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중엽 영국교회를 깨우기 원했던 마틴 로이드-존스 목사님은 30년 가까이 목회했던 런던 웨스트민스터 교회를 회고하면서 “사람에게 있어 설교 사역이야말로 가장 고상하고 가장 위대하며 가장 영광스러운 소명”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그 당시 생명력을 잃어가는 개신교 교회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교회에 가장 절실히 요청되는 일은 다름 아닌 참된 설교”라고 로이드-존스 목사님은 호소하였습니다. 서구교회를 향한 로이드-존스 목사님의 1969년 권면은 50년이 지난 2019년, 한국교회 목회자를 비롯한 모든 개신교 설교자들을 향한 예언자적 선포와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교회 회복을 위해 가장 시급히 요청되는 사안은 ‘바른 설교’라 여겨집니다. 사실 ‘바른 설교’는 교회 성장의 도구가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교회 본질을 향한 첫 출발이자 교회 정체성의 시금석입니다. 하나님 말씀의 능력과 영광을 체험함에서 나오는 설교자의 삶이요 선포요 간증이 설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바른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하나님 복음에 대한 기쁨과 두려움이 항상 신비롭게 공존합니다.
금번에 노천상 목사님이 서울 노원구 예림개혁교회 주일 강단에서 성도들과 나눈 데살로니가서신 강해를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노 목사님은 제가 재직하고 있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성경강해설교학 석사과정 1회 졸업생입니다. 빠듯한 목회사역 일정 속에서도 다섯 학기 석사과정 내내 성경 본문연구와 과제를 성실하게 감당하며 늘 모범을 보이셨던 분입니다. 이것보다 더 소중한 기억이 있습니다. 학기가 거듭되면서 하나님 말씀의 능력과 깨달음을 제게 고백하며 나누던 노 목사님의 기쁨과 감격의 모습들입니다. 학위과정을 통해 성경을 공부한다고 해서 이런 깨달음을 목회현장에 순종하고 실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졸업 이후에도 말씀 사역자의 정체성과 우선순위를 놓치지 않고 ‘경건과 학문’의 균형을 꾸준히 정진해 온 수고와 땀의 결실이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이번 노 목사님 강해설교 출간을 함께 기뻐하며 축하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천상 목사님의 설교에는 오늘의 성도들뿐 아니라 사역자들에게, 특히 목사후보생들에게 주는 유익이 참 많다고 생각됩니다. 아래와 같은 요소와 특징은 주목해야 할 가치가 높습니다.
첫째, 여기에 담긴 설교들은 ‘성경적 강해설교’의 좋은 예시가 됩니다. 노 목사님은 하나님 말씀으로서 성경의 능력과 권위를 신앙하는 분답게 성경 말씀이 기록된 시대의 언어와 역사를 본문과 함께 연구하고 씨름하면서 성경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바른 설교’는 강단 설교에 앞서 설교자의 말씀 연구와 묵상 및 기도에 많은 정력과 시간이 요구됩니다. 노 목사님의 설교에는 학자들의 주석서들과 문헌들을 참고한 흔적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며, 이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충분히 소화하여 하나의 메시지로 구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둘째로, 노 목사님의 글은 성경 본문에 집중하는 강해설교 형식 안에서도 틈틈이 신학/신앙 교리적 교훈을 빼놓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데살로니가 서신뿐 아니라 바울의 다른 서신들을 포함해서 관련된 성경의 다른 본문들을 해당 주제나 개념의 흐름을 따라 연결지어 줌으로써 ‘성경신학적 프레임’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성경적 설교’가 ‘교리적 설교’와 함께 연이어질 수 있음을 엿보게 해 줍니다. 이런 수고가 목회자의 분주한 목회 일정과 현장 설교 가운데 오늘날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노 목사님의 일상과 설교준비를 위한 노력은 외로운 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경 말씀에 대한 이 같은 통전적 읽기와 적용은 말씀의 꼴을 먹는 성도가 건강하게 자라나는 길이요 설교자 역시 균형 잡힌 목회자로 깨어 있을 수 있는 길이라 여겨집니다.
셋째로, 노 목사님의 설교에는 교회사적 인물이나 소중한 개혁파 신앙고백서들과 관련된 해설이 성경 본문을 따라 적절하게 잘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옛 선조들의 신앙의 거울 앞에서 우리 신앙의 맥을 효과적으로 짚어줌으로써 오늘 우리의 신앙이 분파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교회사적 거대 담론의 공동체성 안에서 우리의 좌표를 인식하도록 도와줍니다. 넷째로, 여기에 있는 모든 설교들은 노 목사님이 목양하면서 예림개혁교회 공동체 성도님들과 예배 가운데 직접 나눈 메시지입니다. 한 마디로 단순한 ‘설교문’이 아니라 ‘설교 행위로 선포 되었던 목양 메시지’입니다. 그렇기에 ‘실천적 설교’로서 오늘의 그리스도인에게 고민과 적용과 순종을 요청하는, 한 목회자의 간절한 마음이 이 책의 매 장마다 올올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메시지는 점점 더 암울해지고 있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친절하게 제시해 줍니다.
여기에 있는 글들은 서울의 한 지역교회를 목양하는 설교자가 주일마다 동일한 성도들에게 연속적으로 행한 ‘평범한 설교’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 주일 강단의 상황에서 이 글들이 ‘특별한 설교’로 취급되지 않을까 우려할 독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 있는 이 설교들이 우리 안에서 ‘평범한 설교’로 자리 잡기를 저자는 소망하리라 봅니다. 그것이 이 글들을 출간하게 된 이유일 겁니다.
