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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낯선 섬에서의 아침
2. 물을 찾아서 3. 깐깐한 정수기를 만들다 4. 프로메테우스를 그리며 5. 이슬을 보며 깨우친 증류의 원리 6. 모래밭을 오아시스로 바꾸다 7. 허기와 갈증 속에서 떠오른 영감 8. 렌즈와 필름으로 불을 피우다 9. 다시 나타난 로빈슨 10. 무인도에서 되살린 아리스토텔레스의 지혜 11. 북극성! 여기는 북반구였구나 12. SOS! 구조신호를 보내라 13. 렛츠 고! 무인도 탐사 14.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서 15. 미아가 된 노빈손 16. 막대기로 풀어낸 퀴즈 동서남북 17. 내게 자석만 있었더라면 18. 기둥뿌리를 뽑다 19. 언덕 위의 무인도 빌라 20. 미로 속을 헤매는 물고기들 21. 나물 캐는 노빈손 22. 독버섯이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 23. 무인도의 덫 24. 갯벌, 노빈손의 보물창고 25. 문화생활을 위한 도구들 26. 고기와 가죽을 얻다 27. 훈제고기를 만들다 28. 우울한 시간들 29. 공포와 함께 찾아온 절망 30. 불씨를 꺼뜨리다 31. 무인도의 잠 못 이루는 밤 32. 아아! 눈이 안 보인다 33. 일어나라 빈손아 34. 다시 일어선 노빈손 35. 희망과 절망의 대차대조표 36. 신비의 약초, 알로에 37. 신비의 물약, 오줌 38. 어느덧 석 달이 지나고 39. 바다 위에 뜬 신기루 40. 수평선 너머에 분명히 뭔가 있다 41. 날씨 예측법을 배우다 42. 희망을 찾아 뗏목을 띄우다 |
그림이우일
--- 류혜숙 ruru100@yes24.com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는 “만약 당신이 무인도에 홀로 남게 된다면 살아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독자에게 던지며 주인공 노빈손이 무인도에 표류한 시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름 방학을 맞아 배낭 여행에 나선 대학생 노빈손은 비행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무인도에 홀로 갇히게 되지만, 갖가지 시행착오 속에서 과학적 상식을 이용해 어려움을 뚫고 결국 무사히 무인도를 탈출한다.
무인도라는 상황 설정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하나하나 배운다는 컨셉의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는 지난 2000년도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면서 학생들의 과학 독후감용 도서로 널리 읽히게 되었고, 재미있는 교양과학서라는 입소문을 통해 점차 알려지게 되었다. 실제로 이 책은 스토리 보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쉽게 배우는 과학교양서를 표방하는 많은 책 중 단연 돋보인다. 영국 작가 다니엘 디포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주인공을 패러디한 노빈손은 -물론 또 다른 의미는 `빈손이 아닌', no-빈손의 의미이다 - `도널드 닭'으로 잘 알려진 이우일의 그림으로 형상화된, 다소 유머스럽고 낙천적인 캐릭터이다. 그는 좌충우돌 실수도 많이 하지만 무인도에서 혼자 생존하려고 증류의 원리를 이용하여 식수도 만들어 먹고, 렌즈를 이용하여 불을 피울 만큼 똑똑한 청년이다.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별자리와 동식물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오랜 기간 조난 생활을 견디기 위한 음식물 저장 방법이나 식물을 이용한 지혈 같은 응급조치도 생각해 낼 줄 안다. 때로 엉뚱하고 익살스런 주인공 노빈손은 이것저것 궁리하며 혼자서도 잘 놀아, 가끔 꿈에 등장하는 로빈슨을 제외하면 아무도 등장하지 않는 이 책을 지루함 없이 이끌어 나간다. 이렇게 무인도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빈손이 끊임없이 사고하는 과정에서 정수 · 증기의 원리, 나침반의 유래, 동식물의 생태와 음식물 저장 원리, 구름의 변화를 통한 기상 예측 등 다양한 과학적 원리와 상식이 알기 쉽게 소개되는데 일부러 외우지 않아도 머리 속에 들어올 만큼 현실에서 호기심을 느낄 만한 정보를 다루었다. 이 책은 크게 3가지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먼저 중심이 되는 노빈슨의 탐험이야기 외에 양 옆으로 과학 상식만 따로 뽑아 놓은 Tip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페이지 군데군데 본문을 보충하려는 보충 설명이 정리되어 있는데 이우일의 개성 있는 그림과 더해 흥미를 배가시킨다. 저자는 앞부분의 일러두기에서 이 책을 두 번 이상 읽어 보기를 권유하는데 처음에는 본문을 물 흐르듯 따라 읽는 것만으로 재미가 있지만 반복하여 읽을 때는 책 속에 담긴 Tip 상식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그때그때 상황마다 스스로 주인공이 된 것처럼 상상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실제로 이 책은 초중학생 사이에서 유행할 만큼 인기를 끌며 반복 독서를 유발하고 있다고 한다.