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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1
중고도서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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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3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30g | 148*210*30mm
ISBN13 9788937490132
ISBN10 8937490137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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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니그보와 침대에 누워서 다리를 비비 꼴 때마다 올란나는 은수카에서의 생활이 포근하고 부드러운 깃털로 만든 그물에 푹 빠져 지내는 기분이었다. 이런 느낌은 그가 서재에 몇 시간씩 머무르는 날에도 똑같았다. 그가 이제 결혼하자고 할 때마다 올란나는 안된다고 대답했다. 이 생활이 너무나 행복했다. 불안할 정도로 행복했다. 이 행복을 지키고 싶었다. 결혼으로 행복한 생활이 따
분한 동반자 관계로 전락할 것 같아서 두려웠다. 1권 ---p. 97

오데니그보가 시선을 피하며 신문을 펼쳤다. 순간 충격이 서서히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의 딱딱한 동작은, 그 얼굴에 떠오른 공포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은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의미였다.
“당신이 아말라한테 손을 댔구나.”
올란나가 말했다. 질문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답을 듣고 싶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길, 어떻
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느냐며 화를 내길 바랐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락의자에
앉은 채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당신이 아말라한테 손을 댔어.”
올란나가 다시 말했다.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해서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듯이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의 표정을 그녀는 평생 못 잊을 것 같았다.
그녀는 부엌으로 가다가 하마터면 식탁 옆에서 쓰러질 뻔했다. 가슴을 내리누르는 무게를 도저
히 감당할 수 없었다. 2권 ---p. 36-37

아기가 잠에 빠져든 다음에 올란나는 자신이 목격한 장면을 그에게 말해 주었다. 낯익은 옷차림
으로 마당에 쓰러져 있던 머리 없는 시신들, 음바에지 외삼촌의 여전히 꿈틀대던 손가락, 호리병에
든 아이의 머리와 빙글 돌아간 눈동자, 제대로 닦지 않은 칠판처럼 창백하고 핏기 없는 시신들의
이상한 피부색에 대해 이야기했다. 1권 ---p. 277-278

순간 매서운 소리를 일으키며 공중을 날아온 폭탄이 땅에 떨어지며 쾅 터졌다. 리처드는 카이네
네를 몸으로 가렸다. 주먹만 한 폭탄 파편 하나가 휘잉 지나갔다. 이케지데는 여전히 달리고 있었
다. 그런데 리처드가 고개를 돌려서 힐끗 쳐다본 순간 그의 머리가 사라졌다. 몸은 여전히 앞으로
살짝 숙인 채 두 팔을 열심히 휘저으며 달리고 있었지만 머리가 없었다. 머리가 있던 자리에는 피
가 용솟음치는 목만 남아 있었다. (2권 p. 202)
카이네네는 밤마다 울었다. 이케지데 꿈을 꾸고 싶은데 매일 아침마다 잠에서 깨어나면 머리 없
이 뛰어가는 몸뚱이만 선명하게 떠오르고, 그 다른 쪽 구석에서는 우아한 황금 담뱃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자신을 봤다고 리처드에게 하소연했다. 2권 ---p. 204

“할아버지는 당신이 겪은 고통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지. ‘고통은 날 죽이지 않아, 날 지혜롭
게 하지.’ 오 그부로 음 에그부, 오 메에 카음 말루 이페.”
“기억나.”
“너무 극심한 고통을 겪다 보면 다른 건 쉽게 용서될 때가 있는 것 같아.”
카이네네가 말했다.
침묵이 흘렀다. 올란나의 몸속에 단단히 굳었던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2권 p. 254)
쏘아 대는 총소리와 병사들이 내지르는 비명, 죽음의 냄새, 공중과 주변에서 터지는 폭탄 소리
는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같았다. 하지만 야영장으로 돌아오면 모든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
다. 쏟아지는 내장을 움켜잡으려는 듯 쩍 벌어진 복부에 두 손을 올려놓은 채 죽어 있는 병사도 떠
오르고 아들을 부르다가 숨이 끊어진 병사도 떠올랐다. 2권 ---p. 286

“당신은 아주 강한 여자야, 은켐.”
오데니그보에게서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말이었다. 그가 늙어 보였다. 두 눈에 어린 물기와 좌절
감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생긴 주름살 때문에 아주 늙어 보였다. 올란나는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무슨 뜻이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묻지 않았다. 누가 먼저 잠들었는지도 확실치 않았다.
다음 날 아침에 올란나는 아주 일찍 깨어나서 자신의 입 냄새를 맡으며 슬프고 불안한 평화를
느꼈다. 2권 ---p.333

리처드는 코를 문질렀다. 어둠이 몰려들다가 걷혔다. 그 순간 리처드는 자신이 카이네네를 다시
는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예감했다. 남은 평생이 촛불을 켠 어두운 방 같을 것이며, 자신은 어두운
곳에 숨어 희미한 빛 아래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2권 ---p.39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열세 살 소년 으그우는 숙모의 소개로 대학 교수 오데니그보의 집안 일꾼으로 일하게 된다. 오데니그보는 나이지리아의 독립을 주장하는 개혁파이며, 그의 연인 올란나는 서양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여성이다. 으그우는 부족 마을에서 살다 이 집의 일꾼이 되면서 교육받기 시작하고 아프리카 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 간다. 올란나에게는 쌍둥이 자매 카이네네가 있다. 이 둘의 관계는 올란나가 외국 유학을 가면서 소원해진다. 영국 출신 기고가 리처드는 아프리카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나이지리아로 왔다가 한 파티에서 카이네네와 올란나를 만난다. 리처드는 카이네네의 신비한 매력에 끌려 사랑에 빠지고 나이지리아 전쟁에 대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이 네 사람의 관계는 오데니그보의 어머니가 그와 올란나의 관계를 부정하며 오데니그보를 부족 처녀와 동침하게 하면서 얽히기 시작한다. 오데니그보가 부족 처녀와 동침했다는 사실을 안 올란나는 좌절감에 빠져 리처드와 하룻밤을 보낸다. 이 일로 올란나와 카이네네가 어색하게나마 유지해 오던 관계는 깨지고 만다. 그 후 부족 처녀는 오데니그보의 딸을 낳고, 올란나는 그 아이를 오데니그보와 자기 사이의 아이로 받아들이고 키운다.

그러던 중 나이지리아 내전이 일어나 주인공들은 전쟁의 한가운데로 내몰린다. 카이네네는 전쟁터에서 부상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올란나의 가족은 생활고에 시달리며, 으그우는 강제 징용되어 참전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카이네네와 올란나 자매는 다시 만나고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마침내 올란나는 전쟁터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던 으그우가 카이네네가 있는 시설에서 요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계기로 자매는 화해한다. 전쟁이 끝나고 올란나의 가족과 리처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카이네네는 물품을 구하러 북부로 떠난 후 소식이 끊긴다. 올란나의 가족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삶의 터전에서, 카이네네는 아직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은 북부에서, 전쟁의 후유증과 같은 이별을 경험한다. 올란나는 생사를 알 수 없는 카이네네를 걱정하며 다음 생에 태어나도 그녀와 쌍둥이 자매로 태어나고 싶다고 고백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생생하게 삶을 묘사하는 대단한 소설이다. 열정적인 지성으로, 개인적 체험에 근거해 한 시대의 초상을 그려 낸 이 소설은 20세기 고전들의 훌륭한 후계자다.
조이스 캐럴 오츠
이 새로운 작가는 지혜를 들려주는 고대 이야기꾼들의 재능이 있다.
치누아 아체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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