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음과 같은 5개의 부로 구성된다.
제1부는 베트남의 간추린 역사이다. 고대보다는 주로 근현에 초점을 맞추었다. 중국이라는 큰 나라로부터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지키려는 베트남 민족의 끈질긴 독립 의지와 근세부터 시작된 서구의 식민주의 세력을 상대로 민족 구성원의 지혜를 합치고 일을 나누면서 싸워 강토(疆土)의 자주를 지켜낸 감동적인 사실(史實)을독자와 공유하려고 애썼다.
제2부는 중국과의 국경지대를 포함하는 베트남 북부지역 편으로 하노이, 하이퐁, 하롱베이, 디엔비엔푸, 므엉팡, 랑선, 동당, 까오방, 타이응우옌, 박닌 등을 여행하며 취재하고 기록한 것들이다. 중국의 거대한 힘에 항거하면서 더 비옥한 남쪽 나라를 찾아 내려간 베트남 민족의 근거지였고, 프랑스와 미국을 상대로 험난한 싸움을 이끈 수뇌들의 흔적을 더듬어 알리고 싶은 내용들이다.
제3부는 라오스나 캄보디아 국경선에 가까운 베트남 중부고원지대로 베트남 민족이 다양한 소수민족과 공존하면서 상호 동화했지만 고유문화가 남아 있는 꼰뚬, 쁠래이꾸, 부온마투옷과 사시사철 온화한 응우옌 왕조 말기의 여름 수도 달랏 등을 여행한 추억을 반추했다.
제4부는 남북 베트남의 임시국경으로 치열한 전쟁터였던 북위 17도 부근과 그 이남의 중부 해안 편 여행 보고서이다. 중부 해안은 남중국해의 해안선을 따라 일찍부터 도시화가 진행되었고 외국과의 교류가 많은 항구가 있다. 이곳의 후에, 다낭, 호이안, 쭈라이, 꽝응아이성, 꾸이년 등은 내가 자주 항해하여 상륙했던 곳으로 근대에 이르러 외세와 투쟁을 통해 민족 모순을 해결해 가는 역사가 아직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은 곳이다.
제5부는 역시 내가 군함을 타고 지나거나 상륙했던 베트남 남부 해안의 냐짱, 깜라인과 메콩 델타, 호찌민시, 타인뚜이하 포구, 비엔호아, 붕따우, 미토, 판티엣, 포로수용소가 있던 푸꾸옥섬을 둘러보면서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는 시간 여행기까지 곁들여 보았다.
특히 푸꾸옥 등에서는 70대 나그네가 20대 청년처럼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마력이 솟구쳐 저절로 회춘이 되었다. 그 탓에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씩씩하게 걸어도 피곤하지 않아서 나는 50여 년 전의 말단 수병으로 돌아가 꿈 많은 청년의 맹세와 기상을 되찾은 것 같았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