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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그 도시가 내 삶에 들어왔다, 교토
이혜필
컬처그라퍼 2008.07.31.
판매자
OHYES24
판매자 평가 4 1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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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소개

책소개

목차

제1장 여행의 이유
이 세상 밖이라면 어디라도 / 그래, 교토 / 빨간 실의 한쪽 끄트머리를 잡고 / 출국을 앞두고 / 교토 진입

제2장 교토라는 도시
조제, 조개껍질 속의 그녀를 만나다 / 이마데가와 가와라마치, 타운데이 103호 / 밤의 데마치 상가를 걷다
/ 교토가 좋은 이유

제3장 교토 산책
SCENE 01 교토역 가는 길 / SCENE 02 아토무 상, 오겡키데스카 / SCENE 03 교토 국립박물관, 산주산겐도
/ SCENE 04 겐지 모노가타리의 세계로 / SCENE 05 시조 가와라마치, 교토의 중심
/ SCENE 06 철학의 길에서 하이쿠 한 수 / SCENE 07 데마치야나기에서 동서남북으로 걸어보다
/ SCENE 08 호수 위의 금각 / SCENE 09 료안지, 열다섯 개 돌의 의미 / SCENE 10 단풍과 군고구마, 도후쿠지
/ SCENE 11 우지, 차와 무라사키 시키부와 뵤도인 / SCENE 12 교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절, 기요미즈데라
/ SCENE 13 에이칸도, 그리고 오멘 / SCENE 14 난젠지와 유도후 / SCENE 15 니조죠, 휘파람새 소리 나는 마루
/ SCENE 16 매화의 명소, 기타노텐만구 / SCENE 17 고향 같은 거리, 슈가쿠인
/ SCENE 18 이치조지에서 슈가쿠인 리큐까지 / SCENE 19 베스트 드레서, 슈가쿠인 리큐

제4장 교토, 인연을 맺다
이 거리를 걸었던 남자, 윤동주 / 교토 삼총사 이야기 / 아주 특별한 나의 친구, 헨릭 / 학교 밖의 선생님들
/ 미스 마치가이 / 천사 신디 /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 시오미 상
/ 다이죠부와 나루호도, 일본말의 속내

제5장 행복한 방문
한국의 미를 교토에, 고려 미술관 그리고 리세 / 뒷골목의 개성미 넘치는 카페들
/ 작고 예쁜 것들의 천국, 기온 거리

제6장 원근법으로 교토 보기
SCENE 20 구라마와 기부네, 차갑게 혹은 뜨겁게… 물을 즐기는 두 가지 방법
/ SCENE 21 아라시야마, 미소라 히바리의 추억 / SCENE 22 산젠인, 개운 쥐 한 마리 몰고 오다

제7장 교토 이후
2년 후, 다시 교토 / 보름 동안의 스칸디나비아 여행 / 관계 중독자들의 여행 카페 프로젝트

저자 소개1

이혜필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사회에 발을 디뎠고,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 「행복이 가득한 집」과 「메종」 등의 여성잡지 창간작업을 리드했고 편집장을 지냈으며, '너무 앞서간 잡지'로 평가받는 도시생활문화지 「Wolf」를 창간하기도 했다. 이후 '필리미디어'라는 편집회사를 차려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2007년 봄에는 삼청동 한 귀퉁이에 '님'이라는 이름의 작은 카페를 열었다. 틈틈이 길을 떠남으로써 지구라는 땅에 던져진 우연한 여행자로서의 삶에 충실하고자 한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64g | 153*210*20mm
ISBN13
9788970593760

책 속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나의 일본 영화에 대한 시답잖은 평가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고 난 이후 180도로 달라졌다. 단지 일본 영화뿐 아니라 일본 사람, 일본 문화에 대한 기대까지 포함해서였다. 인간에 대한 이런 예리하고도 깊이 있는 시선을 가진 작가, 그것을 영화라는 종합예술로 깔끔하게 표현해낸 감독, 당당한 조제와 어딘가 주눅 든 듯한 츠나오를 현실감 있게 표현한 배우들…. 일본이란 땅에는 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 p.39, '조제, 조개껍질 속의 그녀를 만나다' 중

