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는 논문의 첫머리 또는 끝부분에 둘 수 있다. 이탈리아어 및 프랑스어 책들은 대부분 차례를 끝부분에 둔다. 영어로 된 책들과 대부분의 독일어 책들은 첫 머리에 둔다.얼마 전부터 몇몇 이탈리아의 편집자들도 이 두 번째의 기준을 채택하고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첫머리에 두는 것이 더 편리하다. 그러면 처음 몇 페이지만 펼쳐도 곧바로 차례를 발견하는 반면,끝부분에서 참조하려면 더욱 커다란 육체적 노고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첫머리에 있어야 한다면, 정말로 첫머리에 있도록 하라. 영미계의 어떤 책들은 서문 다음에 차례를 넣기도 하며, 종종 서문,초판의 서문,재판의 서문 다음에다 두기도 한다. 그건 야만적이다. 그건 정말로 어리석은 일이며,차라리 책의 한가운데에 두는 것이 나으리라.
--- p.299
잘만 작업하면, 정말로 어리석은 테마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잘만 작업하면 겉보기에는 주변적이고 동떨어진 테마에서도 역시 유용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마르크스는 정치 경제학에 관한 논문이 아니라, 에피쿠로스와 데모크리토스라는 두 명의 그리스 철학자에 관한 논문을 썼다. 그리고 그건 우발적인 작업이 아니었다. 아마도 마르크스는 바로 그 두 그리스 철학자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론적인 역량을 갖고 역사와 경제 문제를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르크스에 대한 야심 만만한 논문으로 시작하였다가, 결국은 거대한 자본주의 회사의 인사부에서 근무하게 되는 여러 학생들을 생각해 보면, 논문 테마의 유용성, 임무에 관한 개념을 재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p. 31
그러한 경우 테마를 선택하는 데에는 네 가지 규칙이 있다.
1) 테마가 지원자의 관심에 상응할 것(즉 지원자가 치른 시험들의 유형, 독서 유형, 그의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환경과 연결되어 있을 것).
2) 준거로 할 출전들이 입수 가능한 것이어야 할 것, 말하자면 지원자가 얻을 수 있는 자료일 것.
3) 준거로 할 출전들이 쉽게 다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할 것, 말하자면 지원자의 교양 능력에 합당한 자료일 것.
4) 연구의 방법론적 범주가 지원자의 경험 영역에 해당할 것.
그렇다면 이 네 가지 규칙은 아주 평범한 것이며, 또한 <논문을 작성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라는 간단한 법칙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 p.32
결론
필자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관찰로 결론을 맺고 싶다. 즉, 논문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 얻는다는 의미이며, 논문은 마치 돼지와 같아서 버릴 것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 중요한 것은 바로 모든 일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관심있는 테마를 선택하였다면, 또한 만약 비록 짧지만 이미 정해진 기간을 정말로 논문에 몰두하기로 결정하였다면, 그렇다면 여러분은 논문을 하나의 놀이, 하나의 내기, 하나의 보물 찾기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리라.
--- p.305-306
2.2. 역사적 논문인가, 아니면 이론적 논문인가
이러한 양자택일은 단지 몇몇 과목에만 해당된다. 사실 수학의 역사라든지 로망스 문헉학, 독일 문학사와 같은 과목에서의 논문은 역사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건축학적 구성, 원자로 물리학, 또는 비교 해부학과 같은 과목에서는 대개 이론적 논문이나 실험 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론 철학, 철학, 문화 인류학, 미학, 법철학, 교육학, 또는 국제법 등의 과목도 있는데, 거기에는 두가지 유형의 논문을 쓸 수 있다.
이론적 논문이란, 이미 다른 고찰의 대상이 되었거나 그렇지 않은 추상적인 문제, 예를 들어 인간 의지의 본성, 자유의 개념, 사회적 역할의 개념, 신(神)의 존재, 유전의 법칙등을 다루고자 하는 논문이다.
--- p.3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