이라기보다는 큼직한 요트에 더 가까웠다. 보도자료에서 ‘부티크’라는 말을 왜 그렇게 강조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스 섬들을 오가는 요트도 이 배보다는 더 크다.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시설들(오로라호의 까다로운 승객들에게는 도서관, 일광욕실, 스파, 사우나, 칵테일 라운지 등등이 꼭 필요하단다)이 이렇게 작은 배에 다 들어 있다고? 믿을 수 없다. 아담하고 반질반질 광택이 나는 선체는 묘하게 장난감 같았다. 좁은 철제 다리에 발을 디디자 갑자기 어떤 이미지가 떠올랐다. 내 상상 속에서 오로라호는 작고 완벽한 형태로 유리병 안에 갇힌 비현실적인 배였다. 배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나도 따라서 작아지는 듯했다. 망원경을 거꾸로 들고 보는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현기증이 일어났는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 p.54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숨을 가쁘게 쉬며 그 말을 되뇌다 보니 조금씩 흥분이 가라앉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지금도, 그때도. 나를 해친 사람은 없다. 없다고.
술이 간절했다.
미니바 안에는 미니어처 진, 위스키, 보드카 대여섯 병, 그리고 토닉, 얼음이 있었다. 컵에 얼음을 담고 여전히 떨리는 손으로 미니어처 진 몇 병을 따서 잔에 부었다. 토닉 워터까지 섞은 후 단숨에 들이켰다.--- p.69

“나한테 뭘 더 원하는 거죠? 난 지금 내가 무엇을 봤고, 무엇을 들었는지 다 말했어요. 저 선실에 여자가 있었고 사라졌다고도 말했어요. 승객 명단을 봐요. 승객이 사라졌단 말이에요. 걱정이 안 돼요?”
“저기는 빈 선실입니다.”
나는 고함을 지르다가 내게 친절을 베풀고 있다는 듯 지나치게 차분하게 말하는 닐손의 표정을 보고는 흥분을 가라앉혔다.
“나도 알아요. 지금까지 계속 그 말을 하고 있잖아요.”
“아니요. 제 말은 이런 뜻입니다, 블랙락 님. 10호실은 계속 비어 있었어요. 승객이 타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어요.” --- p.128

그 여자에게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 다시 본다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얼굴은 아니다. 예쁘장했지만 평범한 편이었다. 머리카락이나 핑크 플로이드 티셔츠도 아니다. 날카로운 눈으로 복도를 보던 표정, 내 얼굴을 보고 놀란 표정에는 활기와 생동감이 넘쳤다.
정말로 그 여자가 죽었을까?
그녀가 죽지 않았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뿐이다.
내가 미쳐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 모르겠다. --- p.154

다만 살인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사실이 자꾸 의심이 된다. 믿기지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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