교토의 매력은 굿 믹스good mix에 있다. 번화함과 한적함, 옛것과 현재, 도회지와 전원, 문명과 자연…이런 것들이 황금비로 섞여 공존하고 있다. 어느 하나가 반대편의 하나를 해함이 없이 각자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함으로써 오히려 반대측의 존재를 더 돋보이도록 하는, 기묘한 일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다운타운의 클럽에서 힙합 리듬에 몸을 흔들다가도 금세 몇 발짝을 옮겨 70년대의 고적한 불빛이 흐르는 강가의 요정에서 기모노를 공들여 차려입은 마이코 상이 서빙하는 가이세키 요리를 맛볼 수도 있고(물론 돈이 좀 필요하지만), 몇 겹으로 이어지는 쇼핑가 속 인파에 떠밀리다가도 슬쩍 바로 옆의 유서 깊은 절로 자리를 옮겨 느닷없는 고요함 속에서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다. 빌딩 숲과 재래식 시장이 한 길 사이로 나란히 펼쳐져 있고, 스타벅스에 들어갈까 하다가 바로 옆에서 피워내는 진한 말차향에 이끌려 깃사텐喫茶店 | 일본의 전통 찻집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의 대도시와 다를 바 없이 디지털라이즈된 주거 환경으로부터 기차나 버스를 타고 30분만 나가면 천 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고적한 옛 마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이러한 시대와 정서의 즉각적인 변환을 교토가 아니라면 대체 어디에서 맛볼 수 있단 말인가. --- pp.53~54쪽, '교토가 좋은 이유' 중

다운타운에서 교토라는 도시의 색깔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대표거리를 꼽는다면,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상가의 한 지점에서 문득 시작되는 골목 안 시장 니시키이치바錦市場와 가와라마치도리와 나란히 흐르는 가모가와를 면하고 들어서 있는 옛날길 본토초先斗町라고 말하고 싶다. 백화점을 비롯해 현대식 빌딩이 즐비한 가와라마치도리에서 한 블록씩만 안쪽으로 움직이면 나타나는 이 거리들이야말로, 교토를 서양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느 도시와도 구별해주는 독특한 색깔을 가진 거리일 것이다. 교토의 진짜 매력은 뒷골목에 있다. 빌딩가를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낭비하고 돌아와서 교토를 다녀왔노라 말하는 우를 범하고 싶지 않다면 일단 대로에서 좌나 우로 발길을 꺾어 안쪽으로 들어가보아야 한다. --- pp.83~84, '시조 가와라마치, 교토의 중심' 중

하이쿠가 지금에 와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짧다'라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원래 중국의 한시에서 유래된 5?7?5?7?7의 31자로 된 정형시 와카和歌에서 앞부분 5?7?5와 뒷부분 7?7을 떨어뜨려 한 수씩 이어 부르며 놀던 렌가連歌 중 앞부분이 독립한 시가 하이쿠이다. 말이든 글이든 핵심만을 담아 짧게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느끼곤 하는 것이, 무릇 길어지면 오해를 낳는 법 아니던가. 그런데 하이쿠는 짧아야 한다는 당위성보다 더 짧은 글이다. 전체 열일곱 자의 글 안에 계절과 상징을 담아 마음을 노래하니 그 함축성이 오죽하랴. 가장 작게, 더 짧게를 외치는 이른바 '절제의 미학'은 전자 제품만이 아닌 일본의 문화 아이템에까지 적용되는 요체인 것이다.

