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늘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지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한 영혼을 갉아먹는 스트레스는 공허함을 안겨주고, 우리는 이를 채우기 위한 갖가지 수단을 모색한다. 그중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가 바로 ‘먹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이 크게 필요하지 않으며(물론 함께하면 좋겠지만), 언제든 손쉽게 가능하고,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그러니 한번 먹는 것에 길들여지면 쉽게 이를 끊기가 힘들다.
문제는 급격한 환경의 변화나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우리 몸이 생리적인 필요에 의해 느끼는 진짜 허기에 둔감해지는 경우다. 진짜 신호는 무시되고, 가짜 신호만 느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몸이 음식을 필요로 하는 ‘생리적 허기’와 마음이 음식을 필요로 하는 식탐인 ‘감정적 허기’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
만약 배가 딱히 고프지는 않은데 무언가 당긴다면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보라. 생리적 허기인지 감정적 허기인지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네가 원하는 게 정말 음식이야?”
한 번 더 물어본다.
“정말 음식이 맞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물어본다.
“확실히 맞아?”
이렇게 자신에게 물어봤을 때 그래도 음식이라는 답이 나온다면 그냥 먹고,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그럼 네가 이 음식 대신, 진짜 원하는 것이 뭐야?”
아마도 여러 대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더 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존중받았으면 좋겠어!”
“나는 지금의 삶이 너무 힘들어!”
바로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것이 나의 마음을 공허하게 하고, 음식으로 이를 채우려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넌 다른 데는 다 괜찮은데, 그 뱃살. 그건 진짜 문제인 것 같아. 그게 다 빵을 많이 먹어서 그런 거 아냐. 앞으로는 밀가루는 좀 줄이는 게 어때?”
어느 날 친한 친구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이런 충고를 한다면, 당신은 과연 다음 중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나. 친구의 말을 듣고 보니 분명 맞는 말이긴 한데,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자기는 날씬하면 얼마나 날씬하다고. 네 엉덩이 살부터 빼야할 것 같은데?”하고 반감이 들 수 있다.
둘.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겉으로는 애써 태연한 척, “그래, 충고해줘서 고맙다. 내가 빵을 좀 많이 먹긴 하지?”라고 말할 수도 있을 테다.
이 두 경우, 우리는 친구에게 충고를 들은 대로 자신의 문제를 진심으로 개선하고자 할까? 충고 자체는 맞는 말이지만 우선 기분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십중팔구는 진지하게 개선하려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네 말대로 하나봐라!’하고 오히려 더 삐뚤어질지도 모르고. 친구의 말이 자신에게 수용되지 않은 것이다.
셋. “그러게. 나 진짜 왜 이럴까. 정말로 빵은 못 끊겠어. 뱃살? 어쩌겠어. 평생 가지고 가야지.” 이 경우가 바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한계 짓고 체념해버리는 상태다. 개선할 의지조차 상실한 최악의 경우다.
마지막 넷. 만약 친구에게 충고를 듣고 자신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면, 그래서 꺼내기 쉽지 않은 이런 충고를 해준 친구에게 감사하는 마음까지 든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는 십중팔구 자신의 문제점이 어떤 식으로든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다.
어떤 변화든 받아들이는 것, 즉 수용으로부터 시작된다. 먼저 받아들이지 않으면 변화의 물꼬가 터지지 않는다. 그것이 몸의 변화든, 마음의 변화든.
--- 본문 중에서
서비스업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라면 ‘진실의 순간’이라고 불리는 MOT(Moment Of Truth)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스페인의 마케팅 이론가 리처드 노먼(Richard Norman) 교수가 제창한 개념으로, 어떤 일에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순간을 뜻한다. 원래 투우에서 쓰는 용어인 MOT는 투우사가 황소를 데리고 재주를 부리다가 마지막에 칼을 들어 황소의 정수리를 찌르는 순간, 즉 투우 경기의 승부가 결정되는 짧은 순간을 지칭한다. (…)
그러면 다이어트에서의 ‘진실의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음식이 당기는 순간’이다. 만약 음식이 당기는 순간, 음식에 손을 뻗는 순간, 바로 그때 멈출 수만 있다면 우리는 식탐에서 벗어나게 되고 다이어트에도 성공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
내가 막 간식을 먹으려고 했던 최근의 순간으로 돌아가자. 그 간식은 빵이라고 설정해보자. 빵이 아닌 다른 무엇이어도 좋다. 그 간식을 떠올리면 된다. 먼저 눈을 감고, 아주 구체적인 순간을 떠올려보라. 기억이 나는가? 그렇다면 비디오를 몇 초 전으로 돌려 빵을 막 손에 쥐려고 하던 바로 그 순간으로 가보자. 그리고 이제는 빵을 먹고자 하는 충동이 일어나기 바로 몇 초 전으로 돌아가자. 빵을 집거나 먹기 위해 움직이라는 결정을 하기 직전, 나는 정말 무엇을 느끼고 있었는가?
이미 지나간 순간이라 잘 되지 않으면, 이 시간 이후 음식이 막 당기는 순간에 해봐도 괜찮다. 이 작업은 간식이 당길 때마다 할 수 있다. 혹은 하루 세끼 식사시간 중 충분히 먹은 것 같은데, 왠지 부족한 듯해서 조금 더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순간 해볼 수도 있다. 여러 번 이 과정을 거치다 보면 음식을 당기게 하는 감정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될 것이다. 그 감정은 다음 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