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여러 종류의 담을 쌓기도 하고 허물기도 합니다.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은 각자의 담을 허무는 데서 시작됨을 저자 특유의 깊은 통찰과 따뜻한 유머로 풀어가는 이 책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지혜의 구절들이 많습니다. 그림도 특이하고 멋진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자신의 삶을 깊이 성찰하며 이웃에게 사랑으로 열려 있는 철학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신(神)을 갈망하는 영적인 존재로서 뿌리를 찾는 기도자, 겸손한 순례자로서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 이해인 (수녀, 시인)
뿌리가 없어 늘 이동해야 하고, 깃털이 없어 늘 춥고 외로운 인간은 두려움 속에서 살아갑니다. ‘자아’란 말은 손에 창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을 떠올리게 합니다. 나를 지키려고 창을 들거나, 타인으로부터의 침해를 막으려 담을 쌓는 게 사람입니다. 담은 우리를 지켜 주기도 하지만 고립을 심화시키기도 합니다. 안전을 위해 쌓아 올린 담이 외로움을 더 크게 만들지요. 그 외로움에 손을 내밀어 주는 분이 계셔 우리는 담을 허물 용기를 냅니다. 담을 허무는 순간 ‘이슬방울, 무당벌레, 햇빛, 풀잎’이 눈에 들어오고, 다가가야 할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은 사람들 사이를 가르는 분리의 담을 당신의 몸으로 허무셨습니다. 폭력적 방식이 아니었기에 사람들은 손을 내밀어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사랑의 세계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 놀라운 책은 우리도 그 일부인 분리의 담을 허물자며 슬그머니 우리에게 꽃을 내밉니다.
- 김기석 (청파교회 담임목사)
1987년에 처음 만났던 《담》의 재출간 소식을 듣는 순간, 마치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옛 친구와 연락이 닿아 기다릴 때 같은 기분 좋은 설렘이 차올랐습니다. 여러 이유로 상처받고 지쳐서 투명한 ‘담’ 뒤로 숨은 이들에게 감히 이 책을 권합니다. 《담》을 읽어 나가는 동안 그 상처들이 자신도 모르게 치유되어 ‘담’ 밖으로 나오는 작은 기적을 경험하길, 그리하여 주님과 다시 손잡고 담대히 신앙의 여정을 이어 나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 유재원 (장로회신학대학교 예배설교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