--- p.100, '철학의 길에서 하이쿠 한 수' 중

관련 자료

어떤 이들은 그녀를 보면 덮어놓고 "예쁘다" 한다. 내 눈에 그녀가 예뻐 보인 건 저 깊은 속내를 들여다본 뒤다. 엄동설한 속 두 손을 녹여주는, 양철통 안에서 타오르는 목재 같은 온기를 느끼고 난 다음이다.
글만 써서도 먹고 살 수 있을 거란 샛노란 희망을 품은 숱한 문청들, 먼 하늘 뜬 구름을 참 끈덕지게도 잡으려 애쓰는 철없는 청춘들, 뿌리 없는 욕망을 가진 그들을 속절없이 땅에 발붙여 세상을 듣고 말하는 에디터Editor로 길러내는 안내자로 인생의 거반을 살아온 덕에 그녀는 뒤에서 '아이스 프린세스'라 불렸다. 기 센 에디터와 고집 센 디자이너와 자유분방한 포토그래퍼를 아울러 그들의 우등한 리더가 되자니 이혜필은 늘 공정해야 했다. 그녀는 담백한 정직, 풍성한 절제, 아름다운 거리Distance를 가르쳤다. 꽃분처럼 퍼져나간 '그녀의 아이들'은 지금 그녀가 떠난 편집계에서 대들보나 서까래, 하다못해 문고리라도 되었다.
별칭과 유별하게 워낙 이혜필은 온화한 사람이다. 그녀는 쉽게 성내지 아니하고 안으로 삭히거나 곰곰이 성찰하는 축이다. 사람과 사물과 사건을 사방에서 바라볼 줄 알아 오만 가능성을 넉넉히 거두어들인다. 낯선 곳, 낯선 이 앞에서는 쉽게 입꼬리를 올리거나 눈꼬리를 내리지 않던 그녀가 어느 날, 모든 걸 작파하고 낯선 땅 교토로 떠났다. 돌아와선 삼청동 어느 자락에 카페를 열었다. 심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기에 누구도 예상한 적 없던 사건들이었다. 진중한 그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히피 룩처럼 보였다. 그 모든 게 잘 될 거라는 패에는 그래서, 아무도 돈을 걸지 않았다.
하지만 이혜필은 교토에서 썩 괜찮은 많은 사람과 연한 인연을 맺었고, 반년도 안 돼 삼청동 사람이 다 되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할 때는 꾹꾹 눌러 드러내지 못했던 온화함을 마음껏 부려놓고 있다. 누군가의 속내를 개울물에 씻어 대바구니에 담듯 정갈하게 글로 써 내놓던 에디터로서의 마음, 속 모르는 아랫것들의 투정과 어리광, 가당찮은 불만과 쉰소리들을 듣고 바르게 고쳐 잡아주던 편집장으로서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채 그녀는 지금 품 떠난 자식들을 기다리는 '님Nimes'이라는 이름을 단 모성의 뜰에 서 있다.
- 저자 이혜필이 "보면 이 갈리고 안 보면 보고싶다" 하는 장세이 씀.

