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오페라나 교회음악 전곡음반 속에서 겨우 만날 수 있었던 카운터 테너 성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카운터 테너는 높은 음높이를 내는 남성가수로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섬세한 목소리를 내는 파트다. 요시카즈 메라, 브라이언 아사와, 안드레아스 숄, 데이비드 대니얼스 등이 카운터 테너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선두주자. 브라이언 아사와는 지난해 내한 공연을 했고 요시카즈 메라는 CF에 배경음악으로 그의 노래가 쓰이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최근 세 번째 음반을 출시한 안드레아스 숄은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그라모폰상을 두 차례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떠오른 카운터 테너. 부드럽고 풍요로운 음성을 자랑하는 그는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숄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중성적인 목소리를 내기 때문. 대부분의 카운터 테너가 순수하게 두성을 사용해 여성스러우면서도 약간은 닭살스런 느낌을 주는 반면 숄은 흉성과 두성을 결합해서 쓰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카운터 테너에 익숙치 않은 국내 클래식 팬들이 그를 선호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 있다.

숄은 신보 ‘비발디’에서도 온화하면서도 풍부한 성량을 풀어놓고 있다. 수록곡은 나시 도미니우스 G단조(신이 집 짓기 전에는), 살베 레지나 C단조(우리의 여왕을 축복하소서)를 포함한 성악 작품 4곡, 현을 위한 협주곡 2곡. 굳이 비발디의 곡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비발디의 성악음악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것은 음악이 있는 명상 같은 것이고 노래하는 사람과 감상하는 사람을 위한 카타르시스이다”라고 설명한다.

1집 ‘영웅들’은 계몽시대 오케스트라와 녹음했고 2집 ‘스타바트 마테르’에서는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 크리스토퍼 루세와 함께 작업하는 등 유명 음악인들과 팀을 이뤘던 반면 세 번째 음반 ‘비발디’에서는 의외로 무명의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오스트레일리안 브란덴부르크 오케스트라를 직접 선택한 숄은 “지휘자 폴 다이어와 마치 친구와 작업을 하듯 음악적 교감을 이룰 수 있었다”며 만족해 했고 녹음상태도 수준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성악곡과 현악곡을 섞어서 배치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비발디 음악을 신선하게 담아냈다.

안드레아스 숄은 올해 말 내한공연이 계획돼 있다.

Antonio Vivaldi 1678-1741 / 안토니오 비발디

countertenor : Andreas Scholl / 카운터테너 : 안드레아스 숄

Australian Brandenburg Orchestra / 오스트레일리안 브란덴부르크 오케스트라
conductor : Paul Dyer / 지휘 : 폴 다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