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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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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수업

: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을 만나는 인문학자의 강의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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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606g | 152*224*30mm
ISBN13 9788997379590
ISBN10 8997379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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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오종우
시대를 가로질러 살아남은 작품들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을 읽어내며,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열어주는 예술의 현재적 가치를 강의하고 있다. 왜 예술은 인류의 역사에서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을까, 세상에 없던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보이는 것 너머를 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이 책의 기반이 된 강의인 ‘예술의 말과 생각’은 성균관대학교 최고의 명강으로 꼽히며 성균관대 티칭어워드(SKKU Teaching-Award)를 수상했다.
그의 강의실에서는 도스토옙스키와 체호프의 소설, 피카소와 샤갈의 그림, 셰익스피어의 비극과 타르콥스키의 영화, 베토벤의 교향곡과 피아졸라의 탱고가 흘러넘친다.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이 폭발했던 순간으로의 여행이 시작되고,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던 예술이 주는 감동이 살아나는 곳이다.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으며 러시아연극연구회를 창설해 체호프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번역하고 연출했다.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러시아 거장들, 삶을 말하다》, 《체호프의 코미디와 진실》, 《대지의 숨, 러시아의 숨표들》이 있고, 옮긴 책으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체호프 단편선), 《벚꽃 동산》(체호프 희곡선), 《영화의 형식과 기호》, 《러시아 희곡》(전2권, 공역)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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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다루는 학문인 미학을 가리키거나 심미적이라는 뜻의 단어aesthetics에 부정(否定)의 접두사an를 붙이면 마비, 마취anaesthetic, anaesthesia라는 뜻이 됩니다. 예술의 반대말은 추함이 아니라 ‘무감각’인 것이죠. 뛰어난 예술작품은 무엇보다 우리의 감각을 되살려줍니다. (…)
진정한 예술작품은 현실과 직접 부딪쳐 탄생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뛰어난 예술작품들은 인류에게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줍니다. 예술을 통해서 우리는 인식하는 능력,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고 창의성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1강 ‘세상을 해석하는 능력’ 」중에서

세상을 창의적으로 해석해서 이해하는 일, 기성의 질서에 단순히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주체로서 살아가는 일, 바로 이것이 예술의 근본성질입니다. 예술은 늘 그러한 일을 합니다. 예술이 인류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생명력이 여기에 있습니다.
예술은 정치혁명처럼 어떤 거창한 구호를 외치지 않습니다. 인간의 삶은 소소한 것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예술은 그 사소한 것들에 새로운 무늬를 그려나가 전체에 스며들게 하죠. 거창한 구호보다 큰 감동을 주는 작은 울림들로 세상을 움직입니다.
---「2강 ‘예술은 어떻게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가’ 」중에서

꿈의 실현, 풀어 말해서 꿈이 현실이 되는 것, 그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을 기반으로 해야만 가능합니다. 현실을 꿈으로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몽상이나 망상입니다. 꿈을 현실로 내려오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꿈이 실현됩니다. 현실[現]에서 열매를 맺는다[實]라는 실현(實現)이라는 말 그대로 꿈이 현실에서 열매를 맺어야 꿈이 이뤄집니다.
---「5강 ‘꿈과 현실의 이중주’ 」중에서

사랑하는 삶이 몹시 보고 싶을 때 여러분은 증명사진처럼 정면에서 포착한 그/그녀의 얼굴을 떠올리나요. 아니지요. 정지된 사진처럼 고정된 그/그녀를 떠올리지는 않을 겁니다. 그/그녀의 옆모습도, 다리도, 엉덩이도 떠올립니다. 그/그녀의 손길이 스쳤던 촉감도 생각합니다. 그래야 그/그녀가 생동감 있게 그려집니다. 이것이 대상을 바라보는 진실한 시선입니다. (…)
피카소의 형상을 보면 그동안 우리는 우리가 지각하는 시선이 아니라 관습적으로 그래야 하는 시선으로 사물을 봐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이처럼 여러 개의 시점(視點)으로 대상을 지각하는 것은 대상의 본모습을 더욱 성숙한 관점에서 이해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6강 ‘그림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중에서

우리는 상대의 말을 들으면서 그것이 가리키는 어떤 정보뿐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나 상태까지 듣습니다. 말하자면 언어가 특정한 뭔가를 대리하여 지칭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화 자체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말은 탄생하는 순간 자신의 육체를 지니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 교감을 위해 기능합니다. (…) 모든 예술은 2차화하기 이전의 언어, 바로 원초언어를 사용합니다. 탄생하는 순간 의미를 부여받은 언어, 창조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 언어, 그 언어는 사변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세계에 가 닿습니다. 형언할 수 없지만 체험할 수 있는 세상을 말해줍니다. (…) 2차 언어가 관습에 따라 굴절된 세상이 사람의 인식으로 들어오는 언어라면, 원초언어는 세상을 곧바로 인식하는 언어입니다. 그래서 이미지에는 상상력이 포함된 풍부한 해석과 사유가 함유돼 있죠. 이미지는 시각적인 영상이 아니라 그것에서 유발되어 울리는 근원적인 사유인 것입니다.
---「7강 ‘경험했지만 말하지 못했던 것들’ 」중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우리네 삶의 진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이 진실이 되지 못하는 진실, 그리고 사실은 삶에서 실재가 되기도 하고 가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그러면서 아무런 결론도 내려주지 않습니다. 해석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죠. 체호프의 작품에서 의미는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되는 것입니다. 다만 어렴풋이 구로프에게 희망이 생기는 듯한 인상은 줍니다. 그가 이전과 다르게 세상을 진실하게 직시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그는 슬플 때면 머리에 떠오르는 온갖 논리로 자신을 위로했다. 그러나 이제는 논리를 따지지 않고 깊이 공감한다. 진실하고 솔직하고 싶을 따름이다…….”
(…)
예술작품에서는 내용이 차차 분명해져도 의미가 확실해지지 않습니다. 일반 텍스트와 달리 또 하나의 메커니즘이 작동해서 의미가 오히려 모호해져갑니다. 처음에는 의미가 거의 없이 작았지만, 작품 마지막에 가면 그 의미가 아주 커져서 자기 삶과 세상을 자꾸 돌아보게 만듭니다.
---「8강 ‘예술이 삶의 진실을 담는 법’ 」중에서

익숙해지는 것, 그것은 첫 시선의 생생함을 잃는 일입니다. 모든 사물은 첫 시선에 포착될 때 가장 생기 있게 다가옵니다. (…) 여행은 가끔은 꼭 필요합니다. 시선을 살리기 때문입니다. 이국의 낯섦을 즐긴다는 뜻에서만 여행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여행은 원래 살던 곳의 진부한 삶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합니다. (…)
호퍼의 그림들은 정직하게 우리네 일상을 돌이켜보게끔 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낯설어 보이게 하지요. 그렇게 해서 삶의 의미, 즉 진정한 일상과 자기 자신을 찾는 출발점에 우리를 놓습니다.
---「9강 ‘여행과 예술의 공통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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