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께
올가는 자신이 초등 학생이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가는 그야말로 고물상의 잡동사니 물건 같은 것을 교실에 가져왔답니다. (아래에 그 물건의 목록을 첨부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것들을 압수하자 올가는 제게 그럴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답니다. 올가는 지금 장난감 가게 주인이 되기 위해서 연습을 하는 중이며, 곧 장난감을 만드는 작업장을 가지겠다고 합니다. 이 아이의 무래함은 아주 걱정스러운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님께서 올가를 꾸짖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올가는 이렇게 재미가 없는데도 살아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제게 묻기까지 하더군요. 그런 질문들은 엄숙한 교육 기관 안에서는 더 이상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교육자가 설 자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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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엄마, 내 말 좀 잘 들어 보라니까. 공부 시간 끝나는 종이 울렸어. 그 때 나는 교실 바닥에 단추가 하나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단 말이야. 내 수집품으로 딱 좋았어. 그래서 나는 교무실로 가서 선생님께 내가 그 단추를 가져도 되는지 여쭈어 보았지. 그랬더니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야. '올가야, 이제 나를 그만 좀 괴롭히거라.' 선생님께는 무슨 말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어. 아무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으시니까 말이야.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는데, 선생님은 단추 떨어진 것을 주은 사림이 있는지 물어 보셨어. 그래서 내가 단추를 주웠고, 그 단추는 지금 집에 있다고 대답했어. 그게 다야. 문제는 내가 그 단추를 수집품 속에 모셔 두지 않고, 그것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엄마에게 선물했다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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