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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메이 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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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메이 페일

매튜 퀵 저 / 박산호 | 박하 | 2015년 1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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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556쪽 | 720g | 145*20*31mm
ISBN13 978896570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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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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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모든 게 짓궂은 장난처럼 보였다.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들은 아무 무게도 없고 어떤 결과도 낳지 못했다. 나는 웃기 시작했다.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코미디 같은 내 인생에 아무 힘도 쓸 수 없었다.
--- p.24

그런 식의 끝도 없는 집착과 광기 때문에 엄마는 자신만의 모험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자신을 둘러싼 쓰레기 더미 외에 인생의 다른 것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를 보면서 나는 고대 원시인들이 동굴 벽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네안데르탈인들이 쭈그려 앉아 은은하게 타는 횃불을 비추며 동굴 벽에 막대기 같은 사람 모양을 그리면서 거대하고 칼날 같은 이빨과 왕성한 식욕을 가진 호랑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걸 피해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우울하고 축축한 동굴에서 숨어 있는 장면이 그려졌다.
현실에서 우리 엄마가 피해 숨어야 할 칼날 같은 이빨을 가진 호랑이는 뭘까? 아마 나는 결코 그 답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 p.74

종이비행기를 가지고 창가로 가서, 햇볕 속으로 팔을 힘껏 내밀어 하늘로 던지고, 그 종이비행기가 나는 걸 봐봐. 땅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계속 지켜봐라. 마음속으로 그 영화를 찍는 거야. 그다음에 밖에 나가서 빨리 자신의 종이비행기를 집어서 뛰지는 말고, 책상으로 돌아와 종이비행기가 실제로 어떻게 날았는지 아주 자세하게 쓰는 거야. 그 종이비행기가 어떻게 날았느냐에 따라 점수를 받는 게 아니라 그 비행을 묘사할 때 얼마나 솔직하게 썼느냐가 관건이란 걸 잊지 마. 솔직하게 쓰면 A를 받을 것이다.
--- p.99

잔으로 와인을 마시는 허식은 포기하고 병째 들이키는 사이에 해가 졌다.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더 이상 어떤 위로나 쾌감도 주지 못하는 팔리아멘트 라이트를 반항적으로 뻑뻑 피웠다. 이제 담배 연기가 식도와 폐를 공격하고 있지만, 나는 마치 용이 있다는 걸 믿어준 단 한 명의 어린 소년을 잃고 동굴로 들어가버린 마법의 용처럼 쉬지 않고 담배를 뻑뻑 피웠다. 시야가 흐릿해졌지만 발치에 빈 병 네 개가 있는 걸 셀 수 있었다. “알베르 카뮈!” 나는 하늘에 대고 소리를 꽥 질렀다.
--- p.204

“우리가 말하는 불꽃이 그런 불꽃이 아닌 건 선생님도 아시잖아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수 있게 피우는 불꽃,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고 낯선 사람들을 손짓해 불가로 불러 모아 노래도 부르게 하고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면서 별들 밑에서 꿈을 꾸게 만드는 불꽃, 빛을 써서 위대한 일을 하게 될 다른 사람들을 위한 불꽃 말이에요.”
--- p.277

그래서 나는 최후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내 늙은 혈관에서 바다처럼 흘러넘치는 사랑과 함께 이 편지를 보낸다. 어쩌면 널 플로리다에서 보게 되겠지? 그렇지 않다면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침묵을 깨기로 결심하길 바란다. 내 보잘 것 없는 육신은 어쩔 수 없이 이 편지를 보내고 이것은 마치 소원을 비는 연못에 동전을 하나 던지고 진짜 기적이 일어나길 비는 느낌이 드는구나.
--- p.327

“전 이 카드를 20년 넘게 가지고 다녔습니다. 이 카드는 제 인생 최고의 선물이었거든요. 그때는 선생님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조차 드리지 않았죠. 그때 전 아무 철없는 10대였거든요. 하지만 이 카드는 제게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
재활원에 있는 어떤 중독자들은 자식들을 그 등대로 삼아 일에 집중하거나, 또 어떤 중독자들은 부모님을 등대로 삼아 뿌듯하게 만들어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에겐 일도, 자식도, 부모님도 없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 수업을 받으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기억났습니다. 그때 정말 행복했기 때문에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이 카드를 몸에 지니면서 내 자신이 쓰레기처럼 느껴질 때마다, 더 이상 내가 인간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마다 읽었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인간이라고 믿게 해주셨습니다.”
--- p.359

미소를 짓는 수십 명의 어린 얼굴들이 나타났고, 팔들도 창밖으로 나왔다. 이어서 종이비행기들이 급강하하거나, 미끄러지듯이 날아가거나, 빙글빙글 날아왔다. 하늘은 학생들이 글로 쓴 생각들로 가득 찼고, 나는 곧바로 거의 30년 전으로 돌아가 우리 고등학교 창문 밖으로 내가 종이비행기를 날렸던 때, 내가 처음으로 삶에 대한 가능성과 우리 엄마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인생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도전을 받게 된 때로 돌아갔다. 나는 울기 시작했다.
--- p.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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