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괴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이다. 고객만 확보되어 있다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현실세계든 메타버스[가상·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세상이든 문제될 것이 없다. 모바일을 장악한 카카오의 고민도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었다.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위한 팀을 꾸린 이유다. 무에서 유를 창출해야 하는 TF(태스크포스)가 만들어졌다. TF의 이름은 탐구생활.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생활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방향성은 확고했다. --- p.23
넷플릭스의 진화과정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전 세계 가입자 수는 2억 명을 넘어섰고, 그간 콘텐츠를 소비하던 케이블 채널을 해지하는 코드 커팅(유료방송 해지)은 급증하고 있다. 넷플릭스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독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2013년 첫 오리지널 시리즈로 [하우스 오브 카드]를 공개했다. 이후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 [킹덤] 등의 자체 제작물을 선보였다. 가입자들의 구독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대부분의 자체 콘텐츠는 시즌제로 구성했다. 2021년 하반기에도 [종이의 집] [버진 리버] [네버 헤브 아이 에버]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새로운 시즌을 방영한다. --- p.38
애플스토어는 가전제품 매장과 달리 매장 내에 제품에 대한 설명을 최소한으로 적었다. 대신 체험이 이뤄지도록 했다. 소비자들의 경험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구매의 지름길이라고 봤다. 길을 잃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호텔 서비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절대 제품을 사라고 권유하지 않는다. 단지 애플과 고객을 보다 가깝게 연결시켜주는 장치에 불과하다. 애플스토어의 교육매뉴얼에는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고객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기존 소매점의 틀을 깨고 플랫폼으로 진화한 애플스토어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Inside Apple]에 따르면 2011년 애플의 점포당 매출은 평균 4,300만 달러로, 1평방피트당 5,137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전자제품 전문 판매점인 베스트바이(평균 850달러)는 물론 보석 판매점 티파니(3,004달러)를 훌쩍 넘는 수치였다. --- p.66
“재산을 남긴다면 자선단체가 아니라 머스크에게 물려주겠다.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세상을 바꿀 끝없는 도전을 펼치고 있는 일론 머스크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실제 머스크는 16세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았다. 단순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그의 꿈이 아니었다. 하늘과 땅, 우주까지 모빌리티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때론 인류를 2031년까지 화성으로 옮기겠다는 황당한 얘기를 내뱉기도 했지만 그의 말이 허풍에 그치지는 않았다. ‘머스크가 하는 얘기가 처음엔 황당할지 몰라도 언젠가 결국 현실이 되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p.79
미키마우스를 보고 자란 사람들은 나이를 먹었지만 미키마우스는 늙지 않았다. 실제 미키마우스의 힘은 대단했다. 디즈니가 미키마우스로 벌어들이는 돈을 환산하면 연간 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키마우스법(Mickey Mouse Protection Act)으로 불리는 법이 개정되면서 1928년 탄생한 미키마우스는 95년 후인 2023년까지 저작권이 인정된다.] 미키마우스뿐만이 아니다. 1938년에 선보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시작으로 피노키오 등 연달아 동심을 훔칠 히트작을 선보인다. 하나의 콘텐츠를 TV 애니메에션, 영화, 테마파크, 캐릭터 등 다양한 수익원으로 확장시킨 전략은 디즈니 왕국을 일궈내는 힘이었다.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다. --- p.100
네이버웹툰은 2021년 3분기에 월 거래액 1천억 원을 돌파했다. 2021년 한 해 동안 웹툰 거래액 성장률은 전년 대비 50%에 육박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사업 초 담당하던 직원이 한 명에 불과하던 네이버웹툰은 콘텐츠를 미래먹거리로 보고 꾸준한 투자를 단행한 끝에 결국 세계 1위에 올라섰다. 글로벌에서 가장 많은 월간 이용자 수(MAU)를 보유한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지분 100%를 약 6억 달러(약 6,700억 원)에 인수하면서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를 합친 이용자는 전 세계 1억 6,600만 명에 달한다. 이해진 GIO는 왓패드 인수 발표 이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한정된 기술과 기획 인력을 국내와 해외 중 어디에 집중시킬지 판단했을 때, 외국으로 나가는 게 더 좋은 결정”이라며 “3~5년 뒤 제가 하자고 했던 해외 사업이 망하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글로벌로 뻗어나가고 있는 K-콘텐츠 열풍과 전선을 글로벌로 넓히고 있는 네이버의 행보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 p.130-131
카카오 사내에 만든 AI랩은 2019년 기업형 IT 플랫폼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AI랩은 인공지능, 챗봇기술 등을 개발해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모든 것에 AI를 더해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기치를 내건 기술 전문 기업이다. 개인과 기업, 기업과 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기술과 환경을 선보이는 게 목표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기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블록체인이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해, 가상화폐 클레이를 시장에 내놨다. 클레이를 탄생시킨 것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다. 가상자산 지갑 클립(KIip)을 통해 가상자산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그라운드X를 김범수의 ‘세 번째 창업’으로 칭하고 있다. 그만큼 김범수 의장이 블록체인을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다. 실제 싱가포르에 있는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를 확대 개편하기도 했다. --- p.153-154
국내에선 네이버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2억 명에 달한다. 아시아의 로블록스로 평가받은 이유다. 제페토 역시 로블록스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3D 아바타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네이버는 아이템 결제는 물론 광고, 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구찌, 나이키 등 브랜드와 협업해 아바타에게 입힐 의류를 구입하도록 만들었다. 발렌시아가는 2021년 F/W 컬렉션을 제페토 안에 있는 게임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제페토는 3,500만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확보하고 있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제페토의 놀라운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플랫폼 자체의 성장 가능성은 물론, 이와 연계된 각종 산업에서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 p.167-168
토스의 질주는 기존 은행들을 긴장시키기 시작했다. 미래 고객인 1020세대에게 토스가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이 컸다. 실제 KB경영연구소가 지난 2018년에 발표한 토스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1020세대 남성과 여성 모두 급융앱 가운데 토스를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엔 “은행권은 ‘금융의 첫 거래가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라는 생각으로 미래의 자산 고객확보의 징검다리로 1020세대를 유치해 왔지만, 토스의 마케팅으로 1020세대 유저 확보는 모바일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변화 주도할 수 있는 세대임을 확인했다”고 쓰여 있었다. 금융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달라졌다. 신뢰감을 주는 중년 배우를 광고 모델로 사용해오던 은행들이 아이돌을 모델로 채택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꾀한 것도 이 때문이다. --- p.174-175
당근마켓은 이미 국내에선 막강한 플랫폼이 되었다. 가입자 2,100만 명, 월간 이용자 1,600만 명, 하루 평균 사용 시간 20분, 1억 2천만 번의 연결 등의 숫자가 당근마켓이란 중고거래 플랫폼의 힘을 나타낸다. 최근 그 힘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2021년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앱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이용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회사에 갓 들어온 후배가 ‘아이팟’을 당근으로 팔려고 나가보니 70대 할아버지 구매자였다는 얘길 전한 것만 봐도 그렇다. 글로벌 데이터 조사기관 앱애니에 따르면, 가입자 1명당 월평균 64회 당근마켓에 들어와 2시간 2분 동안 머물렀다는 통계도 있다. --- p.181
‘선물처럼 찾아오는 최애의 메시지와 함께하는 설레는 일상’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실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팬덤 기반 플랫폼 디어유가 내세운 슬로건이다. 답장 하나 돌아오지 않던 팬레터를 손수 적어 우편으로 보내던 과거 팬덤 문화와 달리, 앱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아이돌과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대가 열렸다. 채팅 말풍선이 톡톡 터지는 거품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버블’이란 이름의 앱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소통할 수 있는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0년 3월 출시된 버블은 SM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 한다. [처음엔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에브리싱(노래방어플)’으로 설립되었다. 이후 우리은행의 ‘위비톡’, 상대방이 읽기 전에 메시지를 삭제하는 ‘돈톡’을 개발한 ‘브라이니클’과 흡수합병을 진행했다. --- p.197-198
전문가들은 야후가 몰락한 가장 큰 이유는 ‘검색=구글’과 ‘SNS=페이스북’과 같은 뚜렷한 색깔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세계 최대 포털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핵심축이 없는 상태에서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오다 보니 쌓아둔 모든 것이 무너져버렸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역시 “나는 야후가 콘텐츠 회사인지 테크놀로지 회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만 고르십시오. 저라면 어떤 방향을 선택할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전혀 다른 회사의 수장이었지만 야후의 단점을 정확히 짚어낸 발언이었다. --- p.219
쿠팡이 택한 전략은 ‘로켓배송’이었다. 이미 상품기획-매입-배송-A/S 등 쇼핑의 전 단계를 자체 시스템으로 책임지며 기존 유통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했던 쿠팡은 2시간 내 배송이란 승부수를 띄웠다. 자체 직원인 ‘쿠팡맨’을 통해서 ‘친절함’과 ‘재미’까지 더해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쿠팡에 10억 달러(약 1조 원)를 투자하면서 쿠팡은 날개를 달았다. 쿠팡은 투자를 받기 전년도인 2014년에 연간 1,215억 원의 적자를 낸 상태였다. 현재보다 쿠팡이 만들 미래 세상에 투자한 셈이다. 당시 쿠팡은 5조 5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쿠팡보다 한참 규모가 큰 ‘유통 공룡’ 이마트(6조 5천억 원), 롯데쇼핑(7조 5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빠르게 추격했다. --- p.242-243
네이버페이 거래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네이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다. 네이버페이 거래액은2 020년 26조 원이었으며, 2022년에는 56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네이버 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가 700조 원 규모의 신용카드 시장을 대체할 것이란 핑크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21년 소액후불결제 시스템을 시작했다.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주부나 대학생 등을 주타깃으로 삼았다. 최대 30만 원 한도에서 신용카드처럼 선구매 후 결제금을 나중에 한꺼번에 결제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BNPL 시장은 2021년부터 매년 22.4%씩 성장해 2028년이면 20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콘텐츠 부문 실적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2022년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p.270-271
편리함과 재미가 더해진 카카오뱅크 가입자는 1,700만 명(2021년 9월 기준)까지 늘었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8초에 한 명씩 새로운 고객이 증가한 셈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가입자 연령대도 높아졌다. 2021년 신규 가입자 중 4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50%로 나타났다. 카카오의 친숙함과 모바일에 최적화된 서비스는 이처럼 고객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시중은행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에 속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4050세대로 인터넷은행 고객 저변이 확대되고, 시중은행과 앱교차 사용이 일반화되는 등 토스뱅크의 출현은 인터넷은행 간 제살깎기 경쟁보다는 전반적인 은행업 경쟁강도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을 내놨다.
--- p.285