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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그 소설 읽고 좋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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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그 소설 읽고 좋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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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86g | 145*205*20mm
ISBN13 9791186827277
ISBN10 1186827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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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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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제게 도움이 되었던 소설들을 모았습니다.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함께 읽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했어요. 교과서 같은 해설이나 거창한 통찰은 없습니다. 편하게 페이지를 넘기다가 문득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연이 있듯 사람과 책 사이에도 인연이 있다고 믿습니다. 사랑도 사람도 위로가 안 되는 날, 우연히 이곳을 찾아 홀가분해지길 바랍니다. --- p.7

이제 겨우 열 살인 소년은 사랑하는 로자 아줌마가 병에 걸려 천천히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합니다. 이웃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죠. 늙었거나, 병들었거나, 가난하거나. 그들은 서로 돕고 싶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모는 생을, 그리고 로자 아줌마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 순간 최선을 다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객관적으로는 분명히 암담한 상황인데 이상하게도 희망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났을 때는 고민에 대한 답을 흐릿하게나마 내릴 수 있었습니다. 사는 게 이렇게 힘든데 우리는 왜 굳이 살아야 하는지. --- p.14

책장을 덮고 눈을 감으니, 제가 이번 생에‘ 사랑해야 할’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생은 버겁지만, 나를 기다리는 그들에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세 좋게 집에서 뛰쳐나왔지만 결국 로자 아줌마에게 달려간 모모처럼.
『자기 앞의 생』은 독자를 울리는 소설입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어린 모모가 짊어져야 하는 생의 무게가 가여워 눈물을 흘렸을 거예요. 만약 소년과 자신 사이에 놓인 공통분모를 찾았다면 좀 더 울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안타까운 일이 대부분 그렇듯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인 박준의 말처럼,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만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럴 겁니다. 어느 날 문득 주저앉고 싶어지는 순간, 이 소설이 힘이 되길 바랍니다. --- p.27

제일 친한 친구의 할머니 장례식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친구와 할머니 사이가 얼마나 각별했는지 알기에 쌓여 있는 일을 제치고 달려가긴 했는데, 퉁퉁 부은 눈으로 손님을 받는 친구를 보니 막상 뭐라고 위로해 줘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 흔한 “힘내,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야.”라는 말도 꺼내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친구의 상실감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거든요. 결국 바보처럼 육개장만 두 그릇 비우고 돌아왔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반려동물이 아플 때, 오랫동안 준비하던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혹은 자신에게 닥친 거대한 절망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요?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집 『대성당』 안에 수록된 짧은 단편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해본 적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 p.32

한 인터뷰에서 작가는 ‘사람은 소설을 읽지 않아도 살지만, 소설은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타인과 자신의 경계를 무너뜨린다’고 말했습니다. 주어를 살짝 바꾸어 보겠습니다. 사람은 사랑을 하지 않아도 삽니다. 사랑이 없어도 세계는 있고 자기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사랑은 타인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로 만들어 줍니다. 그 과정에서 막막한 현실을 조금은 따듯하게 덥혀준다고 믿어요. 은교와 무재가 먹었던 맑고 개운한 국물처럼요.
한때 사랑이 사치라고 생각했던 당신에게도, 사랑을 믿는 행운이 닿기를 바랍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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