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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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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류전윈 저 / 김태성 | 아시아 | 2015년 05월 2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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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30g | 146*206*30mm
ISBN13 9791156621225
ISBN10 115662122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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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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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태성
1959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타이완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학 연구공동체인 한성문화연구소(漢聲文化硏究所)를 운영하면서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대학에 출강하고 있으며 중국 문학 번역과 문학 교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노신의 마지막 10년』 『굶주린 여자』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목욕하는 여인들』 『딩씨 마을의 꿈』 『핸드폰』 『눈에 보이는 귀신』 『나와 아버지』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황인수기』 『풍아송』 『한자의 탄생』 『말 한 마디 때문에』 등 100여 권의 중국 저작물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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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차오는 마흔이 넘도록 아내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아 아직 아이가 없는 처지였다. 라오차오가 말했다.
“아이를 사는 것이 강아지를 사는 것과는 다르지 않겠소?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말 한 마디로 결정할 수 있단 말이오?”
사내가 말했다.
“형씨는 지금 이 아이가 불쌍하지도 않습니까?”
“이건 불쌍하고 안 불쌍하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난 지금 창즈현에 가서 깨를 팔아야 한단 말이오. 게다가 이건 나 혼자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이 아니란 말이오. 집사람과 상의를 해 봐야 한단 말이오.”
사내는 라오차오의 이 한 마디를 붙잡고 늘어졌다. --- p.50

“좋긴 한데 좀 멀어서 말이야.”
뜻밖에도 샤오원은 라오차오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사람이 좋기만 하다면 백 리가 문제겠습니까?”
그러고는 한 마디 덧붙였다.
“편벽한 곳에도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지만 정말로 마음에 맞는 사람은 천 리를 가도 찾기 어려운 법이거든요.” --- p.84

두 사람이 말을 하지 않을 때는 그나마 무사하고 평온했지만 뉴아이궈가 매일 듣기 좋은 말만 하기 시작하자 오히려 팡리나는 이를 참을 수 없게 되었다. 뉴아이궈는 원래 입만 열었다 하면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가 어떤 일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하면 팡리나는 귀부터 막았다.
“제발 부탁이에요. 그만 얘기해요. 난 당신이 말하는 걸 듣기만 해도 구역질이 난단 말이에요.”
혹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뉴아이궈, 당신 정말 지독하네요. 나를 듣기 좋은 말을 들으면 안 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다니 말이에요.” --- pp.136-137

“너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서야 이렇게 많은 얘기들이 생각난 것과 마찬가지지.”
마지막 시외버스가 떠나려고 하자 차오칭어는 그제야 차에 올랐다. 차에 올라 차창 밖을 내다보니 텅 빈 정거장에 엄마 혼자만 남아 지팡이를 짚은 채 입을 벌리고 있었다. 차오칭어의 눈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라오차오의 아내는 죽기 한 달 전에 다리에 부종이 생겨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차오칭어는 엄마를 모시면서 한 달을 머물렀다. 라오차오의 아내는 침대에 누워 있고 차오칭어는 침대 곁에 앉은 채 두 사람이 한 달 동안 나눈 이야기는 보통 사람들이 평생 나누는 이야기와 맞먹었다. 라오차오의 아내가 죽기 하루 전에도 두 사람은 여전히 얘기를 나누었다. 얘기를 나누다가 라오차오의 아내가 혼수상태에 빠지자 차오칭어가 소리를 질렀다.
“엄마, 돌아와요. 전 아직 엄마한테 할 얘기가 많단 말이에요.” --- pp.226-227

뉴아이궈는 장추홍이 더 보고 싶어졌다. 그녀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상관없었다. 그녀를 찾으려는 것은 그녀의 입에서 일곱 달 전에 하려고 했지만 하지 못했던 말이 무엇인지 듣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보터우로 오기 전에는 그 말이 알고 싶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시간도 지나고 상황도 바뀐 터라 그 말을 찾는다고 해도 이미 제 맛을 잃어버렸을 것이 분명했다. 그가 지금 장추홍을 찾고 있는 것은 일곱 달 전의 그 말 한 마디 때문이 아니라 장추홍에게 해줄 새로운 말 한 마디가 생겼기 때문이다. 일곱 달 전에 뉴아이궈가 장추홍을 버리고 산시로 도망쳐 온 것은 누군가 목숨을 잃게 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지만, 지금은 그 한 마디 때문에 목숨을 잃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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