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퉁과 모옌, 위화와 비페이위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대륙적 기질들, 그 속에 드러난 중국식 과장이 중국소설의 공통점인 줄 알았다. 아라이의 소설을 읽지 않았더라면 광활한 대륙의 수많은 골짜기와 계곡을 따라 낮게 흐르는 이런 목소리가 있는 줄 몰랐을 것이다. 멀리 더 멀리 나아가려는 큰 목소리의 중국작가들 소설 가운데 아라이의 소설은 메아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첫번째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내 속의 모든 것들이 납작 엎드렸다.
하성란 (소설가,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작가)
성큼성큼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이토록 빈틈없는 소설은 쉬이 찾아보기 힘들다. 은은한 사향이 퍼진 듯 향기롭고, 직접 양떼를 모는 듯 생생하다. 아라이의 꾸미지 않은 솔직함이 오히려 힘차고 신비롭다. 그로 인해 미궁 같던 티베트는 사라지고 자연인으로서의 티베트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평범한 인물을 통해 역동적인 티베트를 만나는 순간, 당신도 깊은 탄성을 터뜨리게 될 것이다.
김려령 (소설가, 『완득이』 저자)
중국 당대문학의 가장 큰 특징으로 수사의 다양성을 들 수 있다.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신사실주의 작가들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중국 작가들이 현실생활의 디테일과 말초적인 수사에 집착하는 데 비해, 아라이는 아름답고 시적이면서도 매우 굵고 힘있는 수사로 현실과 꿈,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는 우화에 가까운 길지 않은 단편에 삶의 원초적 진실을 담아냄으로써 중국 당대문학의 또다른 지평을 열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옌롄커나 류전윈이 그의 작품을 극찬하고 있는 것도 그의 탁월한 수사력과 서사력 때문일 것이다. 아라이는 중국 고전문학의 전통인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의 풍격을 현대적으로 승화시키면서 꿈과 현실, 한족과 장족(藏族), 도시와 자연, 역사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에서 인간과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경계적(境界的) 작가’라 할 수 있다.
김태성 (중국문학 번역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