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쇼핑엔 이유가 있다. 하나같이 기막히게 그럴싸하다. 내가 나를 설득해야 지갑을 열고 카드를 긁을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이 지름의 당위성을 찾아다 들이미는 것이다. 꼭 필요한 생필품을 살 땐 이렇게까지 열심이지 않다. 없어도 사는 데 전혀 지장 없지만 그래도 갖고 싶은 것, 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줄 것에 최선을 다한다. 내 쇼핑에만 그럴 리 없다. 남의 쇼핑을 참견하고 구경하는 즐거움도 만만찮다. 그게 백화점 직원의 장바구니라면? 말 다 했지! 이 책엔 나보다 먼저, 나보다 많이 산 사람의 성공담과 실패담이 가득하다(저자에겐 미안하지만, 실패담이 더 재미있다). 친한 친구가 내 옆에 착 붙어 소곤거리는 것 같다. 저거 딱이네, 얼른 사. 저건 곧 세일 들어갈 것 같으니 기다려봐, 소곤소곤. 독자 여러분도 아마 나처럼 책을 읽는 사이사이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저자가 소개하는 물건을 검색하게 될 것이다.
- 신예희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저자)
‘쇼핑’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 책은 쇼핑의 희열이 생각보다 깊고 진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물건을 공들여 고르고, 그럴듯한 이유를 덧붙이고, 혼자만의 만족감에 뿌듯해하는 저자를 보면 그렇다. 이 희열은 외롭지도 않다. 선물받을 사람을 떠올리며 미소 짓고, 반려자와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그 물건에 너와 나, 우리의 추억이 깃든다. 이 희열은 성공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광고에 홀려 샀다가 호구가 되어도, 괜한 허세에 쓰지도 않을 물건을 사도 그때 그 선택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혼자여도, 함께여도, 그것이 실패라 할지라도 잘 사며 잘 살고 싶다는 희열 가득한 의욕이 이 책에서 샘솟는다.
- 박선영 (CBS PD, 『말하는 몸』 공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