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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고 앉아있네 9 : 김우재의 초파리 사생활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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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고 앉아있네 9 : 김우재의 초파리 사생활 엿보기

: 김우재의 초파리 사생활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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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92g | 130*190*20mm
ISBN13 9788962622270
ISBN10 896262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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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이 한국의 훌륭하고 건강한 과학자들에 의해 잘 발전할 수 있기를 항상 바란다. 그것은 한때 내 꿈이었고, 여전히 큰 미련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부인이 해줄 수 있는 한계란 거기까지다. 다만 바라기를 한국의 다음 대통령은 과학자가 되기를. 그런 시대가 올 때까지 한국의 과학이 살아남을 수 있기를. 그리고 아이들이 초파리를 보고 유전학을 떠올릴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 p. 12-13

초파리는 1900년도쯤에 모델생물이 되었습니다. 초파리가 모델생물이 되면서부터 유전학은 체계화되기 시작했어요. 과학의 면모를 갖추게 된 거죠. 1970년대에 시모어 벤저라는 과학자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시모어 벤저는 원래 초파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던 사람이에요. 박테리아에 감염하는 T4라는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사람이었지요. 그 분야에서 잘나가던 과학자가 갑자기 분자생물학의 전성기에 바이러스 연구를 관두고 초파리 연구에 뛰어들었어요. 시모어 벤저는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질문이 하나 있었다고 해요. ‘과연 유전자와 행동을 연결시킬 수 있는가’, ‘유전자가 진짜로 행동을 조절하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 p. 18

우생학은 유전학이 잘못 응용된 케이스였어요. 과학이 섣부르게 응용학문으로 발전했을 때 나타나는 가장 악독한 케이스지요. 나치는 우생학을 인종청소를 하는 과학적 근거로 사용을 했습니다. 미국은 이민법이라는 법률로 다른 인종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리고 저소득층의 여성들을 불임시술을 시켰어요. 이 법을 제정하는 데에 근거가 된 것이 우생학이었습니다. 아주 최악의 학문이지요. --- p. 26-27

어떤 부분이 유전이고, 어떤 부분이 환경이냐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실 복잡한 행동일수록 유전자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대부분 그래요. 특히 인간의 사고와 같은 건 거의 영향을 안 받는다고 봐요. 인간은 원래 읽고 쓰게 진화하는 동물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읽고 쓰는 능력은 전적으로 완전한 환경의 선물인 거예요. 이건 안 배우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이건 문화가 만든 거죠. --- p. 48

김 - 초파리 수컷이 수컷들끼리 자라면 혼자 자란 수컷보다 섹스를 오래 한다는 걸 연구해요. 이걸 롱거 메이팅 듀레이션longer mating duration이라고 해요. 제가 이름 붙였어요. 원래 롱거 섹스 듀레이션longer sex duration이라고 붙였거든요. 그러니까 약자로 LSD가 되잖아요?
원 - 그러네요.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는 유명한 마약이죠? 환각제.
김 - 이 유머를 교수님이 싫어하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LSD가 될 뻔했던 논문이 LMD가 됐어요. 너무 안타까워요. 초파리 유전학자들은 이름 짓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돌연변이 중에 이름이 희한한 게 많아요. 빈센트 반 고흐도 있고, 베토벤도 있어요. 못 듣는 초파리들은 베토벤이에요.
--- p.91

한국사회에 필요한 건 과학이 대중화되는 것도 아니고 대중이 과학화되는 것도 아니에요. 원래 과학이 가지고 있었던 정신을 그대로 가진 과학이 되면 돼요. 그런데 한국사회에는 그런 과학이 없어요. 과학의 과학화가 가장 중요하지, 대중을 계몽하는 게 먼저가 아니라 생각해요. 제가 하는 행동들은 과학이 ‘과학스러운 것’들을 그대로 대중에게 보여주는 일이라 생각해요. 대중은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줍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잘 안 들어요. 정치인들은 아예 귀가 없는 것 같고요.(웃음)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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