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접근에 있어 더욱 중요한 것은 이미 도처에 널린 콘텐츠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여러 분과에서 다뤄 왔던 다양한 ‘사유의 형식’을 수용·활용·변용·적용하는 역량이다. 가령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의 ‘날것과 구운 것’ 등의 이원론적 분석 결과를 외워 말하는 것보다, 이항대립의 분석이 어떤 맥락에서, 왜 유효했고, 그러한 사고방식의 문제는 무엇인지 곱씹어 보는 것, 그래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런 사고방식을 어떻게 극복하고, 과연 적용할 수 있는 것인지 헤아려 보는 것. 이런 태도가 지금 필요한 인문학적 태도가 아닐까.
--- 「추천의 글: 최장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중에서
레드 어소시에이츠는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으면 재무제표 속 온갖 수치를 분석하는 대신, 클라이언트의 타깃 고객을 만나고, 그 고객의 집이나 직장에 직접 찾아간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동안 고객의 삶을 관찰한다. 아침 출근길에 동행하고, 같이 점심을 먹고, 직장 선후배를 인터뷰한다. 보통의 컨설팅 업체 시장 조사와는 그 깊이의 수준이 다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동시대에 태어난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세대적 특성도 있고, 태어난 지역에 따른 고유의 문화도 갖고 있다. 고객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들여다보면, 단순히 소비자로 봤을 때보다 훨씬 다양한 행동 요인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제껏 몰랐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레드의 3법칙’의 핵심이다.
--- 「소년의 낡은 운동화가 알려 준 것들」 중에서
현상학을 기업 경영에 대입해 보자. 소비자는 어떤 제품·서비스를 받아들일 때, 각자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30대 여성에게 커피메이커가 ‘휴일 아침의 로망’이라면, 50대 남성에게는 음료 뽑는 기계 덩어리일지 모른다. 따라서 기업이 사람, 즉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존재하는 세계 전체를 볼 필요가 있다.
--- 「인간은 세상 안에 존재한다」 중에서
전략 미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마다 누군가가 ‘그건 우리 회사 방식과는 맞지 않는다고’ 배척하는 일이 잦을 때. 이는 회사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태어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며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 「기업이 위기 신호를 포착하는 세 가지 방법」 중에서
레드 어소시에이츠는 이런 관찰 조사를 통해 TV는 가구’라는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 냈다. 과거 삼성전자의 시각에서 TV는 첨단 가전제품이었다. 하지만 가정에서 TV는 가전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가족 구성원을 한데 모으는 중심점이자,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도구, 또 거실 중앙을 차지하는 커다란 가구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 「삼성전자, “TV는 왜 거실에 있는가”」 중에서
이런 상황에서는 도무지 여러 상황에 통용되는 원칙을 세울 수가 없다. 경제학·경영학이 만든 각종 모델의 ‘예측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가정한 셈이다. 하지만 인간은 몇 가지 모델로 분석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 ‘모두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 「고객은 생각보다 비합리적이다」 중에서
덴마크의 한 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당신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운전을 잘하는 운전자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95퍼센트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도로의 현실을 생각해 보면 불가능한 숫자다. 그래서 기업은 소비자의 말을 적당히 새겨들어야 한다.
--- 「“숫자는 진실의 파편일 뿐이다”」 중에서
레드 어소시에이츠는 스포츠 경험과 소비에 관한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샅샅이 파악해 아디다스에 통찰을 줬다. 이들의 행동이 특정한 소수의 일시적 기행이 아니라, 머지않은 미래에 대다수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시대적 변화의 시작임을 귀띔해 준 것이다. 아디다스는 확신을 가지고 일상을 위한 예쁜 운동복 브랜드로의 변화에 앞장섰다.
--- 「안갯속을 헤매던 아디다스」 중에서
라스무센 CEO는 “빅 데이터는 두꺼운 데이터가 아닙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유는? “빅 데이터에는 상관관계는 있지만, 인과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 「빅 데이터 대신 ‘두꺼운 데이터’」 중에서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숫자와 데이터를 보지만, 사실 경영자는 고객을 추측할 뿐입니다. 예컨대 당신에게 보고서로 올라온 설문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요즘 많은 사람들이 등심 스테이크를 좋아한다고 칩시다. 그래서 당신은 새로운 메뉴로 등심 스테이크를 내놓으면 잘 팔릴 것이라고 추정하죠. 그런데 당신의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들이 등심 스테이크를 원하는 게 맞을까요?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아닐 수도 있죠.”
--- 「시스코 회장은 왜 ‘고객과의 대화’에 집착했나」 중에서
“이렇게 3단계까지 그럭저럭 완수되면, 기업은 ‘명료함의 순간(Moment of Clarity)’에 도달하게 됩니다. 기업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러면 기업은 솔루션을 창조(Creating)하고(4단계), 자신의 비즈니스에서 영향력을 구축(Impacting)할 수 있게(5단계) 됩니다.”
--- 「‘레드의 법칙’을 체화하기 위한 일곱 가지 전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