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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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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노래

: 그들은 어떻게 대중의 눈과 귀를 막았는가

민은기 | 한울 | 2012년 07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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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23일
판형 반양장?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10g | 152*224*30mm
ISBN13 9788946046221
ISBN10 8946046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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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민은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이론전공 졸업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음악학 석사학위를,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이다. 대표저서조『음악과 페미니즘』,『서양음악사: 피타고스에서 재즈까지』,
『Classic A to Z』(공저),『음악사회학』(역서),『음악기보법의 역사』(역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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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은 프로파간다를 전쟁 무기로 사용한 최초의 지배자이다. 유럽 언론에 정교하게 조작된 거짓 정보들을 내놓음으로써 적군이 프랑스군의 실제 전력과 전략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고, 그 사이에 나폴레옹은 아군의 전투 진용을 확실히 가다듬을 수 있었다. --- p.17

나폴레옹의 열성적인 추종자였던 베토벤이「영웅 교향곡」을 원래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고 했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베토벤이 나폴레옹에게 헌정하려던 순간 베토벤의 제자 페르디난드 리스가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를 듣자 베토벤은 분노에 사로잡혀 “나폴레옹도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어. 그도 이제부터 자신의 야심만 생각하며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을 거야”라고 소리치며 표지 위에 써놨던 ‘보나파르트(Buonaparte)’를 지웠다고 한다. 그래서 이 교향곡은 ‘한 위인을 추억하기 위한 영웅 교향곡’이란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 p.35

권력을 유지하고 독재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용된 예술, 특히 음악 뒤에는 히틀러의 남다른 식견과 애정이 있었다. 독일 민족 우월주의를 앞세워 민족 공동체를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제국주의를 실현하고자 했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선조들이 확립해놓은 눈부신 독일 음악 유산이 꼭 필요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이 음악의 전통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했고, 결국 성공했다. --- p.123

열두 살에 고향에서 처음으로 「로엔그린」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은 히틀러는 빈에서도 저녁이면 바그너의 오페라를 찾아 극장을 헤맸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만 40회 이상 보았다는 그는 민족 영웅을 내세운 장대한 서사시와도 같은 바그너 음악극에 열광했고, 작품 안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반유대주의 사상에 공감했다. 바그너 컬트, 이것은 히틀러의 음악 편력 중에 가장 날카롭고도 치명적인 것이었다. --- p.126

문혁 시대의 혁명적 예술 작품은 그 자체로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라는 특수한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음악은 그러한 시대정신을 집약적으로 표방하고 인민 대중을 각인시키는 데 상당한 파급력을 지닌 도구였으며, 그 자체로 마오쩌둥 정권의 이데올로기적 상징이었다. --- p.203

박정희 시대는 국가권력이 규율화를 통해 전 국민을 근대적 신체로 개조시키는 시기였다.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진행되어온 근대적 규율은 바로 이 시기를 통해 일상생활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으며, 이러한 과정을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추동시켰던 것이 ‘음악’이다. --- p.247

송창식의 「왜 불러」는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됐다. 이장희의 「그건 너」는 남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이유에서, 조영남의 「불 꺼진 창」은 창에 불이 꺼졌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됐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는 창법 저속과 불신감 조장이라는 항목으로 금지 조치되고, 한대수의 「물 좀 주소」는 노래 제목이 물고문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행복의 나라로」는 ‘그렇다면 지금은 행복의 나라가 아니라는 뜻인가’라는 이유로,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느냐,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강조하면 사회에 우울함과 허무감이 조장된다’라는 이유로, 정미조의 「불꽃」은 공산주의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이금희의 「키다리 미스터 킴」은 ‘단신인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배호의 「0시의 이별」은 통금이 있던 시절 ‘0시에 이별하면 통행금지 위반이다’라는 이유로 금지됐다.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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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인간이 만든 보물이다. 우리의 마음과 감성을 간질이고 문지르고 적시고 감싸고 뒤흔든다. 그런데 독재자는 자신의 지배의 정당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심화하기 위해 음악을 이용한다. 좌와 우, 동과 서, 남과 북이 똑같다. 독재자는 지배의 도구가 된 음악 외의 음악을 통제하고 검열하고 억압하고 축출한다. 필자들이 벗겨내는 음악사의 치부를 하나씩 보면서 음악의 역할을 찬찬히 새기게 된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음악처럼 순수한 예술조차 독재치하에서는 대중통제의 최면술로 전락해버린다. 치 떨리는 독재와 아름다운 음악, 이 부조화한 조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는 이 책은, 자유와 예술을 갈망하는 모든 교양인이 꼭 읽어봐야 할 청춘의 필독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
음악과 방송은 공통점이 있다. 미디어권력을 정치권력으로 탈바꿈시켜 자신의 입맛에 맞게 통제하고 검열하며 왜곡한 것처럼, 독재자는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고 이데올로기를 대변하기 위해 음악을 이용했다. 이 책은 음악을 권력의 도구로 활용한 8명의 독재자를 통해 음악의 본질과 역할, 더 나아가 정치와 예술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윤문희 (KBS 클래식FM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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