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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항설백물어 -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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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항설백물어 -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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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538g | 137*197*30mm
ISBN13 9788934977858
ISBN10 89349778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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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높은 산에는 산사내가 살았습니다.
사내라고는 하지만 산사내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산의 신이자 산의 정령이며 산의 요괴이기도 했습니다.
산사내는 산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산사내는 옷 같은 건 입지 않습니다. 말을 할 필요도 없었고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새를 잡고 물고기를 먹으며 풀과 나무를 두른 채 심산유곡을 뛰어다니며 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무서웠습니다.
산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물론 두려웠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산을 경외했던 것입니다.
산은 사람들에게 갖가지 은혜를 베풀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산은 사람을 죽이기도 했습니다.
산은 또 꺼림칙한 마의 장소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산은 현세와 내세가 바뀌는 경계에 있는 저세상이기도 했습니다.
산사내 또한 마물 중 하나임이 분명했습니다.
사람들은 산사내를 저어했습니다.
생활을 위협하는 짐승으로서.
그렇습니다. 산사내는 짐승이기도 했습니다.
말도 하지 않고 글자도 쓰지 않는 모양새를 보면 역시 인간이 아닙니다.
벌거숭이에 털북숭이, 힘세고 발 빠르며 하늘을 찌를 정도로 커다란 사내.
그 생김새도 흡사 짐승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야만스러운 짐승이라며 산사내를 겁냈습니다.
한데.
어느 날 산사내는 생각했습니다.
나는 짐승이었을까, 하고.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9~10

예로부터 사람들이 입으로 전하는 무시무시한 일, 기이한 일을 모아 백 가지를 이야기하면 반드시 무시무시한 일,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백 가지 이야기에는 법식이 있다. 달빛 어두운 밤, 사방등에 불을 켜는데, 그 사방등에는 푸른 종이를 붙이고 백 가닥의 심지를 밝힌다. 이야기 하나에 심지를 한 가닥씩 뽑으면 좌중은 점점 어두워지고 푸른 종이 색깔이 변하면서 어쩐지 무서워진다. 그래도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면 반드시 기이한 일,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 p.241

두 사내가 있었습니다. 네, 젊은 사내입니다.
그들에게는 대망이 있었습니다. 네. 젊은 분들은 누구나 그런 게 있지만 이 나이가 되면 닳아 없어져버리지요.
대망이라는 건 돈을 벌고 싶다거나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다거나, 그런 것이 아닙니다. 천하국가를 뒤엎는다거나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그런 바람입니다.
네, 좋은 일이기는 하겠지요.
높은 뜻을 품는 건 나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높은 뜻이라는 건 말이지요, 꽤 곤란한 물건입니다. 네, 분수에 맞지 않는 대망일 경우에는 어떻게 실현하면 좋을지 알 수 없지 않습니까.
사람은 할 수 있는 일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높은 뜻은 때로 할 수 없는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게 하지요.
물론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지만요.
두 젊은이는 천하를 뒤엎겠다는 고매한 뜻을 품었습니다.
두 사람은 여행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뜻을 이룰 수 있을까, 이것만 생각했습니다.
--- p.32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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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자 종목 : 중고도서
  •  업체명 : 백동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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