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니까 늦었다고 생각하고, 비교하니까 돌이킬 수 없다고 자책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 시점 이후로, 필요 이상의 비교를 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늦었거나 이르거나 하는 개념을 잠시 잊기로 했다.
--- p.18, 「그렇다면 나를 응원할 수밖에」 중에서
프리랜서의 세계는 고요하지만 때로는 스펙터클하고, 미래는 예측 불가능해서 짜릿하다. 무엇보다 아직 나에게 세상은 흥미로운 일 투성이다.
--- p.19, 「그렇다면 나를 응원할 수밖에」 중에서
나는 많은 경우에 일을 대할 때 간절히 원하지 않는다. 목적지를 설정하고 전속력으로 달릴 때보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느긋하게 걸어갈 때 더 즐겁고 얻는 것도 많음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 p.22, 「간절히 원하지 말아요」 중에서
지금은 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무언가를 시작하면 작고 사소한 무엇이든 느낄 수 있게 된다.
--- p.27, 「간절히 원하지 말아요」 중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으로 살면서 마주하게 될 시련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믿고 싶다). 지금 나에게 닥친 시련은 나중에 마주하게 될 조금 앞당겨진 시련일 뿐이다.
--- p.62, 「현실을 잊고 싶을 때」 중에서
수채화 물감은 한마디로 무섭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녀석이다. 종이가 물기를 얼마나 머금었는지에 따라 물감이 번지는 속도와 방향이 그때그때 달라진다. 게다가 붓을 쥔 손이 주저하면 주저할수록, 점점 내 그림에는 하수의 낙인과도 같은 얼룩이 늘어간다.
--- p.73, 「이런 수채화 같은 인생」 중에서
나는 초보자의 수채화 같은 내 일상이 나름 마음에 든다. 예측하지 못한 사건에 당황하고 저지른 실수를 수습하느라 바쁘지만, 가끔은 그 실수가 전화위복이 되어 꽤 그럴싸한 결과물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 p.73, 「이런 수채화 같은 인생」 중에서
나에게 이동에서 중요한 것은 목적지까지 얼마나 빠르고 편안하게 가느냐가 아니다.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려도 좋으니, 이동하는 동안에 어떤 예기치 못한 즐거움과 영감을 얻을 수 있느냐가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
--- p.109, 「대중교통의 매력」 중에서
당신도, 나도. 우리는 별일 없이 잘 살 것이다.
--- p.163, 「별일 없이 산다」 중에서
내일 두 배로 열심히 살기로 마음먹으며, 오늘은 마지막까지 격렬하게 빈둥거리기로 한다.
--- p.166, 「프리랜서의 하루」 중에서
많은 것들이 그렇다. 처음에 빠른 속도로 불타오른 것일수록 식는 속도 역시 빠르다. 다시 처음처럼 불타오르고 싶어도, 처음 올라간 온도까지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 당연한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감각은 무뎌지고 감사한 마음은 사라지고 만다.
--- p.192, 「무뎌진다는 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