사제관계를 넘어 복음 동역자로서 해마다 성장과 성숙을 거듭하는 노 목사님께 하늘의 능력과 위로를 전합니다. 목양사역을 함께 섬기며 동역하는 예림개혁교회 성도들께도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나눕니다. 이 책에 담긴 메시지가 성경에 천착한 외침이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마다 하나님 나라 울림의 소명과 떨림의 사명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Soli Deo Gloria!
- 허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노천상 목사님은 예림개혁교회 담임목사님이십니다. 개혁교회의 목사님답게 노 목사님의 설교에는 개혁교회의 신학과 설교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이 설교를 읽으면서 저는 마치 조나단 에드워즈의 설교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에드워즈 목사님은 청교도 설교자들 중에서만 아니라 미국교회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설교자 중 한 분이셨습니다. 에드워즈는 35년간 매주 설교했는데, 그 중에 1250편의 설교가 남아 있습니다. 그분은 설교를 하실 때마다 시대 상황을 간파하고 교인들의 영혼을 사랑하여 악한 세상에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의 말씀의 표준대로 살아야 할지를 설파했습니다. 에드워즈는 성경을 강해하고, 그것을 교리적으로 설명하며, 마지막으로 당대의 상황에 적용하는 패턴으로 설교했습니다.
그의 모든 설교에는 본문과 관련한 성경본문이 자유자재로 인용되었고, 세상과 구별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신자들을 향한 애끓는 마음이 곳곳에 배어 있으며, 교인들을 사랑하는 목회자적 열정이 묻어나 있습니다. 노천상 목사님을 잘 아는 분이시라면 누구라도 그가 목회하는 것을 보거나 이번에 출간된 이 책에 실린 설교들을 읽고 있으면, 흡사 18세기의 에드워즈가 이 시대에 살아와 우리 앞에서 설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이 책에 실린 설교들은 노 목사님이 담임하는 예림교회에서 데살로니가전서와 데살로니가후서의 본문을 중심으로 행한 설교들입니다. 적어도 이 설교집에 실린 노 목사님의 설교들은 앞에서 제가 언급한 에드워즈 목사님의 설교의 패턴을 따르고 있습니다. 에드워즈 목사님은 주해-교리-적용을 엄격이 나누어 설교했지만, 노 목사님의 설교에는 이 내용들이 녹아 있다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노 목사님의 모든 설교는 해당 본문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 본문과 관련한 여러 본문들을 인용하여 본문의 의미를 더욱 넓고 깊이 있게 설명하며, 그 본문에 비춰 현대 교회와 목회자들 그리고 신자들의 삶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거나 위로하거나 소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노천상 목사님의 설교는 교회의 중요성과 신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 구성원에 속한 자라는 의식을 가지고 살라는 개혁자들과 청교도들의 교회관이 반영된 설교입니다. 그래서 독자는 이 설교를 읽을 때마다 노 목사님이 인용하는 칼빈과 같은 개혁자들과 스펄전을 비롯한 청교도 설교자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스펄전 목사님이 당대 부패하고 타락한 성직자들과 교회를 향해 회개를 외쳤고, 게으르고 나태한 교인들에게 불같이 책망하는 설교를 했듯이, 노 목사님도 본문에 근거하여 현대교회와 목사들과 신자들의 잘못된 삶을 꾸짖고 바로 잡고 위로하며 소망을 갖게 합니다.
신자들은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복음에 따라 살고는 있지만 동시에 신앙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세상과 동화되려는 유혹을 많이 받습니다. 교회와 설교자는 이런 상황에서 성도들의 잘못된 삶을 꾸짖고 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르게 제시하는 설교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설교를 하기에 가장 좋은 본문은 이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던 데살로니가 교회에게 보낸 바울의 편지들일 것입니다. 노 목사님이 다른 본문을 가지고 설교를 하셨더라도 이 책에 나타나 있는 개혁주의 세계관과 교회관을 잘 드러내셨겠지만, 특히 데살로니가교회에 보낸 바울의 두 편지를 중심으로 한 이 책에 실린 설교들에, 노 목사님이 평상시 가지고 계신 기독교적 세계관 개혁교회와 청교도들의 교회관이 아주 명료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저는 이 설교를 읽으면서 예림교회 교우들이 참 복된 교인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림교회 교우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매인바 된 담임목사로부터 매 주일 한 편 또는 그 이상의 이런 내용의 설교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비중이 있는 설교는 한국교회의 여느 교회에서는 듣기 힘든 설교입니다. 설교자들이 목회의 첫 번째 사명이 설교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고 다른 데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그 일차적인 이유가 되겠지만, 한 주 내내 이처럼 말씀을 깊이 묵상하지 않고, 교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뿐더러 설교 준비를 성실히 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노 목사님은 설교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을 정도로 설교 준비하는 일에 집중하하고 헌신하는 말씀의 신실한 종입니다. 예림교회 교우들이 매주일 이런 설교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시바 여왕이 솔로몬을 만나 탄복한 것처럼 말입니다. “복 되도다, 당신의 사람들이여. 복 되도다, 당신의 이 신하들이여. 항상 당신 앞에 서서 당신의 지혜를 들음이로다”.
이제 이 책이 출판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었으니, 제가 복되다고 한 예림교회 교인들만 아니라 우리가 부러워하고 있는 청교도들의 설교를 듣던 18세기의 교인들처럼, 우리도 그런 복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출판을 무척 기뻐합니다.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져, 많은 사람들이 우리 시대에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많은 은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오광만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