출판사 리뷰

"교토를 떠올린 건 내가 속한 세상의 소란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느낄 때였다."
고요하고 넉넉하게 이방인을 품어주는 도시, 그리고 사람들과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
진정한 일본을 맛보려면 교토를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번화함과 한적함, 옛것과 현재, 도회지와 전원, 문명과 자연 등이 황금비로 섞여 공존하는 그곳, 교토. 그 특별한 도시에 관한 특별한 여행자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인생의 한가운데에 선 어느 날 불쑥 감행한 교토행, 그리고 그곳에서의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는 새로운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점점 더 서로 비슷해져만 가는 초국적적 대도시 여행이 질렸다면,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기 쉬운 일상을 새로이 바꿔보고 싶다면, 교토라는 특별한 도시와 만나고 교감한 한 고적한 여행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서울이라는 도시가 부과하는 압박에서 벗어나 '이 세상 밖이라면 어디든지'라는 심정으로 감행한 여행. 그리고 행선지는 지구의 소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듯한 도시, 교토이다.
교토에 도착한 첫날 밤, 아직도 낯설게 느껴지는 도시 안에 웅크려 앉아 우연히 보게 된 영화는「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였다. 영화를 다 본 후, 조제 같은 여자와 츠네오 같은 여자가 이 도시 곳곳에 살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이 도시에 그만 정이 들고 말았더란 이야기. 그렇게 그곳에서 반년을 머물렀다.
산책하기 좋은 도시라는 표현에 딱 들어맞는 교토에서 그녀는 유유히 도시 골목골목을 거닐었다. 그것은 그 어떤 스케줄도 그 어떤 책무도 없는 그야말로 동네 산책과도 같은 여행이었다. 그것은 때로는 유쾌하나 허무하고 흐뭇한 미소를 부르나 조용히 가슴을 두드리기도 하는 기록으로 남았다. 그리고 여행길에 곁들인 일본의 다양한 역사 문화적 이야깃거리는 맛깔 나는 덤이다.
그리고 역시나 교토에는 그 고즈넉한 풍경만큼이나 따뜻하고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다. 교토의 어느 여행길에서 나라를 잃은 윤동주와 탐미주의적 죽음을 꿈꾸었을 미시마 유키오가 기억되는가 하면,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의 아이 헨릭, 유일한 일본인 친구 시오미 상, 유학생활의 더없는 벗이었던 태국인 친구 구카이와 대만인 친구 옌옌 등 국적과 나이를 초월한 친구들과 인연을 맺었다.
"조용하되 정서적으로 충만한 나날을 보냈고 돌아올 무렵에는 다시 교토에서의 삶을 이어나갈 구실을 찾고 있을 만큼 깊이 매료된 상태"라고 고백하는 작가는 지금, 교토 못지 않게 서정적인 동네 삼청동 한켠에 조그만 카페를 차려놓고 또 다른 삶을 꾸리고 있다. 「바그다드 카페」처럼 사랑하는 사람들로 유쾌하게 북적이는 그곳에서.

추천평

새 작업실을 꾸밀 때, 머리 모양이 마음에 안 들 때, 영화를 추천받고 싶을 때, 맛있는 식당을 찾을 때, 여행지를 선택할 때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그녀는 똑똑하고 섬세하고 감각이 뛰어나고 재치 있고, 무엇보다 생각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멋진 가이드이다. 이 책 속의 그녀가 그렇듯이. 이 책의 문화적 시각은 지적이되 고리타분하지 않고 정보는 자상하되 수다스럽지 않다. 만남은 발랄하고도 따뜻하지만 거리를 잃는 법이 없다. 그처럼 여유롭고 멋스럽다가도 마침내 고독 속에 남겨지는 긴 그림자는 그녀의, 그러니까 사람의 인생을 전한다. 무엇보다 이 여행의 동반자가 될 뻔한 사람으로서, 단풍잎이 떨어진 교토의 오래된 거리를 함께 걷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어디 나뿐일까!
은희경, 소설가
물론, 우리에게 교토라는 도시는, 금각사와 단풍과 게이샤라는 몇 가지 지점만으로도 세부까지 충혈된 감각을 준다. 그건 친숙한 만큼 충족된 정서이다. 그러나 이 책엔, 나직한 발걸음으로 옛날 길들을 좁혀가는 여행기의 문법보단, 쓰러진 몸을 일으켜 가까스로 그 안에 잠입한 사람을 가만가만 치유하는 한 도시의 방식이 먼저 읽힌다. 어조는 간결하고 관점은 학술적이며 묘사는 따뜻한데도, 책을 덮을 땐 어딘지 울고 싶어진다. 문단마다 탐사와 탐미, 고립과 존립, 견문과 견성이 너무나 심화돼 있어서…. 내 삶에 무엇이 들어오건 물리치거나 용납하는 건 자신의 몫이다. 하지만, 교토가 주는 이런 그리움이라면 아주 오래 간직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충걸,「GQ KORE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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