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세상의 많은 악의 근원이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에게 알리는데 거부감을 느낀다. 모든 인간에게는 공격적이고 배타적이고 이기적이며 화를 잘 내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에게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대신 모든 인간이 본질적으로 착하다고만 가르치려고 한다. 그러나 어린이들은 자신이 항상 착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또 비록 착한 행동을 하더라도 마음속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것까지 알고 있다. 이런 점은 부모가 가르쳐 준 것과는 모순이 되며 따라서 어린이는 자신을 괴물처럼 느낄 수도 있다.

옛이야기는 실제적이고 단순한 서두에서 출발하여 환상적인 세계 속으로 진입해 들어간다. 그러나 그 우회의 폭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 어린이의 소박한 공상이나 꿈과는 다르게 -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절대로 길을 잃지 않는다. 옛이야기는 어린이를 경이로운 세계로 여행하게 한 후 마지막에는 가장 안도감을 주는 방법으로 어린이를 현실 세계에 데려다 놓는다. 잠시 동안 환상세계에 몰입하는 것은 영원히 거기 사로잡혀 있지 않는 한 결코 해롭지 않다. 이야기의 끝에 가면 주인공은 마력은 없어졌지만 행복한 현실로 돌아온다.

신화와 옛이야기는 서로 공통된 점이 많다. 그러나 옛이야기와는 달리 신화에서는 문화영웅이 등장하며 이 영웅은 평생 동안 본받아야 할 인물로 제시된다. 옛이야기 속의 인물이나 사건 역시 내적 갈등을 구현하고 보여준다. 그러나 옛이야기는 갈등을 풀 수 있는 방법과 더 높은 인격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음 단계에 대해서 암시하고 있다. 옛이야기는 그것들을 단순하고 소박한 방법으로 제시하여 듣은 사람에게 아무런 부담도 주지 않는다. 이런 점으로 인해, 옛이야기는 아무리 어린 어린이에게도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부담을 주지 않으며 열등감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

단순한 서두에서 출발하여 환상적인 세계 속으로 진입해 들어간다. 그러나 그 우회의 폭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 어린이의 소박한 공상이나 꿈과는 다르게 -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절대로 길을 잃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