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의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3분의 2쯤 되는 곳에서 성간 가스의 구름이 뭉치기 시작했다. 내부 온도가 1000만K에 이르자, 수소의 핵융합이 시작되었다. 가스 구름에 불이 붙어 별이 된 것이다. 제3새대의 별인 태양은 이렇게 점화되었다.
가스 구름의 수축기에 먼지 알갱이들이 가수 구름 밖으로 몰려서 태양 둘레를 돌기 시작했고, 마치 토성의 고리처럼 자리를 잡았다. 이 고리들 속에서 무거운 먼지 알갱이들은 - 다른 것보다 강한 인력 때문에 - 서로 부딪치며 뭉쳐서 좀더 큰 덩어리가 되었다. 그리고 질량과 인력이 증가하자 다른 것들과 부딪쳐 합쳐지는 속도가 빨라졌다. 얼마 후 중력은 고리를 이루던 물질을 대부분 끌어당겨, 우리가 행성이라 부르는 공모양의 천체 9개를 만들어냈다. 좀더 작은 덩어리들은 행성들의 주위를 도는 위성이 되었다. 이렇게 하여 태양계가 완성된 것이다.
--- pp.106-107
은하들의 세계에서는 종종 냉혹한 동족산잔의 비국이 일어난다. 크고 무거운 은하들이 발휘하는 중력은 주위의 작은 은하들의 운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큰 은하의 영향권 내에서 길을 잃은 작은 은하들은 '식인은하'를 향해 나선을 그리며 끌려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식인은하'들은 그들이 '잡아먹은' 작은 은하들만큼 크기와 질량이 증가한다.
--- p.52
어떻게 그 작은 것이 그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까? 누구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많은 천체물리학자들은 핵 속에 괴물(블랙홀)을 숨기고 있는 은하에서 퀘이사가 생겨났다고 추측한다. 블랙홀은 태양보다 10억 배 이상 무거운 초거구의 탐욕스러운 존재로 주위의 모든 별들을 삼켜버린다.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빠른 빛까지도 잡아가둘 수 있는 강력한 중력을 가진 영역이다. 이런 블랙홀은 아무런 빛도 내지 못하기 때문에 보이지도 않는 '검은 구멍' 인 것이다.
블랙홀의 중력은 공 모양인 별들을 끌어당겨 긴 필라멘트 모양의 물질로 만들고, 깨진 별에서 나온 물질을 엄청난 속도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빨아들인다. 가스 소용돌이 속의 입자는 블랙홀로 끌려들어가면서 점점 뜨거워져, 복사 에너지의 방출이 감지되지 않는 분계점인 '돌아올 수 없는 지점' 을 건너기 직전에 강력한 복사 에너지를 뿜어낸다.
--- pp.5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