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지 마!
아파트에서 매일 '뛰지 마!' 소리를 들으며 크는 아이들의 마음을 확 풀어 줄 그림책.
비 오는 날, 집 안에만 있던 솔이가 뛰기 시작하자 엄마는 바로 '뛰지 마!'를 외친다.
엄마가 뭐래도 뛸 수밖에 없는 솔이는 '뛰는 것'의 의미를 하나하나 짚어 준다. 날아오르듯 뛰는 솔이의 자유로운 몸짓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다 있다. 집 안에 있던 물건이 살아나 솔이와 놀기 시작하고, 함께 뛰면서 친구가 되는 장면들에서 아이의 밝고 유쾌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뛰지 마!'라는 말에 당당히 '이건 그냥 뛰는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아이, '같이 뛸래?' 한마디로 서로 친구가 되는 아이의 세계를 존중해 주어야 할 이유가 그림책에 담겨 있다.
빨간 장화
아이는 매일 아침 빨간 장화를 챙겨 신고 풀숲을 걷는다. 고구마 밭도 가고, 밤나무 아래도 가고, 갯벌에도 간다. 아침 이슬에 젖어도, 냄새 나는 닭똥을 밟아도, 가끔 뱀을 만나도 씩씩하게 걸을 수 있는 건 빨간 장화를 신었기 때문이다.
가고 싶은 데는 어디든 갈 수 있는 빨간 장화, 힘들 땐 그냥 쉬는 빨간 장화, 빗속을 걷는 걸 제일 좋아하는 빨간 장화, '난 빨간 장화니까!'라고 말하는 당당하고 귀여운 빨간 장화를 만나 보자.
따뜻해
감자는 엄마와 함께 장에 간다. 북적거리는 시장 한구석에 검은닭이 있다. 철망 안에 있는 닭에 시선이 붙들리고 아이는 그 앞에 주저앉는다. 가만 보니 검은닭 품 안에 어린 병아리들도 눈에 들어오고, 웬일인지 어미 닭 품에서 달걀 하나가 감자에게 굴러온다.
감자는 그것을 집어 든다. 달걀은 아직 따뜻하기도 하고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때 어미 닭이 감자를 번쩍 물어서는 자기 품속으로 밀어 넣는데 병아리들이 삐악삐악 몰려온다. 달걀을 내놓으라는 건지 아님 같이 놀자는 건지.
달걀을 주고 싶지 않은 감자는 머리에 이고 가슴에 안고 이리저리 도망치고 그 뒤를 병아리들이 종종거리며 쫓는다. 쫓고 쫓기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데 달걀에서 병아리가 막 깨어 난다. 그 모습을 본 감자도 다른 병아리들도 모두 손뼉을 친다. 그러고는 어미 닭과 함께 감자도 병아리들도 하늘로 날아오른다.
노랑의 이름
노을이 붉게 물드는 저녁 무렵이었다. 콩밭에서 아버지는 허물어진 밭담을 다시 쌓느라 바쁜데, 꽃을 좋아하는 아이는 들판에 핀 꽃들을 보느라 잡초 뽑는 일은 뒷전이다. 날이 어두워져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 불빛 하나 없는 숲길은 깜깜하고 무섭기만 하다. 아이는 얼른 쫓아가 아버지 손을 잡는다. 크고 따뜻한 손. 이제 괜찮다.
무섭던 마음이 가라앉자 그제야 억새밭에 노란 점들이 흔들리는 게 눈에 들어온다. 뭘까? 별들이 내려앉았나? 노란 점은 활짝 핀 노란 꽃이었다. 아버지는 밤에 피어서 도깨비 닮은 꽃이라고 알려 준다. 그렇게 아버지 손을 잡고 걷는 여름밤은 예쁜 노랑과 함께여서 더 좋았다.
밤을 먹는 늑대
밤이라는 어두운 공간과 고요한 시간을 경쾌하고 재치 있게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푸른 늑대 한 마리가 찾아옵니다. 검은 부스러기를 흘리며 아그작 아그작 밤을 먹는 늑대 때문에 잠들지 못하는 아이는 늑대가 밤을 먹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이는 늑대에게 밤을 찾아 주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별거 없어!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일은 설레기도 하지만, 어렵기 마련입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예요.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서, 제대로 완성하지 못할까 봐, 남들보다 못할까 봐 걱정이 앞서서 시작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 첫 집을 짓는 아기 거미가 있습니다. 겁도 많고 걱정도 많은 아기 거미가 집을 완성하기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면, 아기 거미의 집짓기를 지켜보세요. 엉성하고 못난 집이면 어때요? 바람을 기다렸다가 꽁무니에서 실을 뽑는 것부터 시작하는 아기 거미처럼,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본다는 게 중요하지요.
밥 먹자!
뜨거운 한여름, 더위에 지치지 않는 유쾌한 상상과 즐거움이 가득한 그림책입니다. 한지선 작가는 힘찬 연필 드로잉과 빨강, 파랑, 노랑 등 강렬한 색감의 페인트로 에너지 넘치는 시골 장날의 모습을 시원시원하게 보여 줍니다. 너무 뜨거워서 모든 게 녹아 버릴 것 같은 한여름 장날, 진짜로 다 녹아 흐르는 당황스러운 이 상황을 농부들은 어떻게 헤쳐 나갈까요? '밥 먹자!' 한마디에 모두 모인 농부들의 한바탕 축제가 펼쳐집니다.
채식하는 호랑이 바라
'나는 사냥을 하지 않아. 나는 채식하는 호랑이 바라야.'
사냥을 하는 대신 다른 걸 먹는, 새로운 결심이 불러온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바라는 사냥이 싫다. 몰래 숨어서 지켜보다가 죽을힘을 다해 쫓아가 잡아먹는 일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라가 사냥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작은 용기를 낸 순간부터 바라의 삶은 바뀌기 시작한다. 바라는 먹는 것을 바꾸는 일이 어쩌면 가장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글을 쓴 작가 김국희와 크레용으로 여러 가닥의 선을 바느질처럼 엮는 걸 좋아하는 화가 이윤백이 만들어 낸 호랑이 바라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엄마 까투리
큰 산불 속에서 허둥지둥 몸을 피하는 들짐승과 날짐승들. 갓 태어난 꿩 병아리 아홉 마리를 돌보던 까투리는 혼자 서는 몸을 피하지 못하고 새끼들에게 다시 날아온다. 그리고 결국 새끼들을 품에 끌어안고 재가 되고, 새끼들은 모두 살아남게 된다. 새끼들은 커다랗게 자라서도 엄마 냄새가 남아 있는 그곳을 잊지 못한다. 그렇게 엄마 까투리는 온몸이 바스라져 주저앉을 때까지 새끼들을 지켜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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