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지 않을 권리』를 쓴 황두영 작가는 예전에 내 수업을 들은 학생이었다. 종강 후 파스타를 사주었더니, 흘리지 않고 맛있게 먹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파스타를 다 먹은 그는 기운을 내어 졸업을 했고, 이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제법 긴 시간 활동했다. 그 기간 동안 황두영 작가가 특히 집중해서 탐구한 주제가 바로 생활동반자법이다. 이제 그 탐구의 결실인 이 책을 펴내면서 황두영 작가는 옛날에 파스타를 사 주었던 선생에게 추천사를 부탁했다.
왜 하필 나였을까? 내 직장에는 나보다 멀쩡한 선생들도 많을 뿐더러, 이 책의 주제인 생활동반자법에 대해 나는 충분히 알지도 못한다. 고가의 파스타를 사준 인연 때문이라면, 이러한 부탁은 거절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나는 결국 이 책의 추천사를 쓰기로 결심했다. 지난 10여년 간, 한국 사회에는 가족, 젠더, 번식 등 제반 영역에서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 변화는 크고 깊은 것이어서, 새로운 삶의 조건에 발맞추어 스스로를 다시 계몽하지 않으면, 사회든 개인이든 자멸의 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나 역시 이제는 한심해 보이는 과거의 내 자신으로부터 멀어지고 싶다. 이렇게 멍청하게 늙어 죽을 수는 없다. 낡은 인식에 얽매이지 않고,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건의 변화를 따라잡고 싶다. 가족, 젠더, 번식에 대한 내 생각을 더 갱신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더 배우고 싶다. 그러한 현재의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비혼과 혼자살기가 한철 유행이 아닌 일상이 된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족'은 어딘가 모르게 거추장스러운 단어가 되어버렸다. 황두영의 『외롭지 않을 권리』는 영화와 드라마, 기사와 문학을 유쾌하게 오가며 우리 사회에 존재해온 ‘핵가족적 낭만주의’를 투명하게 보여준다. 정신없이 빠져들어, 가끔은 낄낄대며 『외롭지 않을 권리』를 읽다보니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생활동반자법’이 1인 가구인 내 삶에, 나의 행복에 가장 필요한 제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대로 혼자 늙어죽는 것은 아닌지 밤이면 밤마다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당신에게 황두영의 『외롭지 않을 권리』는 최적의 안정제이자 최고의 해법이 되어줄 것이다.
-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저자)
이제 많은 사람들은 사람 사이에 가장 친밀한 관계를 계약화할 때 단 하나의 선택지만 존재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개인의 변화한 욕구와 규범을 담지 못하는 지금의 ‘법 지체’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낡은 것을 거울로 두고 그에 비추어 새 것을 설계해야만 한다. 『외롭지 않을 권리』는 우리의 새로운 선택지에 자유, 보호, 평등, 존중과 같은 가치들을 포개며 꼭 알아야 할 것을 담았다. 한 사람의 생애에 실재하는 안정적인 상호 돌봄 관계를 공적으로 인정하여 보호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자는 것은 특이한 발상이 아니다. 이렇게 당연한 생각을 현실로 펼쳐보이는 길을 이 책이 이끌 것이다.
- 류민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