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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두 번째 이름, 두부
중고도서

내 두 번째 이름, 두부

: 유기견 출신 두부의 견생역전 에세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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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428g | 135*200*14mm
ISBN13 9788965708605
ISBN10 8965708605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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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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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바잇미’라는 회사의 최고경영견 두부입니다. 먼저 이 책을 읽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책을 펼쳐주신 것에 무척 감사드립니다. 다 못 읽으셔도 큰 원망은 하지 않겠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개의 신분으로 ‘대표’라는 직함을 달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제가 태어날 때부터 아주 유복한 개라고 오해하시는 것 같아, 먼저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눈 하나로 세상을 보는 개입니다. 한쪽 눈이 있던 자리를 털로 가리고 다니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제 머리가 단지 스타일일 뿐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제 눈이 한쪽밖에 없는 이유는 이 책의 본문에서 밝힐 생각입니다.
눈을 하나 잃고 난 후 많이 힘들었습니다. 몸이 아프기도 했지만, 이제 예쁜 개들한테 어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지 않은 저를 우리 엄마가 예뻐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제 걱정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저의 첫 번째 엄마는 제가 눈을 잃자 저를 떠났습니다. 저는 미국의 한 보호소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 p.11

나는 두부를 만나기 전까지 한 번도 ‘버려진다’는 일이 한 생명체에게 얼마나 큰일인지 생각해보지 못했다. 두부를 통해 모든 생명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으며, 그 자체로 귀한 것이라는 걸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한 생명체인 반려동물을 손쉽게 버린다. 자라면서 생김새가 마음에 안 든다고 버리고, 나이 들면서 병이 들었다고 버린다. 키울 사정이 안 된다며 버리고, 말을 안 듣는다고 버린다.
두부도 그랬다. 두부도 버림받은 상처투성이 작은 생명이었다. 하지만 나와 함께하면서 두부는 온전히 사랑받는 법을 알게 되었고, 정서적으로 조금씩 안정되어 갔다. 몸과 마음의 아픔을 극복하고 밝고 건강한 모습의 두부가 되었다. 두부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희망을 발견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누군가도 작은 생명으로 인해 유기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으리라.
--- p.9

눈이 하나만 있으면 거리감을 느끼지 못한다. 마치 카메라로 찍어놓은 사진처럼 세상이 납작해 보이고 원근감이 없다. 예를 들어 나는 간식이 분명 어떤 지점에 있다고 생각해서 다가가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쪽 눈으로는 사물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간식은 항상 내가 생각한 거리보다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었고, 때로는 전혀 다른 방향에 있기도 했다. 분명히 내 한쪽 눈에는 밥그릇이 보이는데 내 다리는 자꾸만 다른 곳으로 가고 있었다. 나는 밥 하나 제대로 찾아 먹지 못하는 쓸모없는 개가 된 것이다. 쓸모없는 개는 나처럼 버려진다. 첫 번째 엄마는 그래서 나를 버렸다. 두 번째 엄마도 곧 나를 버릴 것이다. 나의 이런 불안과 화를 어떻게든 표출하고 싶었다.
--- p.27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에게 한국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엄마는 아르바이트로 영어 강사 일을 하면서 취직 준비를 병행했다. 엄마가 바빠지면서 나는 다시 시중에 파는 간식들로 연명해야 했고, 결국 알레르기와 피부병이 재발하고 말았다.
엄마는 미국에 버리고 온 50달러짜리 건조기를 그리워하며 밤마다 사경을 헤매다가, 결국 홈쇼핑을 보다 리큅 건조기를 구매하고 말았다. 언론 고시를 준비한다더니 유야무야 닭고기를 썰었다. 스터디의 글쓰기 숙제는 하지 않으면서 혼신을 다해 오리고기를 말렸다.
엄마가 자신을 조선시대 백정쯤으로 착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엄마는 본인의 간식을 시중에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작은 가정용 건조기로 정성껏 말린 육포를 예쁘게 포장해서 주말마다 플리 마켓에 참가해 판매했다. ‘엄마. 어디 내다 팔 실력은 아니잖아?’라며 엄마를 뜯어말리고 싶었지만, 개라서 말을 할 수 없는 내 처지에 대한 비관만 돌아올 뿐이었다.
--- p.87

사실 나의 꼬질꼬질함은 일종의 위장이다. 일명 대걸레 위장술 또는 슬럼가 레게 위장술이라고도 불린다. 조선시대 암행어사도 자신이 암행어사인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허름한 옷을 입었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지 않아도 나는 유기견에서 회사 대표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존재인데다 평소 생활이 럭셔리한데, 털까지 하얗고 윤기가 나면 평범한 사람들이나 개들에게 너무 큰 위화감을 줄 수 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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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자 종목 :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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