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에서의 유튜브 사용량을 우선 살펴보자. 모바일에서의 월 순방문객Monthly Active User 수 2,350만 명, 주 순방문객Weekly Active User 수 1,800만 명을 풀어서 설명하자면 한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2명 중 1명(50대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 제외 시 사실상 1.5명 중 1명)꼴은 최소 한 달에 1회 이상 유튜브에 접속하며, 이 중 75% 이상은 매주 접속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사용자당 월 평균 863분(14.4시간)을 시청한다고 하니 매월 총 202억 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청 시간은 국내 모바일 미디어 산업에서는 사실상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다. - 39P
지금 모바일 미디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정보와 오락을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매체에 불과하던 미디어는 이제 모든 산업과 연결되고 있다. 이는 미디어의 일부분에 불과했던 모바일 미디어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미디어가 모든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과 밀접해졌기 때문이다. 즉, 미디어가 일상이 되어가는 현재의 흐름에 더해 10~20대를 중심으로 일상이 미디어가 되는(나의 일상 자체가 미디어인) 새로운 소비 행태가 예견되고 있다. - 10P
연초에 페이스북(본사)에서 연락이 왔다. 소셜 미디어의 대표 주자인 페이스북 역시 타임라인에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시청하는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동영상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던 시기였다.
2016년 페이스북의 인당 동영상 소비 시간에서 한국 시장이 1위(월평균 15분 이상)를 차지하자 한국의 모바일 미디어 시장과 고객 분석을 위해 필자가 소속된 기업의 모바일 사업본부에 미팅을 요청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페이스북의 비디오 프로덕트 매니저 8인은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 통신기업의 모바일 미디어 매니저 8인과의 흥미로운 미팅이 성사되었다. 그렇다. 글로벌 시가총액 6위(380억 달러)이자 20억 명의 월 순방문객을 보유한 페이스북이 시장 분석을 위해 직접 방문하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유튜브의 한국 시장 역시, PC 대비 모바일 사용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90%(업계 추정치)에 달하며 향후 모바일의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모바일 미디어는 우리 한국인의 일상을 이미 지배하고 있다. - 32P
그렇다면 다음 세대인 알파 키즈Generation Post Z의 정체성은 어떻게 규정될까? 밀레니얼 세대를 부모로 둔 알파 키즈는 기저귀를 찬 신생아 시절부터 유튜브가 들려주는 자장가에 잠이 들고, 걸음마가 익숙해질 무렵이면 30% 정도는 이미 부모 도움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이들에게 IT 기술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닌 생활 그 자체이다. 마크 맥크린들은 “알파 키즈는 이메일이 아닌 인스턴트 메시지로, 문서가 아닌 프레지Prezzi(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와 유튜브 영상만으로 완전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온라인 환경에서 수초 만에 사고를 전이시킬 수 있는 첫 세대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 202P
필자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시도 때도 없이 끊임없는 질문들로 주위를 귀찮게 한다. “요즘 예능 뭐 봐?”, “〈프로듀스101〉 시즌2 막방 봤니?”, “〈옥자〉 봤어? 대한극장까지 갔어? 아님 넷플릭스 앱에서?” 그런데 최근 유튜브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필자의 기준으로는) 어느 하나 잘하고 있는 모바일 미디어가 없는 것 같은 한국에 살면서 질문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모바일에서 영상은 뭐로 봐?” “스마트폰에 동영상 앱 뭐 뭐 깔렸어?”, “근데 그 앱 매일 다 들어가?”, “그중에서 진짜로 돈 내는 건 뭐야?” 등등.
유튜브 빠인 마흔두 살의 그녀(패션업 종사자)는 유튜브와 티빙과 푹을 본다고 했고, 스물여섯 살의 그녀(로스쿨 재학생)는 유튜브와 왓챠플레이와 네이버TV를 보다가 왓챠에 예능이 없어서 4,900원짜리 왓챠를 끊고 옥수수로 갈아탔다고 했다. 그리고 서른한 살의 그(취업준비생)는 유튜브와 옥수수만 깔아두면 돈 안 써도 웬만한 건 다 볼 수 있다고 했으며, 필자는 직업상 5개의 글로벌 동영상 앱과 8개의 토종(한국) 동영상 앱을 무작위로 사용하고 있다.
이렇듯 모바일 미디어별로 제공하는 콘텐츠나 서비스의 성격이 상이하므로 한국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최소 3개 이상의 앱이 모바일에 깔려 있다(Neilson Korean Click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평균 3.6개의 동영상 앱을 이용하며 유튜브 앱을 중심으로 1~2개 앱을 중복 이용한다). - 187P
지금 유튜브는 많은 돈을 벌고 있을까? 답은 ‘아니다’에서 ‘글쎄다’로 옮겨가는 중이라 할 수 있겠다. 2년 전 “유튜브는 아직도 구글에 어떤 돈도 벌어주지 못하고 있다(Youtube still doesn’t make google any money).”월 스트리트 저널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기사의 핵심은 2013~2014년에서야 대략적으로 손익을 맞췄다는 것과 광고 매출의 증대를 위해 자동재생 기능을 더욱 늘리고 구글 서치 데이터 솔루션을 이용해 타깃 광고를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알파벳은 구글의 사업부별 손익 자료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유튜브’라는 독립화된 사업단위별로 글로벌 및 한국 시장의 정확한 손익구조는 알기 어렵지만 유튜브의 순수익은 2014년 이후 미미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2017년 이후 유료 모델(레드)을 시작하며 광고 외의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 원천을 다각화하고 있다. - 77P
현재 한국은 1시간짜리 방송 프로그램에서 스토리상 중요하거나 인기를 끌 만한 클립 몇 개를 추출해서 인터넷 포털에 배포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무료로 시청한다. 이렇게 생산된 클립 중 일부는 화제의 동영상이 되어 50만 뷰, 100만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포털에 광고 매출을 일으키고, 포털은 이를 방송 콘텐츠 사업자들과 배분하는 구조이다. 게다가 한 시간짜리 방송 프로그램을 클립 몇 개로 소화할 수 있으니 바쁘고 급한 한국의 모바일 미디어족에게는 최적의 제공인 셈이다. 심지어 밥 먹듯이 드나드는 포털에서 무료로 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훌륭한 접근성이 어디 있겠는가. 현재 이 같은 방송 클립은 포털(네이버, 다음, 곰TV)과 티빙에서 시청할 수 있지만, 현재 이용률의 70% 이상은 네이버TV에서 소비되고 있다. - 59P
누군가는 자율주행 벤츠 015 모델을 구매할 때 유니클로, 자라, 코카콜라 등으로 구성된 10개 브랜드의 동영상 광고 팩이 뒷좌석의 대형 디스플레이에 3년간 매일 스트리밍되는 조건으로 차량 가격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출근길 내 차 안에서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상품 광고를 매일 시청해야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차량 가격의 10% 할인은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즉, 차량 제조사가 동영상 광고 스트리밍에 대한 대가를 광고(플랫폼) 사업자에게 먼저 받고 소비자에게는 구매 가격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또는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와의 협력 시에는 동영상 광고 스트리밍을 수용하는 탑승자들에게 요금이 할인되는 ‘광고 지원 우버AD SupportedUber’ 상품이 등장할 수도 있다. 물론 이 경우 광고 플랫폼 사업자는최상의 광고 효과를 위해 시즌마다 동영상 광고 팩을 업데이트하며 스트리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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