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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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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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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79g | 152*224*30mm
ISBN13 9788956056395
ISBN10 895605639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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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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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이들과 온 제주도가 10여 년 전 꽃님아빠와 둘이 왔을 때와 얼마나 다른 곳일지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늘 새로운 걸 찾아내니까. 늘 그랬듯이 꽃님이, 꽃봉이는 가장 볼 만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우습게 만들고, 쓸데없다고 생각한 것도 흥미진진한 무언가로 만드는 재주가 있으니까 말이다. ---p.21 남편은 어떻게 하고 제주도 가? 중에서

하루에도 몇 번이나 꽃봉이에게 신발 빨리 신으라고 재촉해야 하고, 꽃님이가 집 나설 땐 꼭 화장실 가는 버릇이 있는 줄 알면서도 먼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놓고 기다리면서 초조한 기분이 되는 거, 꽃님이가 뭐 배우는 동안 대기실에서 꽃봉이와 시간을 때우면서 자꾸 미안한 기분이 되는 거, 그게 싫어서 제주도에 왔는데 여기서까지 오늘 꼭 이걸 해야 한다는 상황은 정말 만들고 싶지 않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재촉하지 않고, 몇 분 남았나 시간 계산하지 않고, 오랫동안 지루하게, 그렇게 보내고 싶었다. ---p.36 해야 할 일 첫 번째. 아무것도 하지 않기 중에서

어른들끼리 다니거나 애가 좀 컸으면 비가 오건 말건, 덥건 말건 어지간하면 일정대로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릴 땐 이런 리스트가 꼭 필요하다. 엄마 생각엔 산굼부리를 봤으니 가까운 비자림에 가면 좋겠지만 아이가 잠들어버리면 어쩌겠는가. 한숨 재울 수 있게 한 시간쯤 드라이브하면 좋을 텐데. 그럼 한 시간쯤 떨어진 곳에 갈 만한 데가 있는지 찾아서 일정을 급하게 변경해야 한다. 갑자기 소나기가 온다면, 어른은 일정대로 구경을 다닐 수도 있고, 창 넓은 찻집에 가서 음악을 들어도 좋겠지만 어린 여행 파트너는 다른 일정을 요구한다. 실내이면서도 액티브한 곳이 어디 있을까? 그래, 유리의 성에 가서 컵 만들기 체험을 해야겠군. 이런 식이다. ---p.75 일정 짜기 놀이 중에서

하루 종일 도서관에 바닷가. 돈이라곤 10원도 안 썼는데 행복하다니, 이게 무슨 횡재인가 싶다. 비싼 교구와 책들, 옷, 고급 교육기관 앞에서 돈 때문에 갈등했던 게 몇 번이던가. 그때마다 아이의 반응은 엄마의 기대와 달랐지. 비싼 장난감보다 그 장난감이 포장돼온 박스를 가지고 더 오래 놀고, 애써 찾아간 명승지보다 그 앞의 지렁이에 더 관심이 많곤 했지. 아이의 행복과 돈이 상관없다니, 다행스럽기도 하고, 더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p.106 제주도 한 달 사는데 얼마나 들었어요? 중에서

유년의 여행을 통해 사랑하는 대상이 많이 생긴다면,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면 됐지 뭘 더 바래. 어쨌거나 아이의 기름진 땅을 생각하면 마음이 설렌다. 그 땅에 나중에 뭐가 자랄지 아무도 모른다. 꼭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 않더라도 괜찮다. 씨앗을 품고 있는 땅이라니,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잖아. 오아시스가 숨어 있는 사막처럼 근사하게 들리네. 아아, 자라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자. 자라지 않으면 어때. 같이 있는 이 순간이 이리도 행복한걸. ---p.167 육아의 첫 번째 원칙, 익히되 잊으라 중에서

아이들이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노는 걸 보면서 참 놀랐다. 모래놀이 도구라고 해봤자 작은 삽과 양동이 정도고 모래사장에 버려진 빈병과 종이컵 따위로 아이들은 세 시간 네 시간 끝없이 놀았다. 수십 가지의 놀이가 등장했다 사라졌고, 더 복잡한 규칙으로 다시 나타났으며 어떨 땐 아주 단순한 행동만을 반복했다. 그러는 동안 아홉 살짜리나 다섯 살짜리나 얼마나 행복한 표정이었는지 모른다. ---p. 223 매일매일 체험학습? 중에서

마법처럼 내겐 제주도에서 지내는 것이 수월하고 좋았다. 제주도 공기를 맡자마자 아이들이 순하고 명랑해진 데다,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훨씬 건강하게 지냈고, 가는 데마다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싶을 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들을 보았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꿈이라면 깨지 말고, 생시라면 가지 마라.
---p. 278 반짝반짝 빛나는 제주의 추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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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많은 방학 가운데 한 번은 이래도 되지 않을까. 아이들도 자기 인생에서 휴식을 누릴 권리가 있다. 우리의 꽃님이 꽃봉이는 평생 그 여름의 바다를 잊지 못할 것이다. 영어, 수학이 안 중요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푹 쉬면서 자연 속에서 얻어온 햇살 가득한 에너지가 내 아이의 안에서 꿈틀대는 모습을 상상해보시라! 그 시간은 반납하고 애써 진도 나간 수학, 영어는 쩨쩨한 획득이다. 수학문제 풀고 영어학원 다니는 방학. 딱 한 번만 그거 안 하면 안 될까.
정재은 (방송작가, 『EBS 60분 부모』, 『엄마 달인』 저자)
이 책, 정말 기다렸다.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찔끔찔끔 읽어가며 막내가 네 살만 되면 나도 세 아이 데리고 제주도로 떠나리라 매일 다짐하게 했던 글이다. 일단 너무 재미있고 전직 방송작가였던 눈썰미로 제주도의 이곳저곳을 알뜰하게 훑어주는 센스는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로 떠나는 일을 가뿐하게 해준다. 엄마의 눈으로 짚어내는 갖가지 알뜰 정보들은 정말 놓치지 말자. 암만 생각해도 아이들에게는 3박 4일 사이판보다 제주도 한 달이 백배 낫다.
평온 ( 대안교육지 민들레 필진,『두려움 없이 엄마되기』 저자)
아름다운 섬 제주도가 육아에 그렇게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꽃님에미를 통해서 깨달았다. 꽃님에미의 아이 키우기는 생활의 예술이다. 그녀는 늘 가까이 있는 쉬운 대상을 활용해서 마술처럼 다양한 즐거움을 얻어내는 데 천재다. 꽃님에미는 자신의 창의력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이 인심 좋은 예술가는 우리가 그녀를 따라해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기쁨과 소득이 모두 자신의 것이라도 되는 듯이 비법을 술술 털어놓으며 행복해한다.

심윤경 (소설가, 『나의 아름다운 정원』, 『사랑이 달리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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