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의 성공은 노빈손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운 시리즈를 가능하게 했는데 노빈손이라는 캐릭터를 이용해 여름과 관련된 역사, 철학, 자연, 상식 등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 낸 『여름사냥』, 페루의 유적을 보러 가다가 아마존 정글에 추락하게 된 노빈손이 아마존을 무대로 환경파괴의 실상을 깨닫게 되는 『노빈슨의 아마존 어드벤처』, 집으로 향하는 길에 허리케인을 만나게 된 노빈손의 바다 속 탐험기 『노빈손의 버뮤다 어드벤처』 등 각개 독립적인 줄거리를 지닌 시리즈물이 계속하여 출간되고 있다. 애초에 “어느 날 내가 무인도에 떨어진다면..”이란 가정으로 성인들의 일탈 욕구를 자극해 보자는 생각에서 기획되었지만 오히려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게 된『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는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교육과 재미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기 드물게 잘 살려냈다. 같은 비행기 추락으로 로빈슨 신세가 된 톰 행크스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상품 브랜드 명만 배터지게 볼 수 있다면, 이 책에서는 같은 처지인 노빈손의 생존 기술 속에서 알찬 과학 상식을 만날 수 있다. |
'흐흐흐. 이제 잠시 후면 나는 렌즈가 렌지로 바뀌는 역사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불은 따닥따닥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노빈손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춤추는 불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살아 오면서 지금껏 얼마나 많은 불을 봐 왔던가. 담뱃불, 성냥불, 렌지불, 난로불, 모닥불, 그리고 불난 집의 불까지...... 하지만 불꽃의 색깔이 지금처럼 아름답게 느껴진건 생전 처음이었다.
--- p.32-33 |
아뿔싸, 배를 놓치다니 식사를 마친 노빈손은 일단 언덕 위에 신호용 불을 피웠다. 그리고 해변으로 내려가 돌맹이로 sos를 써놓았다. '필기체로 쓸까, 고딕체로 쓸까? 이래봬도 글씨 하나는 끝내주게 잘 썼던 난데..... 고딩 때 말숙이를 꼬신 것도 사실은 연애편지의 글씨 덕분이었거든. 걔는 어떻게 편지의 내용은 하나도 기억을 못하면서 글씨는 기억을 할까?' 다음 순간, 노빈손의 눈이 갑자기 등잔처럼 커졌다. 무심코 바라본 수평선에 뭔가 작은 점 하나가 어른거렸기 때문이다.
--- p.69 |
수분손실을 막기위한 '무인도 행동수칙'
1. 불필요하게 움직여서 땀을 흘리지 않는다. 땀 한 방울이 흐를 때마다 생존기간이 1분씩 줄어든다고 생각하라 2. 햇빛을 직접 받지 않는다. 무인도에서의 일광욕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3. 가능하면 적게 먹는다. 음식물 소화에는 많은 양의 수분이 필요하다 (무인도의 다이어트는 미용이 아니라 생존전략이다.) 4. 입을 다물고 코로 숨쉰다. 그래야 수분이 덜 빠져나간다 (밤에 입 벌리고 자는 사람은 생존기간이 그만큼 짧아진다. 미리 연습하라) 5. 기온이 높을 땐 땅바닥에 눕지 않는다. 바닥 온도가 기온보다 최고 15'C까지 높을 수도 있다. 6. 햇볕이나 바람에 피부를 노출시키지 말고 더워도 옷을 입고 지낸다. 수분 증발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7. 갈증이 나면 물을 아끼지 말고 해갈될 때까지 충분히 마신다. 그래야 최소한의 신체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8. 낮에는 그늘에서 쉬고 이동은 야간이나 새벽에 한다 (평소에 야행성인 사람이 유리하다) --- pp. 38 - 39 |
물론 그가 렌즈를 이용해서 빛을 반사시켰어도 뱃사람들이 그걸 발견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하지만 시도해서 실패하는 것과 시도조차 못해 본 것은 엄연히 다른 법.노빈손으로서는 충분히 가능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견딜 수 없이 괴롭고 후회스러웠던 것이다.
--- p.72 |
막대 그림자로 방위 찾기
이 방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막대를 세워놓으면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길이가 똑같은 그림자가 생긴다. 그림자의 길이가 같다는 것은 그 시점에서의 해의 위치가 궤도 상에서 정확히 반대편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두 개의 그림자의 끝을 선으로 연결하면 바로 그게 정동과 정서를 잇는 직선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가 동쪽이고 어디가 서쪽일까. 당연히 오전에 생긴 그림자의 끝이 서쪽이고 오후에 생긴 그림자의 끝이 동쪽이다. 그림자는 언제나 해의 반대편에 생기니까. --- p.60 |
노빈손은 일단 마른 풀과 나뭇가지를 잔뜩 긁어모았다. 그리고는 행여나 깨질세라 조심스럽게 렌즈를 카메라 몸통에서 분리해냈다. 먹지 대용으로는 환전해서 지갑에 넣어둔 외국지폐를 쓰기로 했다. 어차피 무인도에서 돈 쓸 일도 없는데 태워버린들 뭐가 아까우랴. 반짝! 렌즈가 햇빛에 빛날 때 노빈손의 눈도 따라서 빛났다. 그의 눈길이 머문 곳은 카메라 속이었다. 렌즈와 이별하고 나서 가슴이 뻥 뚫린 불쌍한 카메라. 거기엔 공항에서 새로 사 넣은 필름이 있었다.
'그렇지, 필름은 검은색이니까 돈보다 훨씬 잘 탈 거야. 외환위기 때문에 온 나라가 고생하고 있는 마당에 아무리 무인도라지만 외화를 태워버릴수야 없지.' 스스로의 애국심에 뭉클한 감동을 느끼며, 노빈손은 꺼내들었던 돈을 다시 지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렌즈와 필름을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뙤약볕 한가운데로 나섰다. --- p.32 |
그런데 무인도에서는 정말 무스탕을 만들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떡갈나무 껍질을 벗겨서 물에 담그면 가죽을 부드럽게 하느 무두질용 약품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물은 농도가 진할수록, 그리고 온도가 높을수록 더 효과가 있다. 열흘쯤 담가놓은 뒤에 헹궈서 가죽 안 쪽이 위로 향하게 놓고 응달에서 말리면 훌륭한 모피코트가 되는 것이다. 가죽으로 만든 요에 누우니 풀잎 위에 눕는 것보다 한결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노빈손은 앞으로 토끼나 다른 짐승이 잡힐 때마다 가죽을 모아두었다가 탈출할 때 반드시 갖고 가기로 했다. '무스탕뿐만 아니라 지갑이랑 벨트랑 신발까지 토털 가죽패션으로 차리고 다녀야지.'
--- p.116 |
'그래. 배는 늘 다니는 길로만 다니니까 언젠가는 다시 나타날 거야. 또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지. 이렇게 넋 놓고 앉아 있는 게 훨씬 더 멍청한 짓이야.' 노빈손은 천천히 모닥불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는 연기만 남은 모닥불을 후후 불어서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를 찾아냈다. 겉보기엔 꺼진 듯하면서도 속으로는 여전히 따고 있는 불씨가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었다.
--- p.72-73 |
거처를 옮긴 이후 노빈손의 생활은 눈에 띄게 안정되어 갔다. 물고기와 채소와 각종 해산물 덕분에 일단 식량걱정이 없어졌고, 오두막을 지은 뒤부터는 밤에 숙면을 취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어느 정도 마음의여유를 찾은 노빈손은 좀더 세련된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 틈틈이 각종 생활도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일 아쉬운 건 그릇이었다. 조개나 물고기만 잡아먹을 때는 그냥 불 위에 굽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식량의 양과 종류가 늘어나자 조리용 그릇이 없는게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게다가 식량을 저장해 두려면 소쿠리나 항아리도 어려개씩 만들어야 했다. --- pp. 106-107 |
(팁) 근육이완법은 1938년에 미국의 생리학자 제이콥슨이 개발한 것이다. 1993년에 켄터키대학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의하면 근육이완법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에 특히 뛰어난 효력을 발휘했으며 불면증, 고혈압, 요통, 편두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본문) 요령은 간단하다. 편안한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그리고 신체의 각 부위에 5초간 힘을 준 다음 다시 풀어주는 일을 3회씩 반복한다. 처음엔 주먹, 다음엔 팔, 그리고 발과 다리와 등과 몸통, 맨 마지막엔 얼굴과 머리, 긴장할 때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이완시킬 때는 충분히 내쉬어야 한다. 노빈손은 이 운동을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되풀이했다. 그리고 정신건강을 위해 틈나는 대로 즐거운 기억들을 떠 올리거나 유쾌한 상상을 했다. --- p.142 |
(팁) 근육이완법은 1938년에 미국의 생리학자 제이콥슨이 개발한 것이다. 1993년에 켄터키대학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의하면 근육이완법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 두통에 특히 뛰어난 효력을 발휘했으며 불면증, 고혈압, 요통, 편두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본문) 요령은 간단하다. 편안한 의자에 앉거나 누워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그리고 신체의 각 부위에 5초간 힘을 준 다음 다시 풀어주는 일을 3회씩 반복한다. 처음엔 주먹, 다음엔 팔, 그리고 발과 다리와 등과 몸통, 맨 마지막엔 얼굴과 머리, 긴장할 때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이완시킬 때는 충분히 내쉬어야 한다. 노빈손은 이 운동을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되풀이했다. 그리고 정신건강을 위해 틈나는 대로 즐거운 기억들을 떠 올리거나 유쾌한 상상을 했다. --- p.1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