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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의 향기, 나무
중고도서

옛집의 향기, 나무

: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의

고규홍 | 들녘 | 2007년 04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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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4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336g | 153*224*20mm
ISBN13 9788975275692
ISBN10 8975275698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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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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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회화나무는 다른 무엇보다도 일단 생김새가 멋지다. 자유분방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은 채 뻗어나가는 가지는 거칠 것 없이 펼쳐나가는 학문의 길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자수라는 별명이 더없이 어울리는 나무다.
그러나 해미읍성의 호야나무는 아름답거나 기품이 있는 나무가 아니다. 한눈에도 기괴하게 뒤틀려 보인다. 사람도 마흔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나무도 자기 삶의 흔적을 숨기지 못하는 것 같다. 인간 세상에 베푼 것이 얄궂게도 삶을 앗아가는 일이었던 탓인지 해미읍성의 호야나무는 외양부터 슬픔으로 가득하다.
(중략)
그러나 동헌 앞 느티나무는 이 세상 어떤 나무보다 더 화려한 영화와 부귀, 권세를 누린 듯하다. 줄기만 앙상하게 하늘로 솟구친 회화나무와 달리 이 느티나무는 무성한 가지를 사방으로 고르게 뻗친 기운찬 모습이다.
이 느티나무는 동헌을 드나들던 권세가들과 함께 살았다. 아침저녁으로 느티나무를 스쳐간 사람들의 삶은 모자람이 없었다.
(중략)
두 나무의 실제 간격은 몇 걸음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 나무 사이에 놓인 삶의 거리는 아득하다. 호야나무에 이르러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다시 느티나무를 바라보았다. 그때 느티나무는 호야나무에 묶여 고통 받던 교인들을 어떻게 외면했을까. 아마 두 눈을 질끈 감고 귀를 막아야 했을 게다. 나무 자신이 원한 것도 아닌데, 이렇듯 두 그루의 나무는 엇갈린 운명 속에서 삶을 이어왔고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서 있다._해미읍성의 회화나무 중에서
---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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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자 종목 : 도서
  •  업체명 :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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