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국가 사이의 사람과 물자 교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요. 이민, 유학, 여행도 늘어나고 있고요. 세계 무역 규모 순위도 대부분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죠. 하지만 역사 왜곡이나 영토 문제 등 다양한 역사 분쟁도 계속되고 있어요. 동아시아인은 자기 나라의 기준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각국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그래야만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문제를 넘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어요. 이 책이 여러분들에게 그 시작선이 되어 줄 수 있기를 바랄게요.”
--- 「머리말」 중에서
이번에는 동아시아를 다시 여러 지역으로 나누어 볼까요? 우리 한민족이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은 ‘한반도’예요. 한반도를 달고 있는 거대한 땅은 중국 대륙이죠. 중국 대륙을 보면 동남쪽으로 배가 불룩 나온 듯한 커다란 땅이 있는데 ‘중국 본토’라고 불러요. 농업 생산량이 높아 동아시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죠.
그 주변은 위도가 높거나 고원 지대라 춥고 건조한 지역이 펼쳐져 있어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만주’, ‘몽골 고원’, ‘티베트 고원’이 감싸고 있어요. 한반도의 오른쪽 바다, 동해 건너편에는 여러 개의 커다란 섬들이 줄지어 늘어선 ‘일본 열도’가 자리하고 있어요. 모두 동아시아에 속하죠.
베트남 북부 지역도 우리 동아시아의 한 식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 나요? 사실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에 속한 나라예요. 따 라서 북부의 경우, 역사적으로 동아시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 pp. 12-13
우리는 한국을 반만 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라고 말하곤 해요. 고조선부터 시작해서 여러 나라가 공존하는 시대를 거쳐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 시대를 맞이했고, 신라와 발해의 남북국 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으로 이어졌지요. 이웃 중국과 수많은 전쟁을 치렀지만, 중국의 제도와 문물, 사상을 우리 식으로 소화해서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켰어요. 일제 강점기와 분단, 한국 전쟁 등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최근 50년 사이에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나라가 되었어요
--- p. 41
‘한자’는 먼 옛날부터 중국인들이 사용해 온 문자예요. 중국의 한족이 사용한 문자라서 한자라고 부르죠. 그러나 한자는 중국인들만의 문자가 아니에요. 한국, 일본, 베트남에서도 사용되었어요.
예를 들어 중국 황제의 생일 파티에 한국, 일본, 베트남 사신이 손님으로 왔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들은 국적이 서로 다르지만 한 자리에 모여 통역사 없이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어요. 글자로 대화하는 ‘필담’이 가능했거든요. 네 나라 사람 모두 한자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 p. 66
병자호란으로 두 나라의 관계는 형제 관계에서 군신 관계로 바뀌었어요. 세자를 비롯한 왕실 사람들, 조정 신하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백성이 청나라로 잡혀갔지요. 그리고 병자호란이 일어난 지 8년 만에 명나라가 멸망하고 청나라가 중국 대륙을 차지했어요. 청나라는 이후 200년 넘게 동아시아를 호령했어요. 병자호란은 청나라가 동아시아 중심 국가가 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 전쟁이에요.
--- p. 111
‘동북 공정’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나요? ‘동북’은 중국의 동북 3성, 즉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앞에서는 만주라고도 했죠? ‘공정’은 프로젝트를 뜻해요. 그러니까 중국 정부가 동북 3성(만주)에 대해 추진한 프로젝트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그럼 무슨 내용의 프로젝트일까요? 중국은 동북 지역에 존재했던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의 역사가 중국 소수 민족의 역사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이걸 입증하기 위해 2002년 5월부터 학술 연구를 시작했어요.
--- p.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