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자살 유족 작은희망 나눔으로 무르익다)는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운영하는 자살 유족을 위한 나눔과 소통의 공간으로, 자살 유족의 고통을 말하기 어려워 또다른 고통을 겪는 자살 유족들이 만나서 회복을 돕는 자조모임이다.
저 : 김준영
딸아이를 잃고 나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이 고통을 나는 헤쳐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스멀스멀 나오는 눈물과 회한. 생을 다하는 날까지 내려놓고, 또 내려놓고 참회하고 참회하며 살아가겠다.
저 : 문현숙
세라복을 입고 꿈 많던 소녀시절엔 보라색을 좋아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렸을땐 하얀색을 좋아했다. 이제는 알 수 없는 색이 되었다. 뭐가 뭔지 뒤범벅이 된 것 만 같은 세월. 이제는 힘을 내어 정신을 차리기로 한다. 태양은 어김없이 내일도 떠오르니….
저 : 박미영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그것도 한 분이 아닌 두 분.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사람, 아버지. 그 아버지를 따라서 가신 아름다운 어머니. 모든 눈물을 닦고 오늘도 난 살아간다. 생의 절반 이상을 훌쩍 살아냈다. 나름 글쓰며 공부하며 일하며 사랑하며 살았다 생각한다. 생의 끝에서 두 분을 다시 만날 일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저 : 손수건
그런 일이 없는 체하며 10년을 살았다. 이제야 자녀들까지 마음이 망가졌다는 걸 알았다. Youtube 채널 ‘손수건’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중이다.
저 : 임두주
햇살 따듯한 봄날 홀연히 떠난 아내는 고향의 주목 나무 아래 잠들었다. 그렇게도 힘들어 했는데 지켜주지 못한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아내가 아낌없이 주었던 헌신적인 삶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다가 모든 죄 용서해 주는 그날 아내 곁에 가고 싶다.
저 : 장연록
단역배우 두 자매 자살, 내 딸들이다. 네 사람이 살다 세 사람이 떠났다. 강아지와 나만 남았다. 배고파하는 강아지를 보살펴야 하니 움직여야 했고 움직이니 나또한 배고픔을 느꼈지만 밥알이 목에 넘어 가질 않았다. 딸들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견뎌야 했고, 살기위해 찾아 낸 것이 술이었다. 아직도 못 먹는 것은 밥이다. 지금은 혼자다. 두 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자 Youtube 채널 ‘장연록’으로 소통하고 있다.
저 : J.vida
‘과거는 주님의 자비에 현재는 주님의 사랑에 미래는 주님의 섭리에 맡겨라.‘ 이 말을 모토로 살려고 해요.
기획·진행자 김도경
기업, NGO, 공공영역의 주제 사업을 기획, 개발했다. 문화적 시선을 담아 재구성하는 작업을 좋아한다. 자살 유족이자 동료 지원가로 2019년부터 자작나무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화콘텐츠산업 석사
저서 애도 에세이 『서둘러, 잊지 않습니다』, 동화 『이야기 맛집』(공저), 『천천히 모퉁이를 돕